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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논술·⑩ 마지막회

‘천국의 아이들’

양극화 사회에서 피어난 진실과 순수의 감동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천국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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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할래. 채소가게에서 신발을 잃어버렸어.”

“정말이야?”

“엄마한텐 비밀로 해줘.”

“그럼 내일 학교엔 뭘 신고 가?”

알리의 집은 찢어지게 가난하다. 아버지는 막일을 하고, 어머니는 허리가 아파 꼼짝 못하고 누워 있다. 부모와 한방에서 책상도 없이 공부하는 알리와 자라는 공부하는 척하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대화하는 사이 잃어버린 신발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아버지에게 들킬까봐 말은 못하고, 공책에 글자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가며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아랍 문자의 필기 순서는 어떤 경우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다. 동생 자라가 공책에 글씨를 쓴다.



‘오빠… 나 어떡해? 구두가 그거 하나뿐인데 내일부터 학교에 뭘 신고 가?’

‘슬리퍼 신고 가면 안 돼?’

‘오빠가 잘못하고선 무슨 소리야? 아빠한테 다 이를 거야.’

‘그러면 너도 맞아. 집엔 돈이 없단 말이야.’

‘그럼 어쩌라고?’

‘이렇게 하자. 내 운동화를 같이 신자. 난 오후반이니까, 교대로 신으면 돼.’

동생 자라가 오빠 알리의 대답이 적힌 노트를 보면서 자신의 몽당연필을 만지작거리자 알리는 자기가 쓰고 있던 긴 연필을 건네며 “이거 가져” 하고 살짝 말한다. 자라는 긍정적인 화답의 표시로 연필을 집어든다.

자라가 등교한다. 오전반이다. 오빠의 다 떨어진 헐렁한 신발을 신었다.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구두를 신고 있다. 오후반인 알리가 학교에 등교할 시간이다. 슬리퍼를 신고 동네 어귀에서 신발을 바꿔 신기 위해 동생을 기다리고 있다. 등교시간 때문에 초조해하는 알리. 오전반 수업이 끝나자마자 자라는 숨 가쁘게 뛰어서 오빠가 기다리는 곳으로 온다. 급히 신발을 바꿔 신고 학교로 뛰어가는 알리. 하지만 지각이다. 매를 들고 선 훈육선생님의 눈을 피해 가까스로 교실로 들어간다.

수업을 마친 알리는 수돗가에서 물로 허기를 채운다. 수돗가에서 그릇을 씻고 있던 자라는 오빠 알리와 함께 냄새나는 운동화 한 짝씩을 비눗물에 묻혀 정성스레 빨면서 손 위에 비눗방울을 만들어 불어본다.

“자라에게 구두를 사줘요”

오전반인 자라가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감독하는 선생님에게 연신 “몇 시예요?”라고 물어보는 자라는 시험문제를 빨리 풀고 나서 오빠를 위해 달음질친다. 개천을 따라 뛰다가 헐렁한 신 한 짝이 벗겨져 개천에 빠져 둥둥 떠서 흘러간다. 운동화를 따라 뛰어가는 자라. 급한 물살을 따를 수가 없다. 마음을 졸이게 하는 장면이다. 따라가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자라. 개천을 청소하던 아저씨가 삽으로 신 한 짝을 건져준다.

알리를 만난 자라는 울먹이며 물에 젖은 운동화를 벗어준다. 알리가 학교로 힘껏 뛰어가지만 또 지각이다. 훈육선생님께 주의를 듣고 교실로 들어가자 담임선생님이 지난번 시험 성적을 발표한다. 만점을 받은 알리. 수업을 마친 알리는 동생 자라에게 뛰어가서 가방을 열고 뭔가를 꺼낸다. 금색 볼펜이다.

“선생님이 상으로 주셨어. 너 가져. 선물이야. 받아.”

“정말 주는 거지? 아빠한테 안 일렀어.”

오전반 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조회를 하고 있다. 이번 주는 시험 기간이다. 줄을 서서 주의사항을 듣고 있던 자라는 우연히 건너편 다른 반 여학생이 자신의 잃어버린 꽃구두를 신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1교시 시험을 마치고 쉬는 시간에 그 여학생을 찾는다. 뒤를 따라가 보니 남루한 집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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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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