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호

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사람경영으로 돌아가라! 제너럴리스트를 응원하라!”

  • 조명암 한국응원경영연구소장 macho613@paran.com

    입력2007-08-08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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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직장인들이 흔들리고 있다. 직장인의 60%가 이직을 희망하며, 젊은 직장인 30%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인재가 없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기업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은 ‘신동아’ 2007년 4월호에 실린 ‘꽁트로 엿본 한국 대기업 부장學’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한 한국응원경영연구소 조명암 소장의 해법이다.
    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이번 인사이동 소식 들었어?”

    “김 부장이 이사 승진에서 또 미끄러졌다며? 이제 퇴출만 남았나? 기분 참 그렇다. 그래도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분인데.”

    “그러게 말이야. 결국 그게 미래의 우리들 자화상 아니겠어?”

    “젊은 날 몸 바쳐 마음 바쳐 열심히 일해봤자 결국 그런 신세라니 허무하군.”

    “나도 이 참에 공무원 시험이나 준비할까 봐. 그래도 거기가 철통 밥그릇이라잖아.”



    요즘 웬만한 직장치고 이런 대화가 한 번쯤 오가지 않는 곳이 없다.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하는 말도 낯설지 않다. 샐러던트(saladent)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공부하는 직장인이 많아졌는데, 그들 대부분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직무능력 향상이 아닌, 전직(轉職)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회사의 중심인 ‘부장’의 역할과 지위를 축소하고 무시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공감하면서도 서로 눈치만 보면서 방치했다. 이제는 누군가 나서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부장이 흔들리니까…

    필자는 1960년대부터 2001년까지 4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다. 은행 지점장을 거쳐 본사 부장과 상무, 계열사 사장을 지내면서 이 문제를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지켜보고 경험했다. 또 퇴직 후 5년 동안 이 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했으며 현직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직장인과 대화하면서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다. 어느 책이나 이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체험을 통해 터득한 사실을 지금 현직의 후배에게 들려주려는 것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기업 문화와 조직 운영에서 사람(구성원)을 중심에 뒀다. 경영기법과 시스템은 구성원에 맞췄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개인주의가 시대적 대세로 떠오르면서 세계화니 글로벌 스탠더드니 하면서 지금까지의 구성원 중심 경영은 낡은 방식으로 폄하됐다. 경영이 추구하는 근본 목표보다는 기법과 시스템에만 매달리고 있다.

    지난 시절 한국 경제의 압축성장을 이끌고 국가 경쟁력 향상의 구심점이었던 것이 우리 기업들의 사람 중심 경영이었다. 말단 사원부터 단위 조직의 수장인 부장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똘똘 뭉치면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무서운 힘을 발휘했다. 이것이 예로부터 한국을 지켜온, 공동체주의에 바탕을 둔 팀워크의 힘이자, 넥타이 부대의 힘이다.

    그런데 그 조직의 힘이 지금 선진화와 전문화라는 미명 아래 만신창이가 됐다. 그리고 그 원인 중에 ‘부장 흔들기’가 한 몫을 하고 있다. 부장의 위치가 흔들리고 조직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조직 구성원의 꿈과 목표의 상실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입사 후 말단 사원에서 대리, 과장, 차장을 거쳐 단위 조직의 수장인 부장으로 올라가는 것이 직장인의 공통된 꿈이자 목표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서 역할 모델이 돼야 할 부장들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사 승진에서 탈락되면 퇴출’이라는 공식 앞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직장인의 꿈은 산산이 부서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앞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며 더 나아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날개를 달아주길…

    한때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의 경영 방식을 배우자는 열풍이 구미 각국에서 일어난 적이 있다. 도요타는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으로 눈부신 성공을 이룩한 기업으로 서구 경영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면서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앞 다투어 ‘도요타 방식’을 그들의 기업에 도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그들은 도요타의 기법과 시스템만 그대로 들여왔지 도요타의 생산경쟁력의 핵심인 ‘사람 중심 경영’은 간과했다.

    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한국 기업에서 부장은 분야별 전문가라기보다 전체를 파악하는 사장에 가깝다.

    이와 같은 현상이 한국에서도 일어났다. 한국식 경영의 핵심은 도요타와 같은 사람 중심 경영이다. 그 핵심을 무시하고 서구의 기법과 시스템만 도입했으니 결과적으로 ‘흔들리는 직장인’이 양산될 수밖에 없었다(이와 관련, 삼성그룹 창립자인 이병철 회장의 경영관을 담은 ‘기업은 사람이다’를 참고).

    여기서 잠깐, 한국 조직에서 부장의 지위에 올라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살펴보자.

    쭛쭛물산 전략기획팀의 김 아무개 부장. 그는 회사에 들어와 온갖 풍상을 참고 견디며 피땀 흘려 비로소 부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나이는 인생의 황금기인 40대 후반. 그의 머리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순환보직을 거치며 획득한 업무지식과 경영에 대한 노하우가 비축돼 있다. 불타는 열정과 의욕으로 직장생활의 진수를 느끼고 있다.

    또한 지금 이 위치를 임원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주저앉을 것인지 가르는 승부처로 인식하고 있다. 도전하고 싶은 열정이 불타고 있으며, 경영진이 그의 가슴에 불을 붙이고 날개를 달아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팀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업무를 파악한다. 모든 업무가 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팀원들에게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다. 그는 그의 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실무의 최종 책임자이고 상담자이며 협력자이자 지원자다.

    팀원에 대한 파악은 완벽에 가깝다. 팀원들이 자기계발서 한 권 읽는 것보다 김 부장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는 팀원들 미래의 자화상이자 성공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경제적 책임을 다하고, 아버지로서 위엄을 지키며 자녀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미래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도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미국인은 알 수 없는 GM

    이처럼 부장이라는 직위는 한국에서 인정된 자리다. 한 기업의 부장이나 지점장이라고 하면 누구나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직장에서 일한 경력은 얼마나 됐으며 사회적으로 어떤 지위를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한마디로 공인된 자리다. 그런데 지금 바로 그 부장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왜 ‘부장 흔들기’ 현상이 생겨났을까. 우선 1997년 외환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가보자. 당시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너도 나도 기업의 체질개선을 이야기했고, 외국에서 들어온 소위 선진 경영기법과 전략으로 무장했다는 전문가들이 우리 기업과 단위 조직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칼날에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바로 지점장, 부장, 팀장이라 불리던 단위 조직의 장들이었다. 이 직책을 과거에 영문으로 번역하자니 가장 적당한 것이 ‘General Manager(GM)’였다.

    그런데 이 용어가 미국인에게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GM이란 미국 회사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직책이고 지위였기 때문이다. 미국식 기법에 매달린 CEO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침 부장(GM)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연령이 40~50대였고 인건비가 가장 많이 들어갔다. 게다가 숫자도 많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안성맞춤이었다. 부하 직원들의 처지에서는 부장 한 명이 퇴출되면 그만큼 자기가 차지할 자리가 생기니 반대하지 않았고, 노동조합에서도 쉽게 동의해 주었다.

    그 결과 단기적인 경비축소로 주가가 상승했고, 이것이 스톡옵션에 영향을 주어 CEO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언제나 퇴출 1순위로 낙인찍히는 부장들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내몰린 당사자는 억울하지만 세상이 변하니 할 수 없다고 체념하고 말았다.

    영어식 개념으로 이해할 수 없으니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로 일어난 일대 희극이자 비극이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과일인 배와 서양의 배는 그 모양과 맛이 전혀 다르다. 그런데 영어로는 똑같이 ‘pear’다. 그러니 한국의 배를 두고 ‘pear’라고 하면 미국 사람들 머릿속에는 본래의 한국 배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처럼 실물이 존재하는 것도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미지의 굴곡이 일어나는데, 하물며 ‘General Manager’라는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개념에 있어서랴. 한국 현실 속 부장의 실체와 미국 사람들 머릿속에 그려진 GM의 이미지 사이에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로 여기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그들은 원인을 분석하면서 한국 경제개발의 동력이 됐던 한국인의 힘과 장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종합하고 통합하는 힘에 중심을 두고 이룩한 전통적인 한국 조직문화와 조직운영 방식이 마치 외환위기를 불러온 이유인 양 속단했다.

    그들은 서구의 개인주의, 성과주의, 단기 업적주의에 바탕을 둔 전문가(Specialist)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 청와대까지 찾아가 선진기법을 전수하겠다고 다짐한 외국계 경영진은 한국의 조직문화에서 꼭 필요한 GM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BM(Branch Manager)으로 바꾸어 그 역할과 기능을 과거 GM과 다른 시스템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그러한 기류가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과 사회의 트렌드로 이어졌다.

    통합의 능력으로

    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는 사람 중심의 경영으로 높은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새로운 기법과 전략, 그리고 구조조정 중심의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해 미국에서조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짐 콜린스가 저서 ‘Good to Great’에서 검증한 것처럼 단기 업적 중심의 처방은 기업의 장기적인 존속에 독(毒)이 될 수밖에 없다. 유행만 좇으면서 근본 목표에 중점을 두지 않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올 것이다.

    기법과 전략도 구성원이 공감하는 바탕 위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구성원의 꿈과 목표를 무시한 채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미명 아래 전문화만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마디로 경영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이들의 능력, 나아가 잠재능력까지 기업에 투입하는 ‘사람 중심의 경영’이 해답이다. 미국식 기법과 전략 그 자체가 해답은 아니라는 말이다.

    바로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한국 기업의 ‘부장(GM)’이며, 이것이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경영을 무기로 삼는 부장(GM)이 다시 살아나야 하는 이유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GM의 역할을 BM의 역할 정도로 축소하는 것은 100%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20%만 쓰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장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지난 반세기 경제 성장을 주도한 한국 기업 조직에서 제대로 기능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조직 문화와 조직 운영 방식의 기둥이요 중심이었다. 그래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직책이었고, 누구나 부장(GM) 하면 그 기능과 역할을 인정하는 위상을 획득한 것이다.

    미국식 개인주의를 바탕에 둔 전문가 시스템으로 가는 최근의 흐름을 무조건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조직 운영에는 스페셜리스트도 필요하지만, 과거 우리가 이룩한 조직 문화와 운영 방식에서 장점을 취하고 그 중심이던 제너럴리스트를 그냥 버리지 말고 살려 쓰자는 것이다. 그들의 경험과 열정을 기업에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기회를 주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한국이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주장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CEO나 기업의 지배권을 가진 주주의 결심이 필요하다. 그들은 먼저 한국 직장인의 진짜 능력을 보아야 한다. 한국의 직장인은 정말 놀라울 만큼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 잠재능력 또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한국 조직의 구성원을 바로 평가해야 한다. 지금 ‘한국을 버리라’느니 ‘맞아 죽을 각오로 충고한다’느니 하면서 한국인을 비하하는 주류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한국인이 이룩한 업적은 이미 전세계에서 입증되고 있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기필코 성공을 일구어내는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을 보면 우리 한국인이 갖고 있는 힘과 능력을 알 수 있다.

    하물며 조직의 구성원들에 있어서랴. 그들은 치열한 취업전쟁에서 살아남은 실력자들이다. 그들의 힘과 능력을 인정하고 믿는다면 다음 사항을 실천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서까래? 대들보!

    첫째, CEO는 부장을 단위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자 또는 소사장으로 예우하고 역할을 맡겨 마음껏 일하게 해야 한다. 단순한 단위 조직의 관리자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이 가진 능력 100%를 활용해야지, 단순 관리자로 만들어 가진 능력의 20%만 쓰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대들보이지 서까래가 아니다.

    둘째, CEO는 부장이라는 자리가 직장생활의 꽃이며 인생의 승부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음껏 일하려는 그들의 가슴과 열정에 기름을 붓고 날개를 달아주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셋째, 그 결과로 성취한 업적에 대해서는 올바른 평가를 실시해 인사에 적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확실한 게임의 룰이 작동하게 해야 한다.

    넷째, 과거 한국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올바르게 분석하고 투명하게 반영해야 한다. 특히 조직 문화의 구조적 환경과 관례의 틀에서 사내 정치(줄서기), 사외 정치(인사 개입)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

    다섯째, CEO는 구성원들이 자기 앞에서 하는 말이 다 본심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구성원은 자리와 권위 앞에선 본심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CEO의 눈치를 살피고 의중을 헤아리며 행여나 괘씸죄에 걸리지 않을까 싶어서 본심을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그 자리에 앉으면 허상과 교만에 빠지기 쉽다.

    “우린 다 알아요”

    그러나 한국의 부장은 CEO에게 본심을 말하지는 않아도 다 계산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그들은 CEO가 장기 비전과 조직의 장래, 그리고 구성원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고 경영하는지, 아니면 자기 실속만 챙기며 단기 업적주의에 빠져 있는지 다 알고 있다. 다만 말하지 않을 따름이다.

    조직이 성장 발전하고 ‘이렇게 하면 바로 가는구나’하고 공감할 수 있으며, 올바른 업적주의로 가고 있다면 부장은 알아서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잠재능력까지, 그것이 모자라면 구성원의 있는 힘을 총동원해 좋은 결과를 이루어낼 사람들이다. 이것만큼은 신뢰해도 좋다.

    CEO가 한국 조직과 그 중심에 있는 부장을 이해하고 이끌어가면, 부장은 존경과 경의로써 그 CEO를 진정한 한국 CEO의 성공모델로 인정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제안하는 이른바 ‘한국형 GM경영’이다.

    마지막으로 한국형 GM경영의 가능성을 열어갈 부장(GM) 자신의 처신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지금 현직에 있는 많은 부장은 제너럴리스트로서 충분한 힘과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대세가 개인주의 전문가 시대이다 보니 GM을 바로 인정하지 않아서 많이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자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뒤따르는 구성원의 미래 자화상이 바로 자신임을 자각하고 현실조직에서 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해 그 결과물을 보여주어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 업무지식, 경영 노하우를 교과서로 삼고 단위조직을 제대로 경영해야 할, 또 마땅히 보여줘야 할 책임과 의무를 등에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스스로의 힘과 능력이 부족하다면 구성원의 힘을 빌려야 한다. 구성원의 힘을 인정하고 신뢰하면 GM경영의 답이 나온다.

    필자는 이를 응원경영이라고 명명한다.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도 격려하고 응원을 받을 때 더욱 좋은 성과를 올리듯이 회사 단위 조직의 구성원들을 응원해 그들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하자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희망은 어디서 오는가

    필자는 과거 은행 지점장 시절에 이러한 응원경영을 단위조직(지점) 경영에 도입해 성공한 경험이 있다. 당시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능력을 신뢰하고 격려하는 경영으로 한 번 하기도 힘든 영업점 종합평가에서 8회 연속 수상(최다 수상 및 최다 연속 수상 기록)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신동아 ‘대기업 부장學’ 기사에 답한다
    조명암

    1941년 경북 고령 출생

    고려대 경영대학 졸업, 동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시티뱅크 뉴욕지점 근무, 제일은행 무역센터지점장·상무이사, 일은시스템 대표이사

    제일은행 영업점 종합업적평가 8회 수상(최다 수상 및 최다 연속 수상)

    現 한국응원경영연구소장


    그렇게 몸소 증명해왔기에 이 부분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현실에선 질책과 막말이 난무하지만 이것만은 잊지 말기를 바란다. 기업은 사람이다. 경영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우리가 이루고 가꾸어 가야 할 것도 사람이다.

    그리고 한국인이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밀고 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직장인이 마음을 잡고 꿈과 희망은 물론 미래에 투자하고 몰입할 수 있다.

    그러면서 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한국도 국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 당신, 바로 부장(GM)이 있음을 명심하자. 이 땅의 부장들이여, 다시 한번 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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