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베이스 솔로 음반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손가락으로 뜯지 않고 활로 연주하는 솔로 콘트라베이스 음반은 무척이나 반갑다. 이호교는 대전시향 최연소 수석단원을 거쳐 현재 MPO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 중이며, 콘트라베이스 독주를 위한 악보를 수년간에 걸쳐 직접 편곡하는 등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 열정적인 음악인이다.
‘나의 사랑하는 클래식’에 수록된 곡들은 우리와 친숙한 클래식 명곡들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오직 고독한 마음뿐(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바흐의 ‘아리오소’, 드보르자크의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포레의 ‘꿈을 꾸고 난 후’ 등 17곡을 통해 연주자는 베이스와 첼로의 음역을 넘나드는 놀라운 테크닉과 열정을 보여준다.
피아노 반주는 의욕적인 기획연주로 많은 팬을 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김대진 교수가 맡았다. 두 거장의 열정을 통해 따사로운 어머니의 두 팔에 안길 때와 같은 포근함을 맛본다.
이호교는 한 인터뷰에서 “가장 평범하고 가장 보통사람처럼 느껴지는 연주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음반 ‘나의 사랑하는 클래식’에서만은 그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콘트라베이스의 깊이감과 중후한 향내,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리로 정제된 거장의 숨결을 이렇듯 조용한 감동으로 전해주고 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