2006년 5월호

길상사

  • 글· 사진 이종승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 ‘이토록 행복한 하루’(예담)

    입력2006-05-17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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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상사
    길상사
    300여 평 되는 길상사 경내를 스님은 40여 분 조심스럽게 쓸었습니다. 설마 ‘줄을 그릴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 쌓인 길을 걸어본 적이 있으십니까? 그런 길은 함부로 가는 게 아닙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마음자리가 보이기 때문이지요.” 왜 비질, 아니 줄긋기를 하시느냐는 물음에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지런한 저 줄이 바로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인 것입니다.청소하는 스님을 찍으러 갔다가 더 깊은 겸손의 마음을 배우고 왔습니다. 꼭두새벽에도 한 번씩 일어나 길상사에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길상사

    입정(入定). 죽비를 잡은 스님의 손이 ‘나를 찾는’ 선(禪)과 닮아 있습니다.

    길상사

    영가(靈駕)를 위한 찻잔. 저와 스님이 다담(茶啖)하는 동안 작고하신 어머님의 영혼도 함께하셨을 겁니다.



    길상사

    연등의 옷. 연등이 모여 훌륭한 옷을 만들어냈습니다. 주지스님의 배려로 극락전 지붕 위에서 촬영했습니다.



    길상사

    사진을 찍고 나서 세차게 내린 비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알지 못했던 길상사의 이런저런 모습을 담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길상사

    “빨래를 이렇게 잘 너시는 걸 보니, 스님 공부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길상사

    신발장에 고무신이 오선지 위 음표인 양 놓여 있습니다. 일년 내내 보아온 고무신인데 어느 날 문득 봄이 온 듯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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