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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직격 인터뷰

“대통령 참모들, 포용력 없고 내편 네편 가르는 흑백논리 빠져 있다”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직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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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직격 인터뷰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은 언론에 경질설이 보도될 때 ‘올 것이 왔구나’ 느꼈다고 한다.

그는 “러시아는 뛰고 중국은 나는데, 우리는 트랙에 선 선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유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정부가 창의력과 시장경제는 도외시하면서 반칙과 불법에는 오히려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든지, 노동 유연성을 지나치게 저해하는 법률을 유지한다든지, 하루가 멀다 하고 갖가지 규제로 기업활동에 칼을 들이댄다든지… 도대체 정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입법 가능한 정책도 내놓는 기구가 절실하다고 느낀 거죠. 주변에서 내 진심과 노력을 알아주는 분이 많이 계셔서 격려해주고 동참이나 지원을 약속해줘 내가 그동안 헛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민간연구소를 차리겠다는 것이다. 물러난 직후 인터뷰를 했다면 달랐을 텐데, 지금 김 전 장관의 얼굴은 여유롭고 평온하다. 보기엔 좋지만, 기자로서는 불만이다. 그런 인상에서는 자극적이거나 격정적인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에 비춰 아는 까닭이다.

▼ 시간이 좀 지났습니다만, 많은 국민이 궁금해 하던 점을 여쭤보지요. 딱 잘라 말해, 경질입니까, 사직(辭職)입니까.

“글쎄요. 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법무장관직을 소신껏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법무행정이 바람직한 궤도로 들어섰지요. 시스템도 잘 돌아가고 있는 차에 언론에서 내 거취를 두고 몇 차례 보도를 했지요. 그래서 임명권자께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기 위해 사의를 표명한 거죠. 세상에 100% 이거다 할 만한 일이 많겠습니까. 경질이냐 사퇴냐 굳이 묻는다면 ‘인사권자의 결정이다’, 이렇게 대답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참여정부’ 들어와 장관 물러나는 문제로 몇 개월 전부터 그토록 시끄러웠던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언론이 키운 면이 있긴 하지만.

“저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꼭 마음에 들지는 않았을 것”

그는 6월 중순 ‘동아일보’가 경질설을 첫 보도한 지 한 달여가 지난 7월28일 청와대에 들어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 그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습니까.

“임명권자와 나눈 얘기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지요. 고위공직자가 그만둔 다음에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에 있을 때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임명권자가 싫어하는 이야기도 해야 하지만, 공직을 떠난 다음에 이런저런 얘기, 특히 인사와 관련된 얘기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정리해주시죠.”

▼ 먼저 사의를 밝히신 거죠?

“그것은 뭐 자연스럽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네요.”

▼ 자연스럽게 그런 얘기를 할 만한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거죠?

“(웃음) 예. 대화를 하다보면… 누가 딱 먼저랄 것도 없이 그렇게 나오는 경우가 있지요.”

▼ 항간에는 청와대 참모진과의 갈등설이 돌았는데요. 일부 참모는 김 장관과 직접 부딪쳤다는 얘기도 있고요.

“내가 꼭 마음에 들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면에서 견해 차이도 있었고. 그러나 이것도 구체적으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아무튼 저는 국민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일하고 판단의 기준이 늘 국민이었다, 지금도 그런 마음가짐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입에서 ‘구체적으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표현이 세 차례나 나왔다. 구체적으로 말 안하면, 말하는 사람은 품위를 유지해서 좋지만 듣는 사람은 갑갑하다. 그의 처지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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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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