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호

봄에 낯선 산과 어우르다

  • 이성부 / 일러스트·박진영

    입력2006-05-02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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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낯선 산과 어우르다
    우리나라 어디든 낯선 곳에 가더라도눈 들어 바라보면 어디서 본 듯한 산들이 있어가슴 설레고 발걸음 항상 가볍습니다처음 본 산들은 낯선 사람처럼 마음을 닫다가도그 산에 들어가기만 하면몇 마디 주고받는 말에 임의로워져서곧 나와 한몸이 되어 어우르는 것을 알게 됩니다높은 데서 내려다보면 풍경이 모두 잠자듯널찍하게 그냥 엎드려 있는데걸어가다 보면 하나씩 깨어나서 나를 반깁니다괜스레 내 옷깃을 붙들기도 하고내 발길 건드리거나 멈추게도 하므로내 마음속 그리움마저 들킨 채 앗아가버립니다나는 내려갈수록 비우고 가벼워져서조만간 무엇으로든 가득 채워질 것을 압니다

    봄에 낯선 산과 어우르다
    李盛夫
    ● 1942년 광주 출생
    ● 경희대 국문과 졸업
    ● 196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저서 : 시집 ‘우리들의 양식’ ‘전야’ ‘야간산행’ ‘깨끗한 나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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