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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尹갈등에 ‘검찰개악’…文개혁 실체는 권력장악”

‘원조’ 검찰개혁론자 6人이 말하는 검찰개혁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秋·尹갈등에 ‘검찰개악’…文개혁 실체는 권력장악”

  • ● “증권범죄합수단 해체, ‘권력형 범죄 수사 말라’는 메시지”
    (김경율 회계사·前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秋·尹 갈등, 어떻게 끝나도 법치주의 후퇴”
    (김성룡 교수·前대검 검찰개혁위원)
    ● “공수처는 ‘정권 친위 수사대’”
    (김종민 변호사·前대검 검찰개혁위원)
    ● “‘조국식 개혁’, 알맹이 없이 경찰 요구만 들어줘”
    (양홍석 변호사·前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 “與, 정보경찰 활동 침묵, 檢판사정보 수집은 위법?…이중 잣대 화나”
    (한상희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 “尹, 위법한 징계에 승복 안 돼…법리 다퉈 법치주의 솔선수범해야”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두고 사법제도 개선·인권 보호보다 정치적 득실을 노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Gettyimage]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두고 사법제도 개선·인권 보호보다 정치적 득실을 노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Gettyimage]

#1 “참여연대에 몸담았을 때,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문제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동료 활동가는 ‘자칫 검찰개혁에 매진한 20년이 수포로 돌아간다’며 회의적이었다. 모든 이슈를 검찰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듯해서 착잡했다.” 
-김경율 회계사·前참여연대 집행위원장 

#2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반드시 통제해야 한다. 그렇다고 경찰의 수사권 조정 요구만 들어주는 것은 결코 개혁이 아니다. 현 정부의 검찰개혁은 알맹이가 없다. 경찰에게 힘이 쏠려 수사 과정에서 시민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
-양홍석 변호사·前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한국 사회의 대표적 ‘검찰개혁론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문 정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앞세워 ‘검찰개혁’에 연일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동아’는 2020년 12월 1~14일 국내 법조인과 법학자, 시민단체 관계자 6명을 취재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참여연대’,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등에서 활동했거나 원로 학자로서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인사들이다. 다만 이들이 주장한 개혁의 의미는 문 정부와 사뭇 달랐다. “강력한 권력을 오남용한 검찰은 개혁 대상이다. 다만 문 정부의 개혁은 사법제도 개선·인권 보호보다 정치적 득실을 노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 5년차(2021년)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정쟁 대상으로 전락한 지금, 진정한 개혁이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물었다.

“모든 이슈를 검찰개혁 프레임으로 봐 착잡”

김경율 회계사·前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성룡 경북대 교수·前대검 검찰개혁위원, 김종민 변호사·前대검 검찰개혁위원 (왼쪽부터) [조영철 기자, 김성룡 제공, 지호영 기자]

김경율 회계사·前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성룡 경북대 교수·前대검 검찰개혁위원, 김종민 변호사·前대검 검찰개혁위원 (왼쪽부터) [조영철 기자, 김성룡 제공, 지호영 기자]

‘문재인 표’ 검찰개혁의 핵심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부터 공수처 설치를 공약했다. 2017년 19대 대선 때도 “검찰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고 공수처 설치로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2017년 4월 23일 중앙선관위 주최 TV토론회 석상 발언)며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수사 및 기소(대법원장·대법관·판사, 검찰총장·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권한을 갖는다. 검찰이 독점한 기소권을 행사하고 총장·검사의 비위를 수사할 수 있다. 

2020년 12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2019년 12월 30일 통과된 공수처법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 조건을 개정한 것이 뼈대다. 이에 따라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가 기존 ‘5분의 4 이상’(전체 추천위원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 이상’(5명)으로 바뀌었다. 야당이 추천한 2명이 반대해도 나머지 5명(법무부 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인 각 1명, 여당 추천 2명)의 결정으로 공수처장 추천이 가능해졌다. 여기서 추천된 2명 중 1명을 대통령이 처장으로 임명한다. 야당의 비토(veto)권이 무력화된 것이다. 


“누가 공수처 통한 개혁에 찬성하겠나”

검사 출신으로 2017년 문무일 총장 시절,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시민사회가 공수처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어디까지나 고위공직자 부패를 막자는 취지였다”며 “현실에 등장한 공수처는 ‘정권 친위 수사대’에 가까워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공수처를 통한 개혁에 찬성하겠느냐”고 말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된 11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YTN의 외뢰로 전국 성인 5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2%는 이번 공수처법 통과가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잘된 일’이라고 평한 이는 39.5%였다. 여권이 공수처에 이토록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검찰개혁이라는 의제가 제기된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한 교수는 1997년부터 현재까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다. 2011~2013년에는 운영위원장으로서 참여연대 운영을 총괄했다. 

“검찰개혁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DJ(김대중) 정부 때다. 민주화 이후 안기부 등 권위주의적 기구가 힘을 잃었다. 그로 인해 1990년대 힘을 얻은 검찰의 문제점이 부각됐다. 시민단체 활동도 주효했다. 1987년 민주화 후 법률·환경·여성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루는 ‘신사회운동’이 등장했다. 지금 현실화된 공수처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기구도 참여연대가 처음 제시했다.”

“공수처, 1996년 참여연대가 처음 제시”

1996년 11월 참여연대는 국회의원 151명과 시민 2만3000명의 서명을 받아 국내 최초로 공수처(당시 명칭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법안을 내놨다. 한 교수는 “1990년대 당시 참여연대는 검찰개혁의 일환이 아닌, 고위공직자 부패를 추방하기 위한 기구를 제안했다. 현 공수처 논의도 2019년을 전후해 갑자기 검찰개혁 의제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회계사는 “시민사회 진영에서 어느 순간 공수처 설치가 개혁의 유일한 방안처럼 여겨졌다. 점차 검찰개혁이 모든 사회적 의제를 잠식했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1998년 참여연대에 투신해 경제 분야 시민운동을 주도했다. 공동집행위원장이던 2019년 10월, 참여연대를 탈퇴했다. 조국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두고 다른 구성원과 의견 차가 컸기 때문이다. 그는 참여연대 내에서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가 어떤 위상을 가졌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조국 전 장관 사태가 불거졌을 때,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에 대한 염원을 위해 20년 가까이 매진했다’며 회의적 반응이 돌아왔다. 참여연대, 특히 검찰개혁 문제를 주로 다루는 사법감시센터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모든 정치·사회 문제를 검찰개혁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 검찰개혁 의제도 공수처 설치 한 가지로 귀결됐다. 공수처는 당초 고위공직자 부패를 수사하는 기구로서 제기됐다. 그러다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모든 개혁 의제를 잠식했다.” 

김 회계사는 “공수처의 중요성을 강조한 여권이 2020년 1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한 것도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여권의 증권범죄합수단 폐지는 모순”

“과거 권력형 범죄는 단순 청탁·수뢰 사건이 많았다. 이제 옵티머스·라임 사건 등 그보다 복잡한 경제범죄가 주를 이룬다. 결국 합수단(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같은 전문 수사조직이 나서야 한다. 검찰개혁의 미명 하에 합수단을 해체한 것은 집권 세력이 확실한 메시지를 준 것이다. 자신들과 관련된 경제범죄를 수사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공수처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김종민 변호사는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직무유기·공무상 비밀누설’을 독소 조항으로 꼽았다. 김 변호사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대한 이른바 적폐수사 때 검찰은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를 남용했다. 강력한 힘을 얻은 공수처가 이런 혐의를 문제 삼으면 어떤 공직자도 권력의 입맛대로 처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대해서도 “언론사 기자가 공직자에게 정보를 얻어 정부 비판 기사를 써도 비밀누설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권력이 공무원은 물론 언론사와 기자까지 틀어쥘 수 있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민주국가 중 공수처처럼 강력한 반(反)부패기구를 둔 전례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공수처와 유사한 해외 사례로 홍콩의 염정공서(廉政公署·ICAC)가 꼽힌다. 이에 대해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공수처와 같은 기구는 공산국가에만 있는 것이지 자유민주주의 국가 중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공수처장은 누가 통제할 것인가.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 그 위에 또 다른 조직을 만들 것이냐”고 반문했다.

“文정부 검찰개혁 실체 뭔가”

양홍석 변호사·前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한상희 건국대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왼쪽부터) [뉴시스, 홍중식 기자]

양홍석 변호사·前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한상희 건국대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왼쪽부터) [뉴시스, 홍중식 기자]

허 석좌교수는 “그동안 검찰이 권력의 시녀 노릇하며 수사권을 남용하고 국민의 기본권도 침해했다. 당초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공감했다”면서도 “공수처법 ‘개악’ 등의 행보를 보니 여권이 주장하는 개혁의 실체는 권력장악이었다. 진짜 개혁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유리한 것이어야 한다. 이 점에 분노한다”고 덧붙였다. 

문 정부 검찰개혁의 또 다른 축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2020년 1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 뼈대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좁혀졌다. 경찰은 검찰의 지휘에 복종하는 것이 아닌 ‘상호협력’하게 됐다. 과거 모든 수사에 관해 검찰의 지휘를 받았으나 법 개정으로 1차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도 얻었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축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종민 변호사는 “검찰은 준(準)사법기구다. 꼭 개입해야 할 사건이 아니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며 “검찰의 직접·특수수사를 최소화하고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검찰이 직접·특수수사에 적극 나서면서도 수사 결과를 책임지지 않았다며 다음처럼 지적했다. 

“검찰이 너무 쉽게 수사라는 칼을 빼 들면 안 된다. 어느 순간부터 검찰 특수수사 파트가 기소한 사건에 무죄판결이 나와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 ‘법원과 견해차가 있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만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사도 계속 승승장구한다. 무리한 직접수사 결과 무죄판결이 나왔다면, 일선 수사검사는 물론 결재 라인의 책임자는 모두 사표를 써야 맞다. 외부로부터 독립성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수사에 대한 검찰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양홍석 변호사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여전히 넓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직접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의 범위가 여전히 넓다. 부패(뇌물액수 3000만 원 이상)와 경제(피해액 5억 원 이상 횡령·배임·사기) 등 굵직한 사건은 여전히 수사할 수 있다. ‘이게 검찰개혁이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 변호사가 지적하는 검찰의 가장 큰 과오는 ‘검찰권 오남용’이었다. 그는 “이제껏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했다. 검찰 조직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수사권·기소권을 오남용했다”며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시민들이 이번 정부의 검찰개혁에 공감한 것은 검찰권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른바 특수사건·중요사건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처리했다. 기소 결정도 법적 기준이 아닌 ‘일단 기소하고 보자’ 혹은 반대로 ‘일단 덮어두자’는 식으로 결정했다.”

“99% 일반시민 기본권 침해 가능성↑”

다만 양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검찰의 통제가 약화된 것을 우려했다. 그는 “과거 검찰의 특수수사 대상, 앞으로 공수처가 수사할 ‘높으신 분’은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다. 전체 형사사건 고발인·피의자의 99%를 차지하는 일반 시민이 문제”라며 “지금도 경찰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문인데 오히려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반(反)개혁적 조치”라고 평했다. 

양 변호사는 2020년 1월 15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개정(1월 13일) 후 이틀 만이었다. “경찰 수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개혁 방향은 맞지만 검찰 통제를 약화시키는 것은 국민 기본권 보장에 부정적이다. 참여연대의 문 정부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태도가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어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경찰에 대한 통제 장치가 느슨해진 것을 두고 양 변호사는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검찰개혁을 주도하며 경찰의 수사권 조정 요구에만 응했다. 시민을 형사사법제도로 보호할 수 있는지가 개혁의 핵심이다.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받아 불쾌·불편한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이른바 조국식 검찰개혁은 알맹이가 없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 때문일까. 실제 검찰의 통제에서 벗어난 ‘공룡 경찰’의 출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찰은 검찰과 국정원으로부터 각각 1차 수사종결권, 대공수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져왔다. 

경찰 권한을 분산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는 했다. 경찰 사무를 국가·자치·수사경찰로 각각 분리하는 경찰청법 개정안(2020년 12월 9일 국회 통과)이다. 국가경찰은 경찰청장의 지휘하에 정보·보안·외사·경비 업무를 맡는다. 수사경찰은 신설되는 국가수사본부장의 지휘로 나머지 수사를 관할한다.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는 자치경찰은 지자체 단위의 생활안전 유지를 책임진다. 다만 경찰청 산하에 편제되는 국수본이 수사 중립성·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자치경찰이 국가경찰의 외곽 조직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권력 집중해 놓고 개혁이라 칭해”

경찰로의 권력 집중 가능성에 대해 한상희 교수는 “아주 심각하다. 기존에는 경찰을 견제할 검찰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이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홀로 권한을 독점하게 됐다”며 “별도의 수사본부와 자치경찰을 둔다고 하나 미온적 조치다. 개혁이란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다. 다른 기관의 권한을 떼서 경찰에 집중해 놓고 개혁이라 칭하는 것은 무리”라고 평했다. 그는 경찰이 대공수사권을 확보해 ‘정보권력’을 독점한 것도 우려했다. “경찰은 이미 정보경찰을 통해 막강한 정보력을 가졌다. 대공·보안 수사까지 맡으면 힘이 너무 강력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경찰 조직에서 정보 수집을 전담하는 곳은 경찰청 정보국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정책 입안과 인사 검증에 필요한 정보를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시위 관련 업무에도 관여한다. 2019년 7월 26일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은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보고회’에서 “경찰의 정보수집 활동 범위를 명확히 하고 정보경찰 인력도 11.3%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보경찰 인력은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3000명에 육박한다. 경찰이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정보를 수집하는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다. 

한 교수는 “경찰이 이렇다 할 근거 법률 없이 정보를 수집한다. 현 여권은 여기에 침묵한다. 그러면서 검찰이 판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을 불법이라고 하지 않나. 이런 이중 잣대에 화가 난다”며 “경찰 정보는 무서운 정보다. 정보를 수집해 윗선에 올리면 일부만 채택된다. 보고하는 사람이 보고받는 사람 입맛에 맞는 정보를 모으기 쉽다. 애초에 정보를 선별해 고를 수 있고, 최종 정보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홍석 변호사는 “경찰청의 정보국 운영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양 변호사는 “애초에 경찰청에 정보국 조직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치안활동을 위해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필요하나 현재 정보국 업무와는 거리가 멀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앙정부의 정책정보는 국무조정실이 주관하고 지방정부의 경우 각 지자체가 담당하면 된다. 경찰이 청와대에 독점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 인사검증도 마찬가지다. 정보경찰의 인사정보 수집 기능을 인사혁신처 및 각 부처 인사 조직에 넘겨야 한다. 집회·시위 대응은 지금도 일부 기능을 공유하는 경비 파트가 맡으면 된다. 수사국 산하에 범죄정보과, 외사국에는 외사정보과 등 정보부서가 있다. 정보국을 없애고 그 예산과 인력을 이들 범죄정보 부서에 나눠줘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檢 중립성·독립성 보장”

검찰개혁 과제가 산적했는데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힘겨루기는 계속되고 있다. 2020년 11월 24일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해 징계 및 직무배제를 명령했다. 12월 1일 서울행정법원이 윤 총장의 소송을 받아들여 직무배제는 취소됐다. 12월 10일과 15일 두 차례 열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윤 총장 측은 “징계절차가 위법하고 부당해 승복할 수 없다.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징계안을 재가했다. 추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고, 윤 총장은 쟁송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대검 검찰개혁위원(2017년 문무일 총장 재임 시절)을 지낸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추 장관이 제기한 윤 총장 징계·직무배제 사유가 합당한지 당장 판단은 어렵다”면서도 “이제껏 추 장관의 행보는 분명 검찰이 정치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추 장관과 윤 총장 간의 갈등이 어떻게 끝나도 우리 법치주의는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검찰개혁도 법과 원칙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 윤 총장뿐 아니라 어떤 공직자라도 잘못이 있다면 징계받아야 한다. 다만 절차적 정당성 없이 정치적 논리가 개입하면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장관·총장의 관계, 수사지휘권을 규정한 검찰청법을 두고 장관과 총장 측은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다. 검찰총장 징계·직무배제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법리 해석이나 선행 연구가 없다. 징계를 두고 장관과 총장 사이 공방이 이어질 것이다. 법치주의만 훼손된다.”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해 허영 석좌교수는 “민주주의가 탈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법치주의다. 국민이 뽑아준 권력이 탈선할 때 법치주의가 안전장치 구실을 한다”면서 “윤 총장이 위법적 절차로 이뤄진 징계에 승복해서는 안 된다. 끝까지 법적으로 다퉈 우리나라 법치주의가 살아 있음을 솔선수범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도 “징계위를 꼭 열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하냐 아니냐는 논쟁이 있었다. 총장은 검찰 독립성을 위해 정부 조직에서 특수한 지위에 있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징계 등 법적 조치가 부정적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검찰의 권한이 약해져도 경제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유지한다. 경제범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사 대상이 누구인가. 재벌처럼 강력한 사회경제적 권력을 가진 이들이다. 검찰이 이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일 때 장관이 개입할 여지가 커졌다. 장관은 징계위 구성·운영의 사실상 전권을 가졌다. 살아 있는 경제 권력의 눈치를 본 정치권이 수사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개혁, 왜 이런 상황 됐는지 반성해야”

한 교수는 방향 잃은 검찰개혁에 대해 문 대통령이 해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정부의 검찰개혁은 원래 의도와 달리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개혁의 의도가 무엇이었고,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이미 정권 말기인데 국민은 현 정부의 검찰개혁을 평가할 근거가 없다. 문 대통령이 개혁의 표류나 추 장관·윤 총장 간 갈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아 202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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