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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최영섭이 털어놓은 노무현 캠프 기이한 행적

“2002년 대선 8일 전 새벽 2~4시 전국 9곳에 부적 묻고 당선”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스폰서’ 최영섭이 털어놓은 노무현 캠프 기이한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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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을 나로 여기고 만나라”

▼ 노 전 대통령의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노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 내세우는 비전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당시 그의 지지율이 낮았다.(2001년 7월 당시 한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21.6%,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은 12.5%,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은 5.0%,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2.8%였다.) 대통령이 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면 본인이 한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 1000배로 갚겠다는 말을 사실로 받아들였다는 건가.

“당연하지. 유력 대권주자가 직접 자금제공을 간곡히 요청하면서 한 말이니까 믿을 수밖에. 당시 지지율에서 이인제 후보에 크게 뒤져 있던 노 전 대통령 측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매우 컸다. 금전적 도움이 절실했다고 본다. 지지율이 낮고 어려울 때 도와주면 그 가치가 훨씬 큰 것 아닌가. 나는 ‘노 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내재적 가치로 보아 그가 대선에서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 노 전 대통령은 다른 말은 없었나.

“노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L 전 수석과 나를 묶어줬다. 노 전 대통령은 ‘앞으로 나를 자주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L 전 수석을 가리키며 ‘L씨를 나로 여기고 모든 일은 L씨와 함께 처리해달라’고 했다. ‘L에게 주는 돈이 노무현에게 주는 돈’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최 회장은 “그 후 L 전 수석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도합 2억 여 원어치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측에 준 금품 내역을 적어둔 메모지를 보면서 설명했다.

▼ 노 전 대통령에게 실제로 돈을 줬나.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지 5일 뒤인 2001년 8월23일 L 전 수석을 서울 여의도에서 봤다. L 전 수석은 ‘9월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 후원회 겸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을 개최하는데 정말 중요한 행사다. 행사 준비에 돈이 많이 든다’고 했다. ‘얼마나 필요한가’라고 물었더니 L 전 수석은 ‘1000만원만 달라’고 했다. 그가 적어주는 계좌로 1000만원을 송금했다.”

“영수증 받아본 적 없다”

▼ 후원금 영수증 처리를 했나.

“나는 L 전 수석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을 제공하면서 영수증을 받아본 적이 없다. 당시에는 내가 준 돈이 불법인지 합법인지 따지지 않았다. 불법자금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그 후에는 요청이 없었나.

“9월1일쯤 L 전 수석이 ‘국회의원 등을 부산 행사장에 많이 데려가야 한다. 이들의 왕복 비행기표를 끊어달라’고 해 수십여 명의 항공료로 약 300만원을 지급했다. 나는 중국 출장이 잡혀 있어 노 전 대통령의 부산 후원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회사 직원을 시켜 노 전 대통령 측 계좌에 1000만원을 넣어주었다.”

▼ L 전 수석에게 줬다는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보나.

“그건 노 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확인했다. 9월6일 L 전 수석은 내게 전화를 걸어와 다음날 오후 2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올 것이니 미리 대기하고 있다 잘 받으라고 했다. 실제로 다음날 오후 2시 노 전 대통령은 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최 동지, 노무현입니다. 이번 후원회 때 도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잊지 않겠습니다. 나는 꼭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얼마 뒤 L 전 수석으로부터 또 다른 요구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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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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