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업체들은 비상 분위기다. 노키아, 삼성전자 등 세계 4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유니버설뮤직, 소니BMG 등 세계 4대 음반업체가 아이폰에 맞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휴대전화 음악서비스 ‘뮤직 스테이션’을 공동 서비스하기로 한 것.
아이폰은 휴대전화의 디자인 흐름에도 브레이크를 걸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휴대전화의 숫자와 문자 입력 방식은 키패드가 대세였다. 그러나 아이폰은 휴대전화 인터페이스도 ‘터치스크린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소비자는 열광하고 있다. 전화통화, 인터넷 검색, e메일 전송, 사진 및 동영상 감상까지 단 한 번의 ‘터치’로 가능하다. 사진을 확대하고 싶으면 손가락 두 개를 벌리면서 스크린을 만지면 된다. 가속도 센서 덕분에 단말기를 옆으로 돌려도 바른 화면(디스플레이)으로 자동 전환된다.
IT 부품 제조업체마저 아이폰에 목을 매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이폰에 CPU와 메모리반도체(낸드플래시)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맥을 못 추던 주가가 반등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삼성전기는 콘덴서와 전동모터를 각각 공급했다. 아이폰의 카메라모듈(라간 프리시전), PCB(유니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모두 대만산이다. 아이폰을 실제 제조(OEM 생산)한 혼하이정밀도 대만업체다.
이동통신사업자와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권력 관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이폰은 태풍의 눈이다. 그동안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SKT, 버라이즌 등 이통사의 눈치 보기에 바빴다. 이통사의 선택에 따라 판매량이 좌우됐기 때문. 그러나 애플은 국가별로 단 한 곳의 이동통신사만을 파트너로 선정했다. 아이폰의 기능과 서비스도 이동통신사들이 관여할 수 없도록 했다. ‘갑’과 ‘을’의 관계를 뒤엎은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설립자면서도 특유의 독선 탓에 주주들에 의해 축출됐던 인물이다. 1997년 그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세계 1위 PC업체로 성장해가던 델컴퓨터 CEO 마이클 델은 애플 주주들을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단순한 디자인에 대한 특유의 집념과 한발 앞선 승부사 기질로 아이팟을 대성공시켰다. 그가 ‘아이폰 신화’까지 쓸 수 있을지 전세계 IT업계는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