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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지⑭ 전북 부안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변산반도와 새만금, 天·地·人 함께 만든 관광명소에 부안의 향기 불어넣겠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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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居扶安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부안 곰소젓갈단지. 곰소젓갈은 곰소염전의 소금으로 담가 감칠맛이 일품이다.

그의 말 어디쯤엔가 ‘부안사태만 없었더라면…’이라는 탄식이 숨어 있는 듯했다. 실제로 부안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났던 곳이다. 줄포에서 부안으로 이어지는 30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 차창 밖으로 채석강, 내소사, 고사포 해수욕장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관광명소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름 없는 해변, 작은 돌섬조차 저마다의 멋을 뿜어내는 말 그대로 천혜의 명승지다.

최근 이곳에는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도보 여행로도 만들어졌다. 이웃 동네 마을 가듯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다도 보고 산도 보며 걷는 길이라고 해서 이름이 ‘변산 마실길’이다. 김 군수가 지도를 펼쳐 들더니 부안군을 둘러싼 드넓은 바다를 가리킨다.

“이거 보세요. 여기 동진강 하구부터 줄포면 우포리까지 이어지는 99㎞ 길이의 해안선 보이죠? 이 중에서 새만금방조제를 뺀 64㎞ 구간을 모두 마실길로 연결하려고 해요. 지금은 첫 코스로 새만금전시관부터 격포에 이르는 18㎞ 구간만 개통했지요.”

그는 지난해 10월 이 길을 직접 걸었다. “오른쪽으로는 바다, 왼쪽으론 산이 펼쳐지는데 둘 다 너무 아름다워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는 게 그의 감상이다. 동행한 전북도지사와 도내 공무원들도 생생하게 펼쳐지는 변산반도의 절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비교해서 좀 그렇지만,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에 다녀온 사람들도 하나같이 변산 마실길이 ‘천하제일’이라고 했어요. 산 들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기막히다는 거지요.”

변산 마실길의 매력은 바로 이 다채로움에 있다. 물 빠진 모랫길을 따라 걷다 지칠 무렵이면 고사포 해수욕장의 솔숲이 쉼터가 되어주고, 깎아지른 듯 가파른 채석강 절벽에 눈길을 뒀다가 문득 바다를 돌아보면 찬란한 서해의 낙조가 시선을 끈다.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던 시절, 서해안을 따라 촘촘히 늘어서 있던 옛 초소들의 궤적을 이어 만든 길이라는 점이다. 당시 초병들이 오가던 순찰로를 따라 길을 낸 덕분에 여행자들은 바다 가장 가까운 곳, 산 가장 깊숙한 곳을 넘나들며 걸을 수 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안의 특성상 밀물 때는 길 일부가 사라질 수 있는데, 이때는 해안선을 따라 뻗은 산길을 짚어가면 자연스레 원래 길과 만나게 된다.

변산 마실길은 부안군의 관광산업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인간의 손길을 더해 새로운 관광지를 창조하는 것, 그래서 ‘다시 찾고 싶은 부안’을 만드는 것이 그 요체다. 김 군수는 “요즘 사람들은 특별한 이야기가 있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여행지를 좋아한다. 이런 욕구에 맞는 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변산면 격포리의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이런 전략에 잘 맞는 장소다. 14만8400㎡의 부지 위에 경복궁 창덕궁 등 조선 궁궐과 사대부가(家), 평민촌, 성곽 등을 재현해놓았다. 기와 한 장, 서까래 하나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지었기 때문에 건축물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드라마 ‘이산’ ‘대왕세종’ ‘바람의 화원’, 영화 ‘왕의 남자’ ‘쌍화점’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삼았다.

격포리 궁항마을, 바다와 맞닿은 나지막한 언덕 마루에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등을 촬영한 전라좌수영 세트장이 있다. 바람에 휘날리는 색색의 깃발이 비장함을 느끼게 하는 이곳에는 동헌, 내아, 군관청 등이 서 있다. 그 가운데 수루 위에서 내려다보는 변산의 풍경이 근사하다.

부안군은 이외에도 거대한 뽕나무를 형상화한 생태체험관 누에타운, 역시 거대한 청자(靑瓷) 모양으로 지은 청자전시관 등 새로운 관광자원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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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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