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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서병법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오자서병법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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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경성 모던타임스

박윤석 지음, 문학동네, 428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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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기 작품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서머싯 몸은 일찍이 ‘인간의 굴레’ 서문에서 쓴 바 있다. 작가는 자기가 쓴 것에 대해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가. 꼭 그래서는 아니래도 나는 여기서 내 작품을 설명하기보다 갓 출시된 ‘경성 모던타임스’에 주어진 논평을 일별하는 것으로 이 글의 뼈대를 삼을까 한다.

“한국인은 근대를 어떤 모습으로 맞이했고, 또 살아냈는가. 1920년대 서울을 무대로 이 문제를 풀어나간 책이다. 신문기자를 내세워 당시 경성 사람들의 살림살이와 뒷골목 풍경부터 독립운동, 조선왕실 이야기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을 손에 잡힐 듯 그려냈다.”(A방송)



“당시의 신문 잡지 공문서 등 공적 기록과 일기 회고록 등 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당시의 풍속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 한국 근대 문화의 초석을 다진 이들이 등장하며 인물 묘사가 탁월하다.”(B잡지)

“치밀한 자료 조사, 당대 언어와 명쾌한 문장. 책을 즐기는 독자라면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이 살았던 근대 서울의 풍경을 떠올릴 만하다.”(C신문)

리뷰 중에는 이런 말도 있다. “1920년대 경성의 삶이 오늘날에 어떤 의미인지도 짚는다.” 책을 받아본 지인이 보내온 편지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었다. “1920년대도 지금처럼 격동의 시기였구나.”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먼 과거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면서 가까운 과거는 왜 무시하는 것일까. 조선 건국에 대해 자기 일처럼 몰입하면서 조선 멸망에는 남의 일처럼 외면하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남의 근대는 세세히 들춰보면서도 나의 근대는 건너뛰는 심리작용도 그런 것일까.

나는 이 책을 근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현대인의 내면에 잠복한 뿌리의 일단을 추적하는 근대 한국의 자서전이라고 생각하며 썼다. 재미나고 편리한 것들로 넘쳐나는 이 세상에 불편한 책 한 권을 보탠 게 아닐까, 이 풍요한 세상에서 불평 많은 사람들에게 일그러진 얼굴의 빛바랜 초상화 한 장을 들이미는 꼴은 아닐까 걱정하면서.

이 만화경과도 같은 옴니버스 이야기를 해외출장 비행 중에 읽었다는 나의 중학교 동창생은 다음의 e메일을 SNS 동창회보에 보내왔다고, 한 반 급우였던 총무가 오늘 알려왔다.

“이제 호치민에서 타이베이로 왔다. 난 여전히 경성 모던타임스를 읽고 있다. 묘한 느낌이다. 공간여행과 시간여행을 함께 하는.” 그러면서 덧붙인다. “익숙한 곳을 떠남은 우리의 오감을 열어주고 생각이 마음껏 춤추게 한다. 그러한 두뇌 상태에서 1920년대의 콘텐츠는 나를 흥분시킨다.”

우리는 살아온 날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그리고 지난 일에 대해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가. 나는 인간의 굴레에 대해 쓰고 싶었다. 남진우 교수가 추천사에서 썼듯이 우리의 모던타임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윤석 | 작가·저널리스트 |

New Books

허임(전 3권) | 성인규·이상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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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한의학’의 저자인 이상곤 한의학 박사와 소설가 성인규가 공동으로 4년을 준비한 끝에 조선 최고 침의(鍼醫·침술로 병을 다스리는 의원) 허임을 되살려냈다. ‘동의보감’ 허준과 동시대를 살았던 허임은 선조, 광해군, 인조 때 침의로 활동했다. 말년에 저술한 ‘침구경험방’은 중국과 일본의 침술에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노비의 아들이라는 신분의 한계에도 침 하나로 어의에 당상관까지 올랐다. 내의원 제조인 이경석은 ‘침구경험방’ 발문에서 허임의 의술이 다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했을 만큼 당대 최고의 침의로 평가받았다. 저자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따라가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던 17세기 후반의 조선 역사를 상세히 풀어냈다. 당대 명의였던 허준과 허임의 경쟁에 대해 쓴 대목도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황금가지, 430쪽 내외, 각권 1만3800원

트로츠키 | 로버트 서비스 지음, 양현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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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역사학교수인 저자가 ‘레닌’ ‘스탈린’ 전기에 이어 내놓은 러시아 혁명가 3부작 최종편. 저자는 트로츠키와 그의 추종자들이 빚어낸, 흠 없이 순결한 혁명가라는 신화화된 이미지를 걷어낸다. 혁명 투사이자 사상가로 천재적인 업적을 쌓았던 그지만, 인간으로서의 맨 얼굴은 과오와 모순을 적잖이 담고 있었다. 이 책은 그동안 여러 트로츠키 전기에서 놓쳤던 이러한 인간 트로츠키를 그려내 2009년 첫 출간부터 사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40년 넘게 사회주의혁명의 대의를 위해 싸웠던 그가 남긴 유언은 “인생은 아름답다”였다. 아름답다고 스스로 평한 그의 삶은 레닌과 스탈린 사이에서 밀고 당긴 힘겨운 내적 투쟁의 연속이기도 했다. 투사로서의 트로츠키뿐 아니라 탁월한 문장력을 지닌 저술가의 모습도 상세히 담아냈다. 교양인, 972쪽, 4만7000원

천안함 루머를 벗긴다 | 이정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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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피격 4주기를 맞아 천안함과 관련된 루머의 허구성을 밝힌 책. 천안함 피격 직후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 취재한 저자는 루머가 횡행하게 된 이유와 루머의 허구성을 분석하고, 루머의 허구성을 다양한 관련 사진과 지도, 각종 통계자료 등을 통해 반박한다. 지난해 말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 사고 사진과 천안함 절단면을 비교 분석하면서 잠수함 충돌설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나 수중 암초 좌초설의 부당성을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적한 부분에서는 그의 기자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가능성이 매우 작아도 기대하는 쪽으로만 생각하는 ‘소망적 사고’를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진실을 놓치게 되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모여 의견을 나누는 왜곡된 ‘집단사고’를 하게 된다고 의혹론자들에게 충고한다. 글마당, 144쪽,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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