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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의 영화사회학

슈퍼 영웅도 이젠 정부 안 믿어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

  • 노광우 │영화 칼럼니스트 nkw88@hotmail.com

슈퍼 영웅도 이젠 정부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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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는 인도양에서 벌어진 쉴드 소속 정보처리함 납치 사건에서 납치범들을 체포한다. 일행인 블랙 위도-나타샤 로마노바(스칼렛 요한슨)는 작전을 수행하지 않고 함선에서 주요 정보를 USB에 복사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이를 보고 의구심을 품는다. 이후 쉴드의 어벤저스 프로젝트 담당인 닉 퓨리(새뮤얼 엘 잭슨)가 테러범들에 의해 공격당한다. 닉 퓨리는 로저스의 집에 들어와 USB를 맡기고 이내 저격범에 의해 살해당한다.

쉴드의 수장인 알렉산더 피어스(로버트 레드퍼드)의 추궁에도 로저스는 “아무도 믿지 말라”는 닉 퓨리의 말에 따라 증언을 거부한다. 이후 로저스와 그를 돕는 나탸사 로마노바는 쉴드에게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나타샤는 닉 퓨리를 죽인 저격수가 첩보계의 전설인 윈터 솔저일 것이라고 로저스에게 말한다. 로저스와 나타샤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살아남은 나치 비밀 조직인 히드라가 쉴드에 침투해 쉴드를 장악한 점을 알게 된다. 히드라는 전 세계 개인 정보를 수집해 히드라에 도전할 만한 인물들을 찾아낸 뒤 신무기를 이용해 모두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전편 ‘퍼스트 어벤저’에서도 히드라가 등장했다. 이땐 정체가 분명했기에 스티브 로저스는 적군과 아군을 명료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윈터 솔저’에선 로저스가 얼음 속에 갇힌 지 70년이 지났다. 히드라는 쉴드 내에도 침투했기에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미국 정부가 채용한 히드라 출신 과학자들이 오히려 미국 정부 조직을 역이용해서 전 세계를 정복하려고 한다. 이들은 히드라에 순종하는 인간만 살려두려고 한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인간을 배제하려는 인종주의와 우생학에 바탕을 둔 극단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신체적으로 허약한 브루클린 빈민가 출신인 스티브 로저스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기에 이에 맞서는 것이다.

‘알려져선 안 될 일’

그러나 쉴드는 본질적으로 첩보 조직이기에 비밀과 음모가 많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한다. 스티브 로저스는 그의 새 파트너인 샘 윌슨(앤터니 마키)에게 “나는 군인이지 스파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로저스는 충성스러운 군인이지만 자기가 충성해야 할 정부를 믿지 못한다는 게 이 영화의 설정이다.



슈퍼 영웅도 이젠 정부 안 믿어
노광우

1969년 서울 출생

미국 서던일리노이대 박사(영화학)

고려대 정보문화연구소연구원

논문: ‘Dark side of mod-ernization’ 외


이는 기존의 슈퍼 영웅 영화와는 다른 맥락이다. 오히려 정치스릴러물, 누아르에 가깝다. 정부로부터 배신당해 쫓기는 정보원을 다룬 영화인 ‘본 (Bourne) 시리즈’와 유사하다. 캡틴 아메리카는 악의 화신인 히드라를 상대한다는 점, 주인공이 평범한 미국인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전의 슈퍼 영웅을 다룬 할리우드의 전통을 따르고 있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을 또 다른 한 축으로 삼는다는 점에선 지금의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꽤 민주적인 정부조차 결코 알려져선 안 될 비밀스러운 일을 너무 많이 저지르고 있다’고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신동아 201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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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 │영화 칼럼니스트 nkw8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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