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호

다윗왕의 교훈-천하의 ‘영계’도 세월은 잡지 못한다!

  • M&L 세우미(世優美) 클리닉 원장 / 일러스트·김영민

    입력2007-08-07 18: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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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윗왕의 교훈-천하의 ‘영계’도 세월은 잡지 못한다!
    ‘다윗왕이 나이 많아 아무리 이불을 덮어도 몸이 덥지 않게 되었다. 신하들이 그에게 아뢰었다. “나이 어린 처녀 하나를 구해 임금님의 시중을 들고 모시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임금님께서 처녀를 품에 안고 주무시면 옥체가 훈훈해질 것입니다.” 신하들은 허락을 받고 아리따운 처녀를 찾아 이스라엘 전국을 누볐다. 그들은 수넴 지방에서 아비삭이라는 처녀를 구해 왕에게 데려왔다. 그 처녀는 매우 아리따웠다. 그가 왕을 모시고 시중을 들게 되었지만 왕은 그와 몸을 섞지 않았다.’ (열왕기상 1:1~4)

    별나게도 매듭 많고 마디 굵은 다윗의 삶줄에 뭉뚱한 종지부가 찍히는 순간. 이때가 다윗의 나이 일흔이었다. 영욕과 함께 거의 타들어간 무상한 생명의 불씨를 다시 지피기 위해 안간힘을 쥐어짜던 고위 측근들이 다윗에게 동녀(童女)와의 ‘선택 방어전’을 권유했다. 늙은 다윗의 응전(應戰) 의사를 확인한 측근들은 이스라엘 전국에 채홍사(採紅使)를 풀어 수넴 지방의 아비삭이라는 처녀를 미스 이스라엘로 뽑아 다윗의 섹스 파트너로 진상했다. 시쳇말로 병들고 늙어 시름시름한 최고 권력자에게 막내 손녀딸만한 ‘보신용 영계’를 상납한 꼴이었다.

    자고로 영계가 영화로운 노장(老壯)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출중한 진수(珍羞) 노릇을 해왔음은 확연한 사실이다. 나이 어린 숫처녀와 살을 섞게 되면 그녀가 지닌 정기가 나이든 남자의 몸에 전도되어 회춘과 재활의 동인(動因)이 된다는 가설은 지금도 그 힘을 발휘한다. 이후 이 가설은 아비삭의 출신지, 수넴 지방의 이름을 빌려 ‘수네미티즘’이라고 불렸는데 중국의 성전(性典), ‘소녀경’에 나오는 소음동침(少陰同寢)과 동의어다. 소음동침이란 14세 이전의 소녀와 동침하면 그녀의 정기를 흡인해 늙은 육신이 새로워진다는 회춘법을 이른다.

    수네미티즘, 즉 소음동침과 남성의 환정(還精), 혹은 보양(補陽)과의 상관관계는 방중술에 관한 고전에 자주 등장한다. 명조(明朝)의 이시진(李時珍)은 그의 저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소녀(영계)의 기해(氣海·배꼽 주변)에는 정기(精氣)가 서려 있어 그 소녀와 살갗을 대고 비비는 남성은 그 정기를 받아 꿈틀거리는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적고 있으며 그리스의 의사 갈렌(Galen)은 ‘쇠퇴하는 정력은 혈기왕성한 청년들의 온기를 받을 때 회복될 수 있다’고 했다.

    열왕기에서 다윗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소음동침을 권유한 측근 인사들이 다윗의 건강을 돌보던 의사들이었다는 주장도 있다(Josephus). 그러나 이와 같은 영계의 양생(養生) 효과에 관한 줄기찬 전문(傳聞)에도 불구,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증적 인물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거나 실험적 근거가 제시된 적이 없다. 금력의 그물로 온갖 영계를 포획해 그 보송보송한 속살을 마구 비벼대던 당대의 갑부들도 어느 한 사람, 일어서는 양기를 지닌 채 천수를 넘겨 살았다는 풍문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영계에 대한 수요는 지금도 여전한 것 같다. 특히 장년과 노년의 영계에 대한 취식욕구는 유사 본능이라고 할 만큼 끈질기고 집요하다. 다만 그 열정이 은폐되어 잠행하고 있을 뿐. 금력이나 권력의 허우대를 지닌 거물들이 은밀하게 축조한 영계와의 처소들을 우리는 익히 들어왔다. 막내딸, 혹은 손녀뻘인 영약한 영계들과 척박한 노욕(老慾)이 어우러진 그 불안한 공생. 하지만 그 어느 영계도 얼빠진 노구의 정욕에 불을 지피진 못했다.

    영계의 보신효과는 기질적인 현상이 아니라 다분히 심리적인 현상이다. 젊은 여인들만이 조성할 수 있는 특유의 풋풋한 분위기에 동참함으로써, 노쇠해 아둔해진 육신으로부터 정신이 일시적으로 이탈하는 것일 뿐이다.

    실제로 정신적 회춘을 도모하기 위한 방법에 소녀 회춘법(gerocomia)과 댄디즘(dandysm)이 있다. 젊은 여인과 어울리면서 정신적 신선함을 얻고 외모와 복장을 젊게 치장해 멋을 부리는 습관(댄디즘)을 기르는 등 정신적 노화를 줄이자는 것이다. 이는 마음을 젊게 갖는 정신적 녹화 운동으로 늘 푸른 육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유래했다.

    흔히 남성의 성력이 건강의 척도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건강한 섹스는 건강한 심신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생(長生)은 파괴력을 지닌 남성 성 능력과 평행을 유지한다. 미식을 즐기는 남성은 각각의 음식이 지니는 색다른 묘미를 감지할 수 있듯, 성 도락을 구사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 음식조절 등을 통한 자기관리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규칙적인 성생활을 영위하는 것만이 정년 없는 ‘성’을 보장한다. 하이테크(high-tech) 섹스, 하이파이(hi-fi) 섹스, 그것은 영계의 영양소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추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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