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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동교동계’ 꿈꾸는 친노(親盧)세력 속사정

盧 이후 ‘노무현이즘’ 전파 위해 커밍아웃 “비빌 언덕 없다”… 통합 과정에 몰락 가능성

  •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제2의 동교동계’ 꿈꾸는 친노(親盧)세력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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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 대통령에게 ‘20%대의 고정 지지층’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범여권 내 정치인 중 노 대통령만큼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인사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 혹은 대선 이후의 범여권 지형에서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양대 대주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범여권 통합 논의에서 일정 역할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친노 진영은 대선보다 내년 총선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퇴임한 뒤 총선에 출마하는 등 직접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더라도 자신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정치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내다봤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마을로 돌아가더라도 그의 성격상 정치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60대 초반으로 한창 활동할 수 있는 나이다. 노 대통령을 도와 참여정부를 꾸린 386 측근들도 40대 중반에 접어드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정치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드가 맞는 그들끼리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려 할 것이다. 노 대통령과 측근들은 그 발판을 18대 총선에서 마련하려 할 것이다.”

한나라당 핵심 인사도 “지금 노 대통령이 앞장서서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을 만들기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내가 아직 죽지 않았다’ ‘레임덕은 없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는 것도 노무현 세력을 결집하려는 목적”이라고 봤다.

이와 관련,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친노 그룹 및 통합민주당의 박상천 대표 그룹은 이미 대통령선거는 어려워졌으니 총선에서라도 살아남자는 생각이 가득하다. 겉으로는 대선을 얘기하지만 실제론 이미 한나라당에 권력을 넘겨줘도 좋다고 생각하는 세력”이라고 피력한 바 있다.



“친노의 미래? 극히 어둡다”

물론 노 대통령측은 “친노세력을 묶어서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고 주장한다. 청와대 윤승용 홍보수석은 최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친노세력’을 묶어서 앞으로도 정치할 거라는 억측 때문에 친노-반노 싸움의 보도가 있다. 대통령의 진심과 호소를 정략적 틀로 재단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범여권에서 친노 그룹은 이미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간주된다. 청와대와는 달리 정치권에 있는 친노 인사들도 그런 현실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평론가인 황태순씨는 “친노세력의 미래는 극히 어둡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친노세력은 지역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좁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노 대통령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 않은가. 이번 대선에서 범여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커다란 영향권 안에서 후보를 뽑아 대선을 치를 것이다. 이 경우 대통합을 ‘지역주의로의 회귀’라며 대립각을 세워온 노 대통령의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념적인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우리 사회의 진보 진영은 노 대통령의 정책노선에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미FTA 체결이 결정적인 분수령이었다. 그와 같은 흐름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진다고 볼 때 친노세력은 ‘비빌 언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의 공과(功過)를 따지는 데 있어 이른바 ‘386’으로 상징되는 친노 운동권 세력들의 성급함, 미숙함, 독선적 태도에서 원죄를 찾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형성돼 있어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여권 인사는 “노무현계의 끈끈한 결속력을 감안할 때 세력의 크기는 작더라도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독특한 정치집단을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 스스로 지역주의 타파를 외쳐온 만큼 지역적 기반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긍정론자들의 생각이다. 참여정부의 성과와 노선을 중심으로 뭉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FTA 역시 친노세력이 사안별로 신축성을 보이는 ‘유연한 진보’ ‘열린 진보’를 지향해왔기에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특히 친노 인사들은 “참여정부 5년의 성과를 면밀히 따져보면 지속적 정책으로 이어가야 할 성공적 과제 수행도 적지 않다. 따라서 참여정부 정책을 승계하고 완수해야 할 정치세력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FTA 추진을 통한 선진 통상국가 건설, ‘비전 2030’을 통한 사회적 투자 확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 등을 당면 과제로 꼽는다.

DJ ‘훈수정치’의 속내

그러나 이런 명분에도 불구하고 친노세력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난립한 가운데 친노세력에서도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인물이 속출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과 정책 승계를 위한 모종의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관측도 많지만, 다듬어진 밑그림이 아직 없다는 분석도 유력하다. 실제로 친노 진영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7월13일 노 대통령이 잠재적 대선주자인 유시민 의원의 출마 선언을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이틀 전 유 의원이 김종률·서갑원·윤호중·이광철·이화영 의원 등 열린우리당의 친노 의원들과 저녁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내게 ‘이해찬 전 총리가 대선에 나간다고 하더라’며 출마를 완곡히 만류하더라”고 말했다는 한 참석자의 전언이 보도된 것.

그러자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즉각 “오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범여권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돼야 하며, 범여권의 대선후보도 자신의 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친노 인사가 돼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범여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열린우리당을 떠난 정동영 전 의장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가 하면 노 대통령의 ‘손학규 때리기’가 노무현-손학규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오히려 손학규의 상품성을 높여주는 고도의 대선 시나리오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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