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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민주주의인가 외

  • 담당·구미화 기자

어떤 민주주의인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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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권력 _ 아서 제이 클링호퍼 지음, 이용주 옮김

어떤 민주주의인가 외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집무실엔 오스트레일리아가 위에 올려진, ‘거꾸로 된’ 세계지도가 있다. 그 지도로 보면, 한국의 남해가 태평양과 맞닿아 있는 모습이 두드러져 보인다. 김 회장은 여수를 포함한 한국의 남해가 세계적인 해상무역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거꾸로’라는 표현은 정상의 것을 뒤집는 의미다. 그러나 지구는 둥글다. 우리는 유럽이 상단에, 아프리카는 하단에 위치한 평면지도에 익숙하지만, 사실상 이렇듯 정형화한 지도는 우주 공간에서 회전하는 지구의 구체를 제작자 주관대로 묘사한 것일 뿐이다. 그러니 ‘거꾸로’ 된 세계지도는 사실 ‘거꾸로’가 아닌 셈이다.

‘지도와 권력’은 모든 지도는 목적을 갖고 만들어지며, 지도 제작자나 국가의 가치관이 철저히 투영된다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메르카토르 축적에 기초한 지도가 대표적인 예다. 이 축적은 적도 부근에서는 정밀하지만, 극으로 갈수록 왜곡이 심한 게 특징이라, 그린란드와 유럽이 실제보다 크게 묘사됐다. 22개 지역 438명의 지리학 전공 학생에게 임의로 세계지도를 그려보라고 했을 때, 모든 학생이 유럽의 크기를 과장하고, 대부분의 학생이 아프리카를 작게 그렸다는 대목은 메르카토르 축적이 은연중에 학생들에게 유럽 중심적 세계관을 심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 책은 각 문명에 내재된 세계관에 따라 달라지는 지도 제작 방식을 살펴보고, 최근의 세계 흐름이 현대 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짚어본다. 알마/320쪽/1만5000원



천재를 이긴 천재들(전 2권) _이종호 지음

1, 2권 통틀어 200명 가까운 과학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200명이 모두 주인공은 아니다. 저자는 이들 중 가장 근본적인 생각, 가장 큰 틀에서 아이디어를 내놓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추려냈다. 그렇게 해서 선정된 2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역사적 배경이거나 주변 인물로 등장했다 사라진다. 1권에서는 우리가 보통 과학적이라고 말하는 ‘생각의 방법’을 만든 사람들을 다루고, 2권에서는 미시세계와 우주에 대한 탐색을 통해 시공간이 급속하게 확장하는 과정을 짚어봤다. 탐색정신에 있어 최고봉이 누구인지를 가린 것이다. 아르키메데스, 최무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갈릴레오 갈릴레이, 스티븐 호킹, 필로 판즈워스, 알란 튜링 등이 그 주인공이다. 글항아리/374쪽/1만5000원

정치교회 _ 김지방 지음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 보수기독교 세력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 개신교도이며 개신교에 뿌리를 둔 ‘국민일보’에서 종교를 담당했던 기자가 쓴 책이기에 더 눈길을 끈다. 저자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설교 중에 거침없이 내놓는 정치적 발언을 인용하며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명시한 헌법 20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교(政敎) 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민주화 투쟁을 외면했던 보수 교회가 정치적 입지를 넓히게 된 계기를 살펴보기 위해 보수 교회의 정체성을 들여다보고, 보수 교회의 정치 지형도도 확인한다. 정치인들이 교회에 기대는 경향을 살펴본 대목도 흥미롭다. 미국 부시 정권과 그의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던 교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짚어본다. 교양인/328쪽/1만3000원

만인보 24~26 _ 고은 지음

고은 시인의 ‘만인보’ 24, 25, 26권이 출간됐다. 23권이 나온 지 1년7개월 만에 395편의 시를 3권에 나눠 묶었다. ‘만인보’는 역사에서 잊힌 인물들에 혼을 불어넣고 민초의 삶을 노래하는 연작시. 1986년 1~3권이 나왔으며, 내년에 30권으로 완간한다는 계획이다. 불교적 세계관을 피력해온 시인이 이번에는 고승의 삶과 행적을 좇아가면서 신라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불교사를 복원해낸다. 우리 역사의 뿌리 깊은 사대주의를 비판하고, 친일승(僧)의 행적을 꼬집는다. 세속에 봉사하고 난장에서 구도의 길을 찾은 승려와 난세에 구국의 길로 나선 승려를 칭송하는 한편, 세속적인 욕망과 권력에 눈이 먼 승려의 삶을 통해 잘못된 역사를 일깨워준다. 이밖에 군사정권의 잔혹성을 비판하는 시도 있다. 창비/각 340쪽, 400쪽, 344쪽/각 9000원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_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과거를 읽고 미래를 예언하는 심령술사, UFO와 외계인 납치, 귀신이 들끓는 흉가…. 회의주의 학회를 설립하고 과학저널 ‘스켑틱’을 발행하는 저자는, 우리 주위에 널려 있는 ‘이상한 것들’과, 사람들이 그런 것을 믿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은 왜 미심쩍어하면서도 이상한 것에 솔깃할까? 저자는 우연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패턴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찾으며 진화한 까닭이라고 분석한다. 밭에 소의 배설물을 뿌렸더니 수확이 늘었다 는 식의 경험칙을 저자는 ‘믿음 엔진’이라고 부르는데, 문제는 우리 뇌가 항상 의미 있는 패턴만 골라내는 건 아니라는 데 있다. 기우제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이론이 관찰에 영향을 미치거나 관찰자가 관찰된 것을 변화시키는 등 과학적 사고에도 문제 요소가 있다. 바다출판사/571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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