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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철도는 먹거리+일자리+서비스 ‘코레일형 창조경제’ 뜬다!”

사상 첫 흑자 경영, 최연혜 코레일 사장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철도는 먹거리+일자리+서비스 ‘코레일형 창조경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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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의 철도 인생

최연혜 사장은 이력이 조금 독특하다. 서울대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만하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끄럽지만 원래 꿈이 소설가였어요. 대학교 때 친구들이 밤늦게까지 대학도서관에서 앉아 있는 저를 보고 고시공부 하는 줄 알았대요. 실은 신춘문예에 응모할 소설을 쓰고 있었죠. 창피해서 투고까지는 하지 못했지만(웃음).”

▼ 철도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습니까.

“만하임대는 문학전공 과정이 없고 경영학이 유명했어요. 그래서 경영학을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적성에 딱 맞더라고요. 성적도 꽤 좋았어요(웃음). 사람들이 제가 철도로 박사학위를 받은 줄 아는데 그건 아니고요. 공기업 경영전략으로 학위를 받았어요. 그런데 유학 시절에 독일이 통일되면서 철도가 최대 관심사가 됐죠. 독일의 사례가 남북분단 상황인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철도 공부를 했죠. 그게 계기가 돼 한국에 와서 한국철도대학(현 교통대) 교수로 지원하게 됐고요.”



▼ 철도 분야에 여성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시기였을 텐데요.

“철도전문가로 불리는 분들의 98% 이상이 토목, 차량, 전기 등 기술자예요. 그 때문인지, 경영적으로 접근하는 전문가는 드물었죠. 여성은 더더욱 없었고요. 이젠 철도산업이 기술적 접근에서 경영적 접근으로 변해야 한다고 봅니다. 철도라고 하면 흔히 ‘딱딱하다’ ‘남성적이다’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독일어는 명사마다 성(性)이 있는데, 철도 용어의 절반이 여성명사인 걸요. 외국에선 철도가 관광산업에서 중요한 기능을 해요. 철도가 돌아가는 것은 기술 덕분이지만 동시에 산업, 먹거리, 일자리, 서비스라는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 점에서 여성에게 적합한 분야죠.”

1997년 한국철도대학 교수가 된 그는 2005년부터 코레일 부사장, 한국철도대학 총장을 역임하는 등 ‘철도 인생’을 걸었다.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이쯤에서 2013년 12월 한 달 동안 국민을 불안으로 몰아넣은 철도노조 총파업 사건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얘기를 꺼내자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지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노조를 자극할 수도 있고요”라며 손을 내저었다.

“사실, 사장 공모 신청을 할 때부터 임기 중에 한두 번은 파업에 직면하게 될 거라고 예상했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2014년에 단체협상이 있으니까 그때쯤 파업을 할 거라고 예상했지, 취임하자마자 임금협상과 수서KTX 민영화 의혹으로 파업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파업이 너무 일찍 온 거죠.”

▼ 당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뭡니까.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게, 제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없었다는 거예요. 취임하자마자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다녔고, 수서법인 문제도 국토부에서 결정된 게 없으니 노조와 대화할 수도 없고…. 그렇게 시간만 지나갔어요. 국토부에서 최종안이 나와서 그걸 가지고 노조와 대화를 시작하려 하는데, 곧바로 파업을 강행했어요. 당시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기해 정치투쟁을 하는 시기였기에 노조가 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래도 내게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설득 노력을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커요.”

▼ 설득할 방안이 있었습니까.

“노조로서도 KTX 수서법인을 인정하고 임금 동결에도 동의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저도 노조 요구대로 임금 인상을 해줄 수는 없는 상황이었고. 취임했을 때 이미 책정된 연간 인건비가 초과된 상태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임금을 올리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직원들에게 큰 불이익이 돌아가요. 그나마 직원들이 피해를 덜 받는 게 임금 동결이었죠.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직원들이 열심히 일했을 때 보상할 방안을 노사가 함께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그는 수서KTX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민영화하면 직접 선로에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며 노조를 설득했다. 하지만 노조는 총파업을 강행했다. 파업에 맞서 그는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면 피하지 않겠다”며 단호하게 대응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렇다고 강성 일변도였던 것은 아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조계사에 숨어 있던 노조 수석 부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협상하기도 했다.

“사장이 노조 부위원장을 직접 상대하는 건 ‘격에 맞지 않다’는 만류도 있었지만, 권위보다는 문제 해결이 중요하죠.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라도 만나야죠.”

‘I ♡ KORAIL’

▼ 파업 후 노조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게 힘들지 않았나요.

“직원들이 처음엔 인사도 잘 안했어요. 그래서 저도 속으로 삐쳐 있었죠(웃음). 그런데 알고 보니 파업 때 제가 하도 세게 나가서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대요. 그래서 자기들을 얼마나 싫어할까 싶어 인사도 못했다고 해요. 그걸 알고 제가 먼저 다가갔어요. 그러니까 ‘직접 만나보니까 무섭지 않고, 생각도 유연하더라’고 했어요.”

최 사장과 함께 서울역을 둘러보는데, 여기저기서 다가와 반갑게 인사하는 직원들 때문에 대화를 이어가기 힘들 정도였다. 그의 말마따나 노조원들과의 거리가 많이 가까워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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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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