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남훈의 ‘남자 옷 이야기’③

슈트의 멋을 살리는 Dress shirts

  • 남훈│‘란스미어’ 브랜드매니저 alann@naver.com│

슈트의 멋을 살리는 Dress shirts

2/2
슈트의 멋을 살리는 Dress shirts

셔츠를 고를 땐 얼굴형에 맞는 모양과 각도의 칼라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슈트나 재킷의 소매 끝에 셔츠가 어느 정도 보여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셔츠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소재와 칼라(collar, 깃), 사이즈 이 세 가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우선 인체와 직접 맞닿는 드레스셔츠의 품질은 소재의 부드러움이 결정하는데, 고급 셔츠일수록 반드시 조직이 치밀하고 광택이 은은한 100% 순면을 사용한다. 순면으로 제작된 드레스셔츠의 칼라는 사람의 얼굴을 받쳐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칼라의 너비나 크기가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한다. 목에서 느껴지는 착용감 또한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특히 유럽에서 탄생한 최초의 드레스셔츠는 양쪽 깃의 각도가 120~160° 벌어진 와이드스프레드(Wide Spread)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오리지널을 존중하는 유럽인이나 일본 남성은 각도가 큰 셔츠를 편애한다. 칼라 포인트의 각도가 클수록 남자의 전체적인 룩은 품위 있고 클래식하게 보일 것이다. 물론 어떤 종류의 옷이라도 입는 사람에게 편한 게 최선이다. 특히 셔츠에 관해서라면 자신에게 맞는 깃의 각도를 고민해보는 게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 남성은 극단적으로 좁은 각도의 셔츠를 선호하는데, 점진적으로 그 각도를 넓혀가기를 권한다.

셔츠의 칼라는 각도뿐 아니라 깃 모양도 중요한 디테일이 된다. 얼굴형의 약점을 보완하는 칼라를 선택해야 좋은 셔츠를 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긴 얼굴에는 깃의 길이가 짧은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가 보완적이고, 목이 좀 길면 칼라 스탠드가 높은 셔츠를 입는 게 좋다. 그러므로 셔츠의 칼라는 입는 사람의 얼굴을 얼마나 균형 있게 받쳐주는지를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클래식 복식의 철학 ‘밸런스’가 셔츠에서도 빛을 발하도록.

빈틈없이 정확하게 맞춰 입어라

마지막으로 드레스셔츠는 빈틈없이 정확하게 사이즈를 맞춰 입어야 한다. 당연히 자신의 목둘레 사이즈는 반드시 기억해둬야 한다. 다만 기성 셔츠를 구입할 때는 세탁 후 5~7% 수축되는 면의 특성을 감안해 목둘레와 소매 길이를 정하는 게 좋다. 극상의 맞춤셔츠 브랜드라면 원단을 미리 세탁한 다음에 제작하기 때문에 수축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럭셔리란 그 정도의 배려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므로.

슈트의 멋을 살리는 Dress shirts

클래식 슈트에 어울리는 드레스셔츠 색상은 화이트와 블루다.

이처럼 세심하게 선택된 좋은 셔츠는 몸과 재킷 사이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것이다. 슈트와 인체 사이에 여분이 없으므로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 슈트 재킷이 몸에 더 잘 맞도록 도와줄 것이다. 품질 좋은 슈트가 형편없는 소재로 만들어진, 사이즈조차 맞지 않는 셔츠를 가려줄 수는 있을지언정, 셔츠 자체를 훌륭한 것으로 탈바꿈시키진 못한다. 그러나 훌륭한 셔츠는 보이는 곳에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싸구려 슈트를 멋들어진 슈트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그게 바로 훌륭한 셔츠의 위력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옷장에는 많은 셔츠가 있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그는 셔츠 더미를 끄집어내 사랑하는 데이지에게 보여주었다. 얇은 리넨 셔츠, 두꺼운 실크 셔츠, 고급 플란넬 셔츠가 가지각색으로 테이블 위를 덮었으며, 산호 빛, 능금 빛 그린, 보라색과 옅은 오렌지색의 스트라이프 셔츠, 소용돌이무늬와 체크무늬의 셔츠들에는 그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옷장 속에 아무리 많은 셔츠가 있어도 개츠비에게는 결코 충분하지 않았을 듯하다. 클래식 슈트를 입는 애호가에게 그것과 어울리는 셔츠의 수가 가늠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슈트나 구두가 평생을 동반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존재인 데 비해, 셔츠는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면 소재 속옷이므로 소모품의 숙명을 거부할 수 없다.

여러 셔츠 중에서도 가장 수준 높은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추어진 맞춤 셔츠일 수밖에 없다. 물론 맞춤 셔츠도 품질과 가격 면에서 수준의 편차가 있지만, 주문자의 체형을 반영해 한정품으로 제작되는 최고급 맞춤 셔츠는 재킷에 방해가 되지 않고 재킷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맞춤 셔츠는 제작에 충분한 시간이 드는 게 당연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맞춤 셔츠 브랜드는 프랑스의 샤베(Charvet)와 영국 새빌로의 헌츠먼(Huntsman)이다. 기성 셔츠 중에도, 이탈리아의 보렐리(Borelli)와 프라이(Fray)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해 셔츠의 예술품으로 간주된다.

클래식 셔츠를 입을 때 알아야 할 것

이제 어떤 슈트를 입을지를 고민할 때, 어떤 셔츠를 함께 입을 것인지도 고민하시라. 철학이 있는 슈트를 마련한 다음에는 최고급 셔츠를 장만하는 데도 아낌없이 투자하시라. 셔츠를 올바르게 입는 몇 가지 지침을 압축해 소개한다.

▲ 클래식 슈트에 어울리는 드레스셔츠 색상은 기본적으로 화이트와 블루다. 비즈니스 캐주얼에 적합한 재킷 차림이라면, 셔츠도 컬러풀하게 매치하는 것이 좋다.

▲ 슈트나 재킷의 소매 끝에는 항상 셔츠가 어느 정도 보이게 한다. 바꾸어 말하면, 슈트나 재킷의 소매가 너무 길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이고, 늘 상의와 셔츠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 깃 끝에 버튼이 달린 버튼다운칼라 셔츠는 재킷과 잘 어울리지만, 슈트에는 입지 않는다. 또한 정장에는 반팔 셔츠를 입지 않는다.

▲ 용기를 내어 최고의 맞춤 셔츠를 입었다면 그 셔츠에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새기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이니셜의 위치는 소매가 아니라 왼쪽 갈비뼈가 시작되는 지점이 알맞다.

▲ 애초에는 드레스셔츠에 주머니가 없었다. 펜이 있어야 할 곳은 책상과 재킷의 안주머니지 드레스셔츠의 주머니가 아니기 때문이다.

신동아 2009년 3월호

2/2
남훈│‘란스미어’ 브랜드매니저 alann@naver.com│
목록 닫기

슈트의 멋을 살리는 Dress shirts

댓글 창 닫기

2023/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