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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마니아들의 우상’ 정선근 교수가 찾아낸 ‘코로나 시대’ 운동법

허리 통증, 수술하지 말고 뒤로 젖히는 운동이 답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헬스마니아들의 우상’ 정선근 교수가 찾아낸 ‘코로나 시대’ 운동법

  • ● ‘방콕’ 열 달째 “생수통이 이렇게 무거웠나?”
    ● 코로나19 최대 피해자는 무릎관절 환자
    ● 늙으면 누구나 힘이 빠진다? 당연하지 않다
    ● 좌독(坐毒)의 저주, 사망률 59% 높아져
    ● 꼬부랑 허리 안 되려면 엉덩이 근육부터 키워라
    ● 오래 살려면 유산소운동, 멋지게 살려면 근력운동
정선근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조영철 기자]

정선근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조영철 기자]

올해 유행어 중 하나가 ‘확찐자’다. 네이버 사전은 ‘확찐자’를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 안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활동량이 급감해 살이 확 찐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신조어”라고 설명했다.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10개월째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정선근(57) 교수는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과는 별개로 전 국민의 근육량이 1~2%가량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6개월 이상 운동을 하지 못하면 흔히 근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상태가 된다. 어딘지 모르게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일상생활에서 자주 하던 행동을 할 때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낀다. 예를 들어 평소 2L 생수 6개 묶음 12㎏을 번쩍 들던 사람이 어느 순간 버겁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 여기저기 통증이 생긴다. 병력이 있으면 더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특히 무릎은 근력운동을 안 하면 금방 나빠진다. 관절마다 특성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어깨가 좋아지려면 스트레칭과 회전근개 즉 견갑골 주변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무릎이 좋아지려면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네 갈래 근육)을 강화해야 하고, 허리는 바른 자세로 가만히 있으면 좋아진다. 코로나 사태로 평소보다 운동량이 크게 줄면서 무릎이 안 좋은 분들이 가장 고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식들은 연로한 부모님에게 집 밖에 함부로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데 이런 효도가 오히려 건강 수명을 단축하는 셈이다.

근감소증은 질병, 운동이 명약

정 교수에 따르면 신체가 노화되면서 근육이 줄어드는 ‘노인성 근감소증’이 생기면 거동이 불편해지고 당뇨·고혈압·심장질환·뇌졸중 등 치명적인 성인병에 걸리기 쉬우며, 치매도 잘 걸리고, 수명도 짧아진다. 한편으론 늙으면 힘이 빠지는 게 당연한데 그게 무슨 병이냐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 정 교수는 “근감소증은 당연히 순응해야 할 현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병”이라며 “근감소증의 최고 명약은 운동”이라고 했다. 



법정 노인 연령인 65세가 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사람의 척추와 관절은 서른 살 무렵 성장이 최고조에 달한다. 이 말을 뒤집으면 서른 살 무렵부터 노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강제적인 ‘방콕’ 생활을 하면서 TV 시청 시간은 증가하고 신체활동은 감소했다. 

실제로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국내 시청시간 변화 추이를 보면, 첫 확진자가 나온 올해 1월 4주차의 일일 평균 시청시간은 217분이었으나,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돼 이동이 제한된 2월 4주차에는 260분으로 19.8%나 급증했다. 여기에 비대면 근무와 학습, e스포츠나 쇼핑을 위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8시간 이상 꼬박 앉아서 생활하고 있다. ‘좌독(坐毒)’이 차곡차곡 우리 몸 안에 쌓이는 것이다. 

노르웨이 스포츠과학학교의 울프 이켈룬드 박사가 ‘TV 시청시간에 따른 사망률’을 장기 추적한 논문 16편의 기초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신체 활동량이 가장 많은 그룹(앉아 있는 시간 하루 4시간 이하, 하루 60~75분 중강도 운동)에 비해, 신체 활동량이 가장 적은 그룹(앉아 있는 시간 하루 8시간 이상, 하루 5분 이하 중강도 운동)의 사망률이 59% 높았다. 이것이 ‘좌독’의 저주다.

재활의학 전문의도 요통에 시달렸다

정선근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요통 환자의 98%는 수술 없이 완치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영철 기자]

정선근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요통 환자의 98%는 수술 없이 완치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영철 기자]

근골격계 질환 및 요통 분야 명의로 알려진 정선근 교수가 진료하는 서울대학병원 재활의학과는 2021년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 어렵게 예약해 놓고 기다리다 못해 다른 병원으로 가거나 그사이 저절로 병이 낫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런 대기 환자들을 위해 정 교수는 ‘백년 허리’ ‘백년 목’ ‘백년 운동’이라는 제목의 책 세 권을 썼다. 특히 ‘백년 운동’은 척추와 관절 부담을 줄이고 근력 강화 효과가 좋은 20개 동작을 골라 동작별로 이론, 그림, 사진을 넣어 설명했다. 어떤 운동이 척추·관절 통증에 더 안전하고 어떤 운동이 더 위험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또 운동할 때 생길 수 있는 척추·관절의 통증 원인과 대처 방법도 추가해 누구나 두려움 없이 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는다. 

운동인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은 정 교수 자신이다. 일단 정 교수를 처음 만나면 넉넉한 겉옷으로도 감춰지지 않는 대흉근(정 교수에 따르면 젊은 오빠들의 로망), 벌어진 어깨(강한 남성의 자존심), 우람한 팔근육과 두툼한 목에 놀란다. 180㎝ 가까운 큰 키지만 압도적인 첫인상은 잘 발달한 상체에서 나온다. 그의 인터뷰 기사와 건강 칼럼에는 “타이슨 목” “제대로 운동하려고 재활의학 전공한 진정한 헬스 마니아”라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 

의과대학 시절 서울대 역도부에서 운동했고 매일 140㎏, 150㎏의 벤치프레스를 거뜬히 들어 올리던 그였지만 40대에 접어들자 여기저기 고장이 났다. 2006년 허리 디스크 탈출증, 2007년 왼쪽 어깨 관절 테두리 손상, 2011년 목 디스크 탈출증, 2015년 왼쪽 무릎 관절 연골 손상 등 척추·관절 통증을 차례차례 겪으면서 찢어지고 무너지는 척추와 관절을 추스르며 근력운동을 계속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백년 운동’에 그 노하우를 담았다. 

480쪽이 넘는 ‘벽돌책’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올해 3월부터 유튜브 채널 ‘정선근TV’도 시작했다. 구독자 22만800명, 평균 조회수 20만으로 랭킹 상위 크리에이터다. 그가 직접 찍어 올린 47개 동영상 중 ‘뒤꿈치 들기를 안 하면 너무도 억울할 4가지 이유’는 231만 조회수를 넘겼다. ‘정선근TV’ 구독자의 32%가 25~34세라는 점도 눈에 띈다.

20대도 안심할 수 없는 요통

-척추·관절 질환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 아닌가. 그런데 의외로 20~30대 유튜브 구독자가 많다. 

“허리 디스크는 유전적 영향이 정말 크다. 디스크 퇴행 요인을 보면 노화가 원인인 경우는 10%에 불과하고, 좋은 허리를 타고났느냐 아니냐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80대 노인이 30대 젊은이보다 허리가 곧고 디스크가 생생한 경우도 많다. 핀란드 여성 과학자는 이를 유전 대신 ‘가족적 성향(familial aggregation)’이라고 표현했다. 부모를 동반한 젊은 요통 환자가 진료실에 오면 가족력부터 확인한다. 대부분 부모 어느 한쪽이 젊은 시절부터 허리가 아팠다고 대답한다. 반대로 70대에 처음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아온 환자에게는 ‘부모님으로부터 정말 튼튼한 허리를 물려받아 남들은 40대에 아플 것을 당신은 이제야 아프기 시작했다’고 위로한다. 젊어서 허리가 아픈 분들은 꾸준히 관리하면 나을 수 있다는 의지가 있는데 평생 허리 아픈 거라곤 모르고 살다가 나이 들어 아픈 분들은 ‘내가 늙어서 쓸모없는 인간이 됐구나’ 하며 정서적으로 동요한다. 서른 살에 아픈 분들보다 80대에 아프기 시작한 분들이 트라우마가 훨씬 심하다. 이런 것을 보면 세상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4년 전 펴낸 ‘백년 허리’에서 요통 환자의 98%는 수술 없이 완치될 수 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천기누설’이라는 말도 나왔다. 

“디스크가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디스크 내부가 손상돼 아픈 디스크성 요통과 디스크가 튀어나와서 생기는 좌골신경통이 있다. 문제는 염증이다.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에 묻으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인데 이는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6개월이면 사라진다. 탈출한 디스크도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 협착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 부분을 수술로 잘라내거나 통째로 제거하면 당장은 통증이 사라지겠지만 척추의 ‘쿠션’ 기능을 하는 수핵이 없어져 몇 년 지나면 허리가 더 아프게 된다.” 

-좋은 운동과 나쁜 운동이 따로 있나. 

“첫 책 ‘백년 허리’에서 허리 디스크가 찢어진 사람은 윗몸일으키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윗몸일으키기는 나쁜 운동’이라고 말하더라. 이렇게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윗몸일으키기는 복근을 키우는 데 정말 좋은 운동이다. 젊고 건강한 허리라면 얼마든지 해도 된다. 그러나 디스크가 손상된 사람은 이 운동을 해선 안 된다. 나도 40대에 디스크가 온 뒤 처음에는 모르고 허리 강화 운동을 한다며 윗몸일으키기를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더 나빠졌다. 내게 맞는 운동이냐 아니냐만 있을 뿐 나쁜 운동, 좋은 운동은 없다. 윗몸일으키기는 죄가 없다.”

윗몸일으키기는 죄가 없다

개개인의 척추와 관절 상태에 적합한 필라테스 동작을 잘 선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좋은 동작’인 ‘엎드려 상체 젖히기’도 허리 디스크 손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다. [도서출판 아티잔 제공]

개개인의 척추와 관절 상태에 적합한 필라테스 동작을 잘 선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좋은 동작’인 ‘엎드려 상체 젖히기’도 허리 디스크 손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다. [도서출판 아티잔 제공]

허리를 꼿꼿이 펴고 요추전만을 유지하며 양쪽 견갑골을 등 뒤에서 붙여 가슴을 활짝 열고 턱을 가능한 한 높이 치켜들어 걷는 게 좋다. [도서출판 아티잔 제공]

허리를 꼿꼿이 펴고 요추전만을 유지하며 양쪽 견갑골을 등 뒤에서 붙여 가슴을 활짝 열고 턱을 가능한 한 높이 치켜들어 걷는 게 좋다. [도서출판 아티잔 제공]

-운동이 좋은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척추와 관절 문제가 해결된 환자에게 ‘치료가 끝났으니 병원에 그만 오셔도 된다’는 내용이 적힌 일종의 ‘졸업장’을 드린다. 그러면 십중팔구 ‘운동해도 되느냐’ ‘언제부터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환자가 자기 몸에 맞는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알려주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런 분들을 위해 ‘백년 운동’을 썼다.” 

-‘백년’ 시리즈에서 소개한 동작이 다른 물리치료사, 헬스 트레이너, 요가 강사들이 알려주는 동작과 달라서 헷갈린다는 분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운동치료사들이 권하는 ‘윌리엄스 운동법’을 내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 운동법은 윗몸일으키기나 다리를 앞으로 쭉 뻗고 앉은 상태에서 손으로 발끝을 잡는 등 허리를 앞으로 구부려 요추전만(허리뼈가 앞으로 볼록하게 굽는 것)을 줄여주는 동작으로 이뤄져 있다. 내가 요통 환자에게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동작이다.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위아래 척추 뼈끼리 부딪치면서 디스크를 밀어낸다. 이게 디스크 탈출이다. 나는 ‘매킨지 운동법’을 권한다. 기본적으로 가슴을 펴고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이다.” 

-책에 디스크 치료 후 11개월 뒤 다시 찾아온 42세 여성 환자 사례가 나온다. 이처럼 ‘졸업’ 했다가 다시 찾아오는 원인은 무엇인가. 

“알려드린 운동법과는 완전히 반대로 하다가 재발한 경우다. 그 환자에게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스트레칭이나 요가의 ‘고양이 동작’은 찢어진 허리 디스크를 더 찢기 때문에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했느냐고 물었더니 운동을 가르치는 분이 ‘그동안 뒤로 젖히는 운동을 많이 했으니 이제 앞으로 굽혀야 한다’고 했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찢어진 디스크가 온전히 붙으려면 2년 정도 허리에 부담이 가는 운동은 철저히 피해야 한다. 책에서 하지 말라는 운동을 그대로 하는 분도 많다. 골프를 배울 때 코치 앞에서는 배운 대로 잘 하다가 한 달 정도 혼자 연습한 뒤 점검해 보면 엉뚱하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확한 동작이 내 몸에 완전히 밸 때까지 계속 점검하지 않으면 왜곡될 수 있다.”

‘요통은 직립보행의 저주’, 잘못된 가설

-권유하는 운동법이 정반대인 것은 ‘요추전만’에 대한 시각차에서 나온 것 같다. 

“흔히 인간이 두 발로 서서 걸으면서 시야를 확보하고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그 대가로 허리와 목 통증에 시달리게 됐다고 말한다. 이를 ‘직립보행의 저주’라고도 한다. 잘못된 가설이다. 이 가설대로라면 네 발 짐승은 요통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개의 요통 관련 논문만 600여 편이 검색될 정도다. 요통은 근육이 척추뼈와 디스크에 강한 힘을 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손상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 직립보행 때문이 아니다. 그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경추와 요추전만이 생겼다. 그런데 요추전만이 나쁘니 펴주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하면 좋은 운동이 될 수 있겠나.” 

-통증은 내 몸을 아껴 쓰게 하는 고마운 신호라고 했다. 무슨 뜻인가. 

“의학적으로 통증은 나쁜 것이니 무조건 없애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통증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진료실로 환자가 들어올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자세다. ‘저렇게 자세가 나쁘니까 통증이 생기지’와 ‘통증을 회피하려다 자세가 무너졌구나’를 동시에 생각한다. 디스크 탈출로 고생하다 낫는 과정에서 허리가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발톱을 깎거나 양말을 신기도 힘들게 된다. 찢어졌던 디스크가 붙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니 감사히 여겨야 하지만, ‘이러다 허리를 못쓰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 잘못된 허리 운동을 하다 다시 디스크가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통증은 해소하는 게 아니라 해석하는 것이다.” 

-단순히 근육통인지 척추·관절의 문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양쪽으로 운동을 같이 했는데 한쪽만 아프다거나, 직접 운동한 관절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아플 때는 척추·관절의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또 근육통은 2~3일 정도면 풀리는데 4일이 지나도 계속 아프면 문제가 생긴 거다.” 

-자신의 몸에 대해 더 민감해져야 한다는 말인가. 

“허리, 어깨, 무릎이 심하게 아프기 전에 신호가 온다. 조금 아팠다가 쉬면 괜찮아지고 다시 아프기를 반복하다 다음 단계로 가면 그전보다 통증의 강도가 높아지고 지속 기간이 길어지며 간격은 짧아진다. 통증이 더 자주, 더 길게, 더 세게 오는 것이다. 허리라면 디스크가 터지고, 무릎은 연골이 찢어지고, 어깨는 힘줄이 툭 터진다. 엄청나게 아프다. 그제야 병원을 찾는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쳐선 안 된다.”

엉덩이 근육을 지켜야 하는 이유

-유산소운동파와 무산소운동파가 있다.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하나. 

“근육을 반복적으로 수축시켜 에너지를 소모해 몸에 자극을 가하는 것을 운동이라고 정의한다면 크게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으로 나뉜다. 유산소운동은 근육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돼 포도당과 지방을 완전히 분해해 많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근육의 지구력이 좋아지고, 심폐 기능이 향상된다. 무산소운동은 반대로 근육으로 가는 산소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강한 근육 수축을 반복해 근육을 크게 만들고 근력을 강하게 한다. 그러나 두 가지 운동은 방법이 아니라 운동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똑같은 달리기라도 우사인 볼트가 번개처럼 달리면 무산소운동이고 일반인이 헬스클럽에서 시속 8㎞로 천천히 달리면 유산소운동이다. 다만 한국인의 운동 습관은 유산소운동에 치우쳐 있다. 걷고 달리는 운동 외에 제대로 된 근력운동을 추가해야 한다. 이것이 ‘백년 운동’의 키포인트다.” 

-오랜 ‘방콕’ 생활로 우리 몸에 ‘좌독’이 쌓였다고 했는데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켈룬드 박사의 연구에 이미 답이 나와 있다.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는 사람이 60~75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하면 사망률 증가가 거의 없었다. 중강도 운동이란 시속 5.6㎞ 속도로 경쾌하게 걷거나 시속 16㎞ 속도로 자전거를 타는 정도의 운동을 뜻한다. 그러나 좌독보다 더 무서운 것은 TV독이다.”

오래 살려면 유산소 운동, 멋지게 살려면 무산소 운동

-일주일에 딱 한 번 15분만 운동할 수 있다면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라고 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몸의 한가운데 있는 엉덩이는 굴착기 엔진과 같은 파워 제너레이터임에도 허벅지에 비해 무시당해 온 근육이다. 엉덩이 근육은 걷고 뛰는 속도를 높여주고 무릎과 허리 통증을 완화시킨다. 꼬부랑 노인이 안 되려면 엉덩이가 강해야 한다. 씨름선수 이만기의 허리 힘이 좋아서 들배지기를 잘한다고 하는데 엉덩이 힘 덕택이다.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게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포티 스쿼트(potty squart)를 권한다. 엉덩이를 뒤로 쭉 빼서 무릎에 부담을 가지 않게 하는 스쿼트 동작이다.” 

정선근 교수와 ‘척추·관절 아프지 않게 100세까지 운동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재활의학의 명칭과 위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미친다. 모든 운동은 재활이 아니라 예방이기 때문이다. 정선근 교수의 진료실을 찾는 이들은 통증으로부터 ‘졸업’하는 동시에 백년운동학교에 ‘입학’한다. 

이제 선택만 남아 있다. 아픈 척추와 관절로 남은 인생 40~50년을 근근이 버틸 것인가, 100세까지 건강하고 멋지게 살 것인가. 이를 위해 정 교수가 내민 처방은 간단하다. “오래오래 살려면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하고, 건강하고 멋지게 살려면 근력운동을 하라.” 하루 30분~1시간 유산소운동을 하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주 2회 이상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신동아 2020년 11월호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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