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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858기 사건, 북미 직접협상 의제 올랐다

“9월초 제네바 회동서 언급… ‘비공개 고백’ 가능성”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KAL 858기 사건, 북미 직접협상 의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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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858기 사건, 북미 직접협상 의제 올랐다

9월2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6차 6자회담 2단계 전체회의.

한국측으로서는 9월초 제네바 회동에서 오간 KAL 858기 관련 논의내용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지만, 당국자들은 미 국무부측의 관련 설명에 세부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구체적으로 북미 양국이 어떤 방식으로 이 쟁점을 해결하려 하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 한 당국자는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부처간 이견이 있어 아직 통일된 방침이 섰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측이 협상의 주도권을 점하기 위해 ‘꺼내본 카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네바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몇 가지 잣대는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10월4일 워싱턴에서 열린 두 개의 회의다. 이날 미 국무부는 법무부, 국방부, 재무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을 소집해 제네바 회동과 6자회담 합의 결과를 공유하는 회의를 열었다. 또 하나의 회의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직접 주재한 것으로, 미 상하원 의회의 관련 상임위원회 의원들을 초청해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였다. 두 회의의 개최 사실과 논의내용, 결론 등도 개략적인 형태로나마 한국 정부에 전달됐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 자리였다. 테러 지원국 해제에 반대해온 공화당 소속 의원과 담당 보좌관들이 모두 참석했기 때문. 3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테러 지원국 해제를 외교협상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캘리포니아 주)과 일레나 로스-레티넌 하원의원(플로리다 주)이 대표적이다.

“매우 긍정적인 반응”

이들의 대북 강경 분위기는 최근까지도 유지돼왔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로스-레티넌 의원의 경우에는 9월25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기 위한 8가지 조건을 규정한 ‘북한 대(對) 테러 확산금지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공화당 의원 9명이 공동발의한 이 법안이 본회의를 최종 통과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법안의 내용 자체가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를 명확하게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익명을 요청한 하원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신동아’의 질의에 “KAL 858기 사건 역시 테러 지원국 해제를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라며, “20년이 지났으므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테러 지원국 지정의 계기가 된 사건인 만큼 북한의 태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신호(signal)라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른바 ‘원칙의 문제’라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10월4일 국무부의 대(對)의회 브리핑에서 KAL 858기 문제가 거론됐는지에 대해서는 “행정부로부터 보고받은 정보사항은 공개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말을 아꼈다.

흥미로운 것은, 국무부가 이날의 브리핑 결과를 한국측에 전달하며 “의회 관계자들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평가를 덧붙였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 테러 지원국 문제에 관해 의회 관계자들이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9월초 제네바 회동에서 북미간에 논의된 내용이 매우 ‘전향적’인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KAL 858기 문제도 선결과제에 포함된다는 미 의회 강경파 의원들의 ‘원칙’을 감안하면 제네바 회동에서 북측이 ‘상당한 양보’를 시사한 것 아니냐고 추론할 수 있다.

테러 지원국 해제 문제에 정통한 노무현 정부 안보부처의 전직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KAL 858기 사건의 책임을 미국측에 ‘비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수용할 가능성 있다고 본다”고 평했다. 그에 덧붙여 이후 다른 사건에 관계된 바 없음을 확언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정도로도 의회를 설득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의 말이다.

“‘비공개 인정’ 아이디어는 이전에도 거론된 적이 있을 만큼 북한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은 방안이다. ‘외부에 공개될 경우 부인하겠다’는 식의 단서를 붙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불능화조치를 조기 성사시키기 위한 미 국무부의 적극적인 태도로 미루어, 제네바 회동에서 KAL 858기 관련부분이 세부사항까지 진척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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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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