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의 기본은 완결된 의미 담은 ‘토막말(IU)’
- ‘강세’가 문장의 뜻 결정
- 손 인형으로 1인2역 영어 연극을
- 매일 15분씩 소리 내어 읽어라
- 영어 토론·논술은 ‘무한 반복 읽기’로 정복
결과부터 밝히면 세 아이는 2년 반 내지 3년 만에 제 또래 미국 아이들과 구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어를 잘하게 됐다. 자연적으로 익힌 영어 실력은 놀랍게도 영태-영호-영미 순으로 우수했다. 그동안 영어 자연학습은 나이가 어린 순으로 잘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였다. 그렇지만 실제로 관찰한 결과는 이와 판이했다.
아이들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어를 상당 부분 잊어갔고, 모국어 사용을 기피했다. 필자는 그들이 한국어를 잊어가는 과정도 연구했다. 귀국한 뒤 한국어를 다시 사용하는 정도를 관찰한 결과 세 아이 모두 1년이 좀 지나서 한국어 사용 능력을 되찾았다. 한편 영어 실력은 계속 좋아졌다. 영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성공적인 이중언어 사용자가 된 것이다.
세 아이를 관찰하면서 모은 방대한 자료 가운데 구체적으로 영어의 관사를 사용하는 형태만을 조직적으로 분석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우리 아이들의 영어 학습과정을, 영어를 모국어로 습득하는 아이들의 사례와 비교한 자연학습법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스피킹의 기본은 IU
ABC도 모르고 미국에 건너간 아이들이 처음부터 영어를 배우는 과정을 보면서 세 가지가 분명해졌다. 다 아는 것 같지만 그것을 의식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느냐 아니냐가 문제다. 영어 학습의 성패를 가름할 만큼 중요한 기초다.
첫째, 영어의 의미는 한 토막말로 나타낸다. ‘I don´t understand what you are saying’이라는 문장은 그 전체가 한 토막이다. 결코 일곱이나 여덟 단어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전체가 하나로 이어져서 ‘Idon´tunderstandwhatyouaresaying’이 된다. 그리고 그 의미는 ‘무슨말인지모르겠다’이다. 모든 대화는 이런 토막토막으로 된 말이 이어지면서 진행된다. 이를 ‘억양 단위(Intonation Unit)’ 또는 ‘정보 단위(Information Unit)’의 첫 자만 따서 ‘IU’라고 한다.
우리는 말을 할 때 숨을 내쉬었다가 들이쉬곤 한다. 그런데 숨을 내쉴 때만 소리를 낼 수 있다. 숨을 내쉬는 1초 내지 2초 동안 한 토막의 말을 하는데, 그 말 한 토막은 분명한 하나의 억양을 갖고, 또한 그 한 토막은 독립된 하나의 의미(정보)를 나타낸다.
IU의 단어 수는 얼마나 될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보통 1분에 평균 150단어를 말한다. 1초에 2.5단어를 말하는 셈이다. 그런데 IU 한 토막을 말하는 데 1초 내지 2초가 걸리므로, 초당 2 내지 5단어가 된다. 말이 매우 빠르다면 1분에 300단어까지 할 수 있으므로, 1초당 평균 5단어를 말하는 셈이 된다. 한 번 숨을 내쉬는 시간이 1초 내지 2초라면 300단어 말할 때에는 1초당 5내지 10단어 정도가 될 것이다. 관찰 결과 ABC도 모르고 미국에 건너간 아이들은 이 IU부터 터득했다.
둘째, IU에는 리듬이 있다. ‘I don´t understand what you are saying’의 개별 단어 중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에는 강세(stress)를 주고, 의미 없이 기능적으로 쓰이는 기능어는 약하게 발음한다. 이것은 편리하게 설명하는 대체적인 방법이다. 왜냐하면 다음과 같은 예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귀국한 아이들에게는 손 인형을 이용한 1인 2역 영어 말하기 놀이를 추천한다.
B : “I DIDN´T exPECT you to underSTAND it.” (알아들으려니 기대하지는 않았어.)
의미 있는 단어와 기능어로 나눠서 설명하면 위와 같을 것이다. 실제로 A의 말을 그대로 소리 내어 보면 ‘-STAND, WHAT, SAY’만 입에서 소리가 나는 느낌이 든다. 나머지 ‘I, under, you, have, to, it’과 같은 기능어는 소리 내는 흔적만 있을 뿐 실제 소리는 나지 않는다. 이 법칙에 따라 B는 아래와 같이 말할 수도 있다.
B1 : “I DIDN´T exPECT YOU to underSTAND it.” 네가 알아들으려니 기대하지는 않았어.
You는 대명사다. 일반적인 이론에 따르면 강세를 두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강세를 줬다.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에 따라 단어의 강세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B1 문장의 경우, you를 가장 강하고 길고 높게 발음했다. 이것이 바로 영어 말하기의 세 번째 원칙이다. 이런 경우 you에 high pitch가 있다고 한다. 즉, 대체로 IU별로 가장 뒤쪽 의미 있는 단어에 high pitch가 주어지고, 의미에 따라서는 기능어에도 강하고 높고 긴 억양이 온다. 한마디로 한 토막 가운데 가장 강하고 길고 높게 소리 내는 high pitch는 IU의 의미에 따라 이동한다.
우리말에서는 high pitch가 주로 첫머리에 온다. 중요한 말을 먼저 한다는 원칙에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대개 뒷부분에 온다. 세 아이는 영어에서 high pitch가 이렇듯 주로 뒤에 온다는 사실을 일찍이 듣고는 모방하고 있었다.
바로 이 세 가지가 영어 스피킹의 기본이다. 이를 토대로 세 아이의 영어 실력은 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떻게 영어 학습을 할 것인가.
하루 15분 투자의 효과
물론 영어 대화가 가능한 상대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그런 상대를 찾기가 어려울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요즘 말로 ‘쇼(Show)를 하라’는 것이다. 대화를 대신하는 손 인형 놀이 ‘Puppet Show’를 추천한다. 주먹보다 조금 큰 ‘Puppet’이라는 인형은 손을 집어넣고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게 만든 것이다. 이 인형을 이용해 자신의 대사와 상대의 대사를 다 말하는 1인2역의 ‘Puppet Show’를 하라는 것이다. 대화는 상대를 의식하면서 해야 향상된다. 책에다 코를 박고 글자 하나하나 외우는 것으로는 절대 발전이 없다.
영어 공부는 자연학습법이어야 한다. 말하고 듣는 것부터 시작하고, 말 중심에서 서서히 글로 옮겨가는 자연학습법이라야 토론과 논술이 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지금까지 사용된 글 중심 학습법으로는 두 가지를 정복할 수 없다. 바로 그 토론과 논술의 기본 능력은 SePT와 iBT TOEFL의 말하기/글쓰기 평가 기준이 아닌가.
필자가 중3 때였다. 당시 일반 서점에서는 영어 원서를 찾을 수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영어책 한 권을 손에 넣었다. 며칠에 한 번씩 장이 열리는데, 그때마다 시장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헌책 장수 아저씨에게 가면 미군부대에서 나온 책들을 구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미국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과학교과서를 한 권 샀다.
방학이 되자 그 책을 아침마다 15분씩 처음부터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목소리를 낮춰 읽었다. 책을 끝까지 읽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방학이 끝날 때까지 그렇게 하기를 반복했다.
개학 후 영어시간. 번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영어책을 읽게 됐다. 내 차례가 와서 일어나 읽기 시작했다. 갑자기 교실 전체가 고요해졌다. 모두 내가 영어 읽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읽기가 끝나자 선생님은 내게 “미국 사람처럼 읽는다”고 칭찬해주셨다. 책 한 권을 거듭해서 소리 내어 읽은 결과치곤 그 효과가 대단하지 않은가. 그 뒤부터 선생님은 영문법 문제가 나오면 필자를 지목해서 설명을 하도록 했다.
필자의 경험대로 같은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도록 조언한다. 반드시 소리 내어 읽으면서 다음과 같이 한다. △미국인이 앞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게 ‘읽어 준다’는 자세로 임한다 △읽다가 중단하지 않는다. 모르는 단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줄만 그어놓고 넘어간다 △한 권을 처음부터 매일 계속해서 며칠이 걸려도 끝까지 통독한 다음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한다.
필자는 헌책방 등에서 초등학교 3, 4학년 수준의 영어책을 구해 하루 15분 동안 소리 내어 읽을 것을 권한다.
필자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소리 내어 영어책 읽기를 권하면서 아르카디 레오쿰(Arkady Leokum)이 지은 ‘The Big Book of Tell Me Why’를 추천한다. 623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세 권이 하나로 합쳐져 있고, 이야기 하나가 1~2쪽 분량이라 아침 15분간 소리 내어 읽기에 적합하다. 주로 과학 이야기를 다루면서 초등학교 3, 4학년 수준의 표현을 사용해 문답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100권 읽기에 도전하자
영어 공부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상황영어’부터 자연학습해야 한다. 영어는 말소리를 통해 의미를 투명하게 볼 수 있는 맑은 유리와 같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는 ‘보이지 않고’ 의미만 오고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일상에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대신 소리 내어 책읽기를 권하는 것이다. 영어를 상대방에게 말하듯 들려주면서 자기 소리를 듣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것이 경험 교육의 핵심이고 경험 교육은 영어를 배우는 최선책이자 자연학습법의 하나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영어 관련 과외 활동을 많이 했다. 실제 영어로 말해야 하는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영어로만 진행하는 수요일 점심시간의 기독학생회, 매주 영어로만 진행하는 토론 모임, 영자신문 읽기 클럽 등 끊임없이 영어 사용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대학과 군대, 대학원을 거쳐 영어가 필요한 직장으로 자리를 몇 번 옮겼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헌책들을 저울로 달아 파는 가게를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다른 곳에서 그와 비슷한 가게를 또 발견했다. 그때부터 책더미를 뒤지면서 필요한 책을 사 모으는 일이 중요한 일과가 됐다. 몇 권씩 모은 책이 족히 500권은 넘었던 것 같다.
그때 책 ‘100권 읽기’ 계획을 세웠다. 6개월 안에 100권을 읽기로 작심했다.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밤을 새워서 읽기도 해 하루나 이틀이면 대개 한 권을 떼버렸다. 1973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였다. 거의 모두가 페이퍼백 픽션이었다.
책 100권 읽기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영어 말하기와 듣기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한 권을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어서 영어 말소리에 충분히 익숙해져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글이다. 영어 글에 익숙해지려면 일상적인 영어 책을 100권 정도 독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과 말은 상당히 다르다. 글쓰기는 말하기보다 생각을 몇 번이고 다듬어서 표현한 결과물이다. 글의 짜임이 생각의 짜임을 반영한다. 글을 쓰려면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말로 쓰는 이 글도 몇 번째 고쳐 쓰는지 모른다.
목표는 ‘교육영어’다. 글로 적힌 영어 문장은 일상의 여러 상황에서 한두 마디 주고받는 ‘상황영어’와는 다르다. 정연한 생각을 표현하며, 길이도 길다. 그 생각 속에는 깊고 넓게 언어로 생각하는 언어사고의 너울거림과 출렁임이 있다.
생각과 지식을 담은 긴 말과 긴 글을 iBT TOEFL에서 평가한다. 언어사고가 발달해야 긴 글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고, 책 100권 읽기를 통해 일정 수준의 언어사고력을 갖출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부분에 줄을 긋고, 맨 뒷장 공백에 해당 쪽을 적어놓는다. 한 권을 떼면 권당 수십 개의 주요 부분이 추려진다. 어휘나 어구나 특정 의미 구성에 매력을 느끼면 읽는 도중 즉시 그 부분에 줄을 긋고 뒷장에 쪽 번호를 써넣는다.
중요한 부분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어떤 단어의 의미를 특별히 정의하는 부분, 대화나 서술의 전개 속에서 사물의 종류를 새로 나누거나 거기에 색다른 조명을 하는 부분을 예로 들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해 새로운 원리를 깨닫게 하는 부분과 평범한 사실을 뚫고 추론의 근거를 제시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당시 읽은 책 중에는 속독법을 다룬 것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는 폴 리디(Paul D. Leedy)의 ‘A Key to Better Reading’도 있다. 이 책 맨 뒤에는 국제독서학회(International Reading Association, IRA)의 윤리강령(Code of Ethics)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IRA의 주소도 나와 있었다. 너무나 반갑고 가슴 설레는 정보였다. 이 정보를 놓칠세라 필자는 2주일에 걸쳐 계획을 세우고, 다시 1주일에 걸쳐 IRA에 편지를 썼다. 중고등학교 시절 펜팔에게 편지를 쓴 뒤로는 영어로 처음 편지를 쓴 것 같다.
논리적 사고
영어 토론과 논술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안건-결론-이유-설명-반론 꺾기-정리’ 순으로 구성된 6단 논법을 학습해야 한다.
박사학위 수업 중에도 IRA와의 관계는 계속됐다. 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 교수로 임명된 대학에서 IRA 사상 최초 아시아대회도 개최했다. 제1회 국제어문학회(The First International Conference on Literacy and Languages)가 1985년 8월12일부터 14일까지 열렸다. 12개국의 어문 관련 논문 18편이 발표되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야기의 초점은 그때 IRA에 보낸 편지다. 그 편지를 찾아 옛날을 그리며 다시 읽어봤다. 내가 이렇게 썼던가? 의미는 분명하고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한 편지글이었다. 이런 부족함은 그 후 유학 시절 매주 제출하는 한두 편의 리포트를 쓰면서 고쳐 나갔다.
그러나 필자의 영어 학습 마지막 단계는 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터득했다. 논문을 쓸 때 여러 분이 이런저런 도움을 줬는데, 그중에는 프랜시스 콜비 박사(Dr. Frances L. Colby)도 계셨다. 그분은 1주에 한 번씩 몇 달 동안이나 도와주셨다.
콜비 박사는 필자가 써놓은 논문을 놓고 다시 생각하도록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도록 했다. 대화 속에서 작은 문제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이유를 묻고 설명을 요구했다. 그리고 반드시 반대 의견을 내거나 논박을 하도록 대화로 이끌어갔다. 때로는 다음번 만나는 날까지 ‘반론 꺾기(rebut)’를 할 자료를 준비해야 했다. 그 과정을 통해 모든 문장과 문단이 논증구조에서 벗어나지 않는 글을 작성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토론의 핵심이 아닌가. 토론자는 자기의 의견에 타당한 이유를 대고 설명할 의무와 상대의 반론이나 논박을 꺾어야 할 의무가 있다.
Debate의 기본은 6단 논법
주어진 논제를 두고 찬성과 반대 양쪽을 생각하는 순간부터 토론은 시작된다. 그 내용을 글로 쓰면 우리가 말하는 논술이 된다. 즉 토론 스키마(schema)에 따른 글이 바로 논술이다. 단지 박사학위 논문에만 이런 모형의 스키마가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생각과 말과 글을 스키마에 따라 전개한다는 것을 콜비 박사로부터 배웠다. 이는 아직도 학교 안팎에서 널리 가르치고 있는 서론-본론-결론 모형이나 영어 문화권에서 전해지는 다섯 문단 글쓰기(Five Paragraph Essay)를 대치할 수 있는 모형이다.
귀국 후 여러 해가 지나서 포항공대 학생들이 국제 디베이트(Debate)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디베이트와 관련된 책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가게 되면 기회가 닿는 대로 디베이트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에서 1997년부터 한국어 ‘실용논리’와 영어 ‘Informal Logic’ 교과목을 신설해 가르쳤고, 2000년에는 토론과 논술을 다룬 책 ‘생각의 충돌’을 썼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OJR+’이다. 우리말에서는 안건-결론-이유-설명-반론 꺾기-정리의 순으로 구성된 6단 논법이다. OJR+는 지금도 계속해서 가르치고 있으나 토론-논술 사고의 리모델링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O ← Opinion 의견
J ← Justify 정당화 (이유 + 설명)
R ← Rebut 논박 또는 반론 꺾기
Plus : 청자나 독자를 생각하는 여유의 생각
최근에 나온 니스벳(R. E. Nisbett)의 저서 ‘생각의 지도(The Geography of Thought)’ 가운데 한 구절을 소개한다.
Debate is almost as uncommon in modern Asia as in ancient China. In fact, the whole rhetoric of argumentation that is second nature to Westerners is largely absent in Asia. North Americans begin to express opinions and justify them as early as the show-and-tell sessions of nursery school (“This is my robot; he´s fun to play with because…”).
아시아권에선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디베이트다. 실제로 서양인들에게는 논술의 바탕인 수사학(OJR+, ‘6단 논법’ 같은 것)이 제2의 천성이다. 미국인들은 이미 유아원 시절, 물건을 갖고 와서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show-and-tell 과정에서부터 의견을 말하고 정당화(이유+설명)하기 시작한다(“이게 내 로봇이야. 같이 놀면 재미있어.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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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지난해부터 인터넷 중심 토플인 iBT TOEFL이 시작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놀랍게도 한국의 성적은 147개국 중 111위이고, 말하기 부분은 134위로 꼴찌에 가까운 순위를 기록했다. 새 TOEFL, 그리고 SePT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읽기, 말하기, 글쓰기 등에서 OJR+를 적용해야 한다. 아무래도 토론-논술의 스키마 리모델링을 더 철저히 훈련해야 할 듯하다.
영어는 배우면서 그때그때 사용하는 ‘생활의 도구’다. 공부와 학습이 동시에 이뤄지는 도구다. 영어 학습법은 이런 큰 틀에서 연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