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호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 글·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 동아일보 자료사진

    입력2006-11-07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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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최고의 영광, 최악의 부담. 10월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사무총장 단독후보로 지명된 반기문(潘基文·62) 외교통상부 장관의 얼굴은 어두웠다.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웃지 못했다. 연설 후반부를 이날 터진 북한 핵실험 문제에 할애한 그의 표정에서는, 꿈을 이뤘으되 기뻐할 수 없는 엄혹한 무게감이 배어 나왔다.

    국제여론 역시 이 ‘절묘한 타이밍’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튿날 ‘파이낸셜타임스’는 “그의 사무총장 재임 ‘성적’은 주로 북핵 문제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하고 “그만큼 이 위기상황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식견을 갖춘 이도 드물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BBC 인터넷판도 그의 지명 소식을 전하며 ‘새 유엔 사무총장에겐 밀월기가 없다’는 제목을 달았다.

    반 장관은 1980년 외무부 국제연합과장, 1992년에는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따라 구성된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1차 북핵위기 무렵에는 북미 간의 밀고 당기기가 한창이던 워싱턴에서 주미대사관 공사로 일했다. 2001년에는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 겸 주(駐) 유엔대표부대사로, 2차 북핵위기가 불거진 이후에는 청와대 외교보좌관과 외교부 장관으로 최전선에서 뛰었다. 유엔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방안이 최고의 이슈로 떠오른 현재 상황에 최적의 사무총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는 5년이지만 통상 연임해 10년을 재직한다. 그의 임기가 마무리될 2016년, 한반도는 과연 어떤 상황에 놓일까. ‘누구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그의 중재능력과 ‘제1의 국제정치가’라는 유엔 사무총장의 위상이 위기의 동북아를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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