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호

환자 개인별 맞춤 치료 표방 대한기능의학회 최낙원 회장

  • 글·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2014-04-23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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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개인별 맞춤 치료 표방 대한기능의학회 최낙원 회장
    “현대 의학이 어항 속 금붕어만 본다면, 기능의학(機能醫學)은 어항의 물까지 치료 범위에 넣습니다. 질병 부위와 증상만 집중적으로 보는 현대 의학과 달리, 질병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치료하는 전인적(全人的) 의학을 지향하는 것이죠.”

    대한기능의학회(www. kifm.kr) 최낙원(62·현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 회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한의사 면허를 가진 국내 첫 의료인이다. 지난해 3월 3일 창립한 기능의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그는 올해 3월 23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의교정 마리아홀에서 2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개인별 맞춤 치료를 표방한 기능의학은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선 이미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 공식적으로 학회가 만들어지고 학술대회가 열리긴 이번이 처음이다.

    기능의학의 주된 대상은 대사증후군, 자가면역질환, 당뇨, 고혈압, 불안장애, 수면장애, 우울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각종 생활습관병과 만성질환이 총망라된다. 이러한 질병에 대해 정확한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진단과 처방을 하고, 치료 또한 수술이나 약물보다는 영양 및 생활환경 개선 등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통해 인체 스스로 본연의 치유 능력을 회복하는 생리적 균형을 이루게끔 이끄는 방식을 취한다. 즉 환자 개인별 증상과 발병 원인에 적합한 치료를 추구하는 게 기능의학의 목표다.

    창립 후 1년 남짓한 현재 기능의학회 회원은 300여 명. 신경외과뿐 아니라 피부과, 정형외과, 소화기내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의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들이 참여한다.



    한의사 면허 가진 신경외과 전문의

    최 회장이 기능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자신이 직접 기능의학의 효과를 체험해서다. 그는 46세 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협착증이 한꺼번에 오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선뜻 약물을 복용하거나 시술을 받기도 두려웠다. 누구보다 각종 약물 및 시술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익히 아는 의사 신분이었기 때문.

    그래서 눈 돌린 게 한의학. 틈틈이 관련 전문서적을 탐독하는 한편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를 돌며 이른바 명의(名醫)를 찾아다니면서 가능한 한 약을 쓰지 않고 통증을 다스릴 수 있는 침, 뜸 등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강구하다 결국 2011년 대전대 한의대를 늦깎이로 졸업했다.

    하지만 한의학 역시 과학적 증거에 의한 근거 중심 의학으로선 한계가 있었다.

    “서양 의학은 100명의 환자에 대해 같은 진단명을 내리지만, 한의학은 한 명의 환자를 두고 한의사마다 각기 다른 진단을 내립니다.”

    이처럼 현대 의학과 한의학 패러다임의 맹점을 절감한 최 회장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한 게 기능의학. 그는 “기능의학 치료를 통해 현재 정상적인 건강 상태와 다름없을 정도로 치유됐다”며 “지속적인 연구 및 교육 활동을 통해 기존 현대 의학과는 다른 해법을 다양하게 내놓음으로써 기능의학이 현대 의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적인 미래 의학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 기능의학회는 5월 25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공청회를 개최해 대(對)국민 홍보에 나선다. 흔히 광고만 믿고 일반 국민이 무심코 사먹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효능과 부작용을 널리 알리고 좋은 제품과 나쁜 제품을 제대로 판별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한다는 것.

    아울러 6월 21일엔 같은 장소에서 기능의학 공청회를, 6월 22일엔 합병증이 우려되는 여러 질환에 대한 기능의학회 대국민 건강강좌도 열어 기능의학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전남대 의대 출신으로, 1989년부터 서울 성북구에서 개원의로 진료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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