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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원 전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 격정 토로 & 수사일지

“김승연 회장 사건에 ‘거대한 힘’ 개입했다”

  • 한상진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강대원 전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 격정 토로 & 수사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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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원 전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 격정 토로 & 수사일지

강 전 과장은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실무자로 사건의 전말을 아는 몇 안되는 이다.

“첩보를 올린 광역수사대(이하 광수대) 오모 경위는 이미 사건 직후 피해자들로부터 피해 조서를 다 받은 상태였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 보고는 분명 첩보와 함께 서울청에 보고됐을 것이다. 그러나 오 경위가 작성한 피해자 진술조서는 지금 없다. 오 경위는 폐기했다고 말하고 서울청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의도적으로 수사를 방해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가능한 일이겠는가.”

그는 이택순 경찰청장이 “언론보도 전에는 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한다. 그는 “정말 몰랐다면 심각한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검찰은 강 전 과장이 수사 도중 보복폭행 관련자 오씨를 수차례 만난 것에 주목한다. 로비와 청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오씨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처음 만난 건 4월5일이다. 그날 오후 4시 서울 로얄호텔에서 삼선교 건달 박모(40)씨의 결혼식이 있었다. 전국에서 500여 명의 조폭이 모인다는 첩보였다. 거기에서 명동파 홍모씨로부터 오씨를 소개받았다. 그날 저녁 홍씨의 주선으로 명동 유네스코회관 뒤편에서 보신탕을 먹었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



▼ 오씨가 한화측과 가깝다는 사실을 안 것은 언제인가.

“바로 그날이다. 식사를 끝내고 남대문서로 돌아가는데, 운전을 하던 남대문서 강력2팀장이 ‘오씨가 김 회장의 집사 같은 사람이고 이번 사건도 잘 안다는데 한번 따로 만나보실래요?’라고 말을 꺼냈다. 눈이 번쩍 뜨였다. 그렇게 해서 4월9일 내 방에서 두 번째로 만났다. 오씨는 내게 ‘김 회장과도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고 했다. 대화 도중 오씨 입에서 폭행현장에 있었던 한화건설 소속 경호과장 진모씨와 경호업체 직원 5명의 이름이 나왔다. 오씨는 ‘보안유지를 부탁한다. 김 회장이 들어오면 내가 힘 많이 썼다고 말이라도 좀 해달라’고 했고, 나는 ‘절대 로비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그때까지도 오씨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아들 취직 회유에 호통쳤다”

▼ 오씨를 몇 번이나 만났나.

“4월5일과 9일에 만났고, 11일에도 약속이 잡혔다. 4월5일 만났을 때 홍씨가 밥을 산 게 마음에 걸려 내가 밥을 살 생각이었다. 장소는 강남 프리마호텔 부근에 있는 S고깃집이었다. 그런데 오씨는 ‘바쁘다’며 밥만 먹고 자리를 떴다. 2차로 홍씨, 이 팀장(강력2팀장)을 데리고 리치몬드 호텔에 있는 주점으로 갔다. 그날 술값 200만원을 내가 냈다. 이 주점은 용산 초등학생 사건 때 문제가 됐던 바로 그 업소다(그는 용산 초등학생 성추행 살해사건을 해결한 뒤 이 업소에서 자축연을 열었는데, 그날이 사망한 초등학생의 장례식 전날인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 오씨의 로비가 있었나.

“내 아들 얘기가 오간 것은 내가 휴가를 다녀온 다음날인 4월19일이다. 그날 이 팀장이 오씨를 내 방으로 데리고 왔다. 그런데 난데없이 오씨가 ‘삼성 용역업체에 다니는 아들 있다면서요?’라고 물었다. 그래서 ‘당신 내 뒷조사하는 거냐. 누가 말해줬냐’고 호통을 쳤다. 그랬더니 ‘사건이 종결되면 아들 취직은 걱정하지 마라. 반장님도 한화에 부장급으로 초빙해 모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내가 유영철 잡은 사람이다. 지금 쓰고 있는 책이 잘되면 내가 에쿠스 타고 다닐 텐데, 그때는 내가 당신을 도와주마. 다시 한번 그런 소리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검찰은 30년을 경찰로 산 내 말은 안 믿고 조폭 말만 믿고 있다.”

검찰은 남대문서 수사팀이 6개의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혹은 보고서 작성 지연)했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검찰은 “남대문서 수사팀은 한화측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김승연 회장이 관련 없는 것처럼 비서실 직원을 조사하고 관련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여 김 회장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려고 한 사실이 확인되어…”라고 밝혔다. 강 전 과장은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내가 휴가를 간 사이 이 팀장이 한화 경호과장 진모씨를 조사했다. 그래서 ‘왜 피해자들을 먼저 조사하지 않았냐’고 이 팀장을 질타했다. 이 팀장은 ‘우선 어떻게 얘기하는지 들어보려고 1차 조사를 했다. 그리고 이미 광수대에서 피해자 조서를 받았으니 그걸 받아오면 된다’고 했다. 일리가 있다고 봤다. 게다가 당시는 광수대 오 경위가 피해자들의 입을 다 막은 상황이라 피해자 조사가 될 수도 없었다. 변명 같지만 수사가 진행되다 보면 보고서 작성에는 사실 좀 소홀해진다. 검찰은 그런 걸 가지고 ‘수사 축소’라고 주장한다.”

강 전 과장은 4월19일 오후 남대문서 수사팀 김모 형사를 오 경위에게 보내 피해자 진술서를 받아오라고 지시했으나 오 경위가 진술조서를 내주지 않았다고 했다.

“오 경위는 사건 직후 피해자들을 북창동의 한 안마시술소에 감금한 채 수사해 진술서를 받아냈다. 그렇게 고생해서 풀어가던 사건이 남대문서로 넘어가자 화가 났을 것이다. 그래서 피해자들에게 남대문서에 협조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다. 내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북창동 업소 대부라는 S클럽 사장(변모씨)한테까지 찾아가 ‘오 경위를 좀 설득해달라’고 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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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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