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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 大혼돈의 범여권

“권력 끈 놓치면 곧장 실업자, 이전투구 아닌 사생결단!”

  • 조인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cij1999@donga.com

쿼바디스? 大혼돈의 범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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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 大혼돈의 범여권

경선이 치러지는 동안 대학 동기인 정동영 전 의장과 이해찬 전 총리 사이에 골이 깊어졌다.

다만 이 전 총리측 관계자는 “당규를 보면 ‘선출된 후보자에게 후보자 지위를 지속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경우’ 경선 차순위 득표자가 후보직을 승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경선을 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만의 하나 명의도용 부분에서 지금껏 예상치 못했던 수사결과가 밝혀질 경우 경선결과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희망 섞인 얘기다.

이번 경선에서 줄곧 회자된 것이 정동영 전 의장과 이해찬 전 총리의 ‘금 간 우정’이다. 우정만 금이 간 것이 아니라 경선 후 정 전 의장측과 이 전 총리 세력과의 화학적 결합은 고사하고 물리적 결합도 힘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감정다툼이 치열했다. 당사자인 두 후보는 물론 두 후보 진영의 감정대립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된 것. 나아가 한나라당 경선 때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관계보다도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도 나온다. 이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지만 그 중 대통합민주신당 한 관계자의 말이 신빙성 있어 보인다.

“한나라당 인사들은 현역 의원이건 보좌진이건 경선이 끝나면 돌아갈 ‘둥지’가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범여권엔 권력과의 인연을 끊는 순간 바로 실업상태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전투구가 아니라 사생결단식 승부에 익숙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실전에 가서도 한나라당보다 응집력이 강한 것이다.”

정 전 의장과 이 전 총리는 서울대 문리대 72학번 동기생으로 1학년 때부터 운동권 서클 활동을 통해 친분을 쌓아왔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때는 함께 경찰서에 잡혀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MBC 기자로 활동할 때도 당시 국회의원이던 이 전 총리와 우정을 이어갔고, 정 후보가 1996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함으로써 정계에 입문하는 과정에 이 전 총리가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란 얘기 좀 그만 하세요”



1996년 당시 국민회의 대변인실 행정직으로 근무했던 김현미 의원(정 전 의장측 대변인)은 “당시 이 전 총리가 정 전 의장과 함께 사무실에 와서 ‘내 친구야’라고 소개하던 때가 기억난다. 그때 직원들이 ‘정동영씨가 훨씬 어려 보이는데 진짜 친구 맞냐’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고 말한 적 있다.

2004년 5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 때 정 전 의장이 당내 초기 파워그룹이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의 천 의원을 도왔을 때, 그리고 2006년 3월 ‘이해찬 총리 골프 파문’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으로서 노 대통령에게 총리 사퇴를 건의했을 때도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의 골이 패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왔지만 “서로 정치적 처지가 있으려니…” 하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경선 전, 그리고 초기만 해도 두 주자는 TV토론 등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협공하며 전선을 형성했다. 정 전 의장은 “이 전 총리가 대학시절 유치장에 있을 때 관식의 질이 나쁘다며 경찰과 싸우는 늠름한 기상을 보였다”고 했고, 이 전 총리는 “민주개혁세력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 아니면 정 전 의장 중 한 명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는 경선 중반부터 정 전 의장을 향해 집중적으로 공격의 날을 세웠다. 9월27일 TV토론에선 이 전 총리가 ‘정말 나쁜 사람’이라며 정 전 의장을 몰아붙였다. 당초 이 전 총리측 실무진 회의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에 착안, 정 전 의장을 ‘참 나쁜 사람’으로 지칭하기로 기획했었다. 정 전 의장이 “이 후보와 저는 서울대 동기로…” 하며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하자, 이 전 총리는 “아, 그 친구 이야기 좀 그만 하세요. 공적인 자리에서…” 하며 화를 버럭 냈다. 정 전 의장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전 총리도 변한 것 아니냐”고 다시 농담조로 말을 이었지만, 험한 분위기는 좀처럼 수습되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슈퍼 4연전’으로 불린 추석 이후 광주 전남 부산 경남 경선에서 모두 대패하자 10월2일 ‘절대 후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던 손학규 전 지사와 손을 잡고 당에 경선 잠정 중단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다시 경선에 복귀하기 직전인 10월7일엔 국회에서 친노 외곽 조직원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개혁세력대토론회’를 열었다. 말이 토론회지 사실상 불법 조직 동원선거 주도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전 의장 규탄대회나 다름없었다. 이 전 총리는 “진실이 사라지면 요괴가 판을 친다”며 비난수위를 올렸다.

이에 정 전 의장측 관계자는 “부산·경남 경선에서 친노 조직을 총 가동해 20만 선거인단 중 10만명을 이 전 총리측에서 모았다는 이야기가 경선 중반에 이미 광범위하게 돌았다. 똑같이 모았지만 그쪽 지지자들엔 내부 동력이 없었던 것을 갖고 누구를 탓하나”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점에 대해선 이 전 총리측 관계자도 일부 인정했다. “(친노 핵심조직인)참여정부평가포럼에 벌써 1만 회원이 모였다고 하기에 그 사람들이 10표씩만 동원해도 너끈하게 이길 줄 알았다. 우리 측에서 방심한 탓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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