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호

새해 투자, 손실 위험? 안 하는 손해 더 크다!

  • 김경필 경제칼럼니스트·작가 lcgoodjob@naver.com

    입력2021-01-0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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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위기에도 오른 주가, 2021년 전망도 ‘맑음’

    •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 경기개선 기대 심리 활활

    • ‘포스트 코로나’ 주도할 배터리 관련 주에 주목해야

    • 부동산값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내 집 마련’은 언제든 필수

    • 신축 9억 이하 아파트 청약,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동아DB]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세계경제는 공황이라고 할 만한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한 해가 열리는 시점이지만 세계는 아직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극도의 경제활동 위축과 경기침체에도 국내외 주식시장은 펄펄 끓고 있다. 국내 부동산도 9억 원 미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값이 함께 오르는 쌍끌이식 동반상승 장(場)이 펼쳐진 것이다. 

    이쯤 되면 은행에 또박또박 적금만 넣는 안전선호형 사람조차 투자를 심각하게 고려할 만한 상황이다. 실물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건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자의 자산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연 2021년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 위기 속 주가가 오르는 이유

    2020년 주식시장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바이오 관련주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기점으로 종목에 따라 희비가 크게 갈릴 전망이다. [동아DB]

    2020년 주식시장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바이오 관련주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기점으로 종목에 따라 희비가 크게 갈릴 전망이다. [동아DB]

    2021년 재테크 방향을 잡기 전 할 일은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 

    현실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여전하다. 하지만 시장 심리는 다르다. 백신이나 치료제에 관한 기대가 점차 확신으로 바뀌면서 이미 코로나로 인한 긴 터널의 끝, 그 너머를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그 결과 안전자산에 머물러 있던 돈이 위험자산 쪽으로 대이동을 시작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코로나19 경제위기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시장 심리는 글로벌 경제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전자산의 대표 격인 달러와 금 가격 약세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도 1100원 미만까지 내려왔다. 유로와 엔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최근 3개월간 3.8% 하락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낙폭이 무려 10%에 이른다. 

    ②경기개선 기대 심리 팽배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시장 참가자는 너나 할 것 없이 최악의 경기침체를 각오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현재 경제 상황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2020년은 그야말로 모든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020년 초 국제통화기금(IMF)과 피치,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기관들은 모두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5% 이하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몇 차례 수정 전망을 내며 마이너스 폭을 줄였다. 여전히 성장률은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지만 그 폭이 감소하자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아직 실물경제가 회복하지 못했지만 금융시장은 한발 앞서 움직인다.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가 시장에 팽배하다. 따라서 지금 주가가 비싸도 꾸준히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에는 투자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가가 오르는 지금, 이제라도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할까.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식 투자를 완전히 등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관련 주에 주목하라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코로나19 백신 대량생산 및 접종이 현실화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코로나19 백신 대량생산 및 접종이 현실화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2020년 국내 코스피 지수는 한때 1458까지 떨어졌으나 3개월 만에 지수 2000선을 회복했다. 하반기에는 파죽지세로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인 2700선마저 돌파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 분야로 각광받는 바이오(Bio), 배터리(Battery), 인터넷(Internet), 게임(Game) 등 이른바 BBIG 관련 주식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가운데 9개가 BBIG 관련사다. 이들의 2020년 하반기 주가 상승률은 11월 말 기준 37.4%로 코스피 전체 상승률(26.7%)에 비해 무려 10%포인트 이상 높다. 

    주식 초보들은 이러한 단기급등 상황에서 투자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2021년 해당 산업 주가 상승률이 다소 감소할지라도, 상승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궤도에 들어선 ‘언택트 시대’ 흐름은 2021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을 뒤로 미루고 있는 점도 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부가 2025년까지 100조 원을 투자해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정책을 펴기로 한 것도 BBIG 종목에는 호재다. 정부가 비대면 산업 육성에 나선 만큼 관련 분야에는 당분간 투자가 계속될 것이다. 

    이미 가격이 상당히 오른 BBIG 가운데 2021년 좀 더 유망한 분야를 고른다면 단연 배터리다. 게임주는 2020년 연말부터 주가 상승률이 현저히 낮아지는 모양새고, 바이오주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기점으로 종목에 따라 희비가 크게 나뉠 전망이다. 그에 비해 배터리는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세계에 내놓은 첫 메시지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였다. 또 바이든은 대선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등 환경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나 기업에는 통상 과정에서 추가 관세를 물리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적으로 탄소 배출 차량에 대한 규제도 시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경우 배터리 관련 업종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 확실하다. 

    이제 막 주식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BBIG 관련주 가격이 지나치게 치솟은 게 부담된다면 주가 상승 국면에서 소외됐던 주식들도 한번 살펴볼 만하다. 2020년에는 세계 곳곳에서 일상이 멈췄다. 사람들 활동량이 급격히 줄고 산업생산과 소비도 감소했다. 모든 관심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쏠린 바람에 전통적인 가치주들조차 시장 주목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극복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시금 ‘컨택트’ 관련 산업 주식이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제조, 운송장비, 유통, 내구 소비재, 서비스업(항공 및 여행업 제외) 등이 그것이다. 2020년 말에 접어들면서 관련 분야 주식 일부가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 예방 백신이 효과를 발휘한다 해도 장거리 여행 수요가 바로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므로 항공 및 여행 관련 주식은 회복 속도가 가장 늦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제외한 ‘콘택트’ 주 가운데서 투자 종목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주식, 예금 넘어서는 부동산 투자의 매력

    12월 4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731.45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90원 하락한 1082.10원이었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12월 4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731.45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90원 하락한 1082.10원이었다. [원대연 동아일보 기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주식시장만 들썩인 게 아니다. 국내 부동산 가격도 크게 뛰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값만 치솟은 게 아니다. 2020년 11월 발표된 KB부동산리서치에 따르면 노원구(19.2%), 강북구(15.02%), 성북구(13.88%)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부동산 값도 상승 폭이 더 컸다. 

    2020년 7월 현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약 9억5000만 원이다. 서울 아파트를 가격에 따라 한 줄로 세울 경우 딱 중간에 있는 아파트 값이 9억5000만 원이라는 의미다. 이 가격대 아파트를 찾아 그로부터 창출되는 현금 흐름을 조사해 봤다. 이 정도 가격대 아파트 임대 시세는 최고치가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 수준이다. 집주인이 이 아파트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현금은 연간 약 1800만 원이다. 

    이것을 주식 시장에서 기업 펀더멘털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으로 계산해 봤다. PER는 주식 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자산 가격을 자산에서 나오는 1년 수익으로 나눈 값이라고도 할 수 있다. PER가 낮으면 가격이 이익에 비해 낮게 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9억5000만 원 상당의 주택값을 연 발생 수익(1800만 원)으로 나누면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의 현재 PER는 52.7에 ‘불과’하다. 

    같은 방식으로 주식시장을 살펴봤다. 2020년 12월 첫 주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대표적 바이오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큰 S사 주가는 82만5000원이다. 이 주식에서 직전 1년간 발생한 주당 순이익은 5371원이다. PER가 무려 153.6이다. 자산 종류가 서로 다르니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부동산(아파트) 가치가 주식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엔 부동산과 예금을 비교해 보겠다. 은행 예금으로 1년에 1800만 원 수익을 올리려면 얼마를 예금해야 할까. 은행 금리 1%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무려 18억 원이다. 18억 원을 예금해야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아파트를 사면 9억5000만 원 정도 투자로 벌 수 있다는 의미다. 아파트가 예금에 비해 유동성이 낮은 점 등을 감안해도, 아파트 투자가 여전히 매력을 갖고 있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무주택자에게 1주택은 필수재다. 지금 집값을 무조건 ‘미친 집값’이라고 여기고 분노만 해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 목표를 정하고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야 한다. 주식투자나 저축은 재테크 수단이지 최종 목표가 아니다. 반면 내 집 마련은 재테크의 최종 목표 중 하나다. 어떤 재테크를 하든 ‘집’이라는 과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은 1주택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는 걸 간과하면 안 된다. 한 해 근로소득으로 5억 원을 버는 사람은 소득세로 1억7460만 원 정도를 낸다. 세율이 35%에 가깝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1주택자가 집으로 5억 원을 벌면 양도할 때 세금을 전혀 물지 않는다. 집값이 9억 원이 넘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내지만, 이때도 같은 집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 양도소득의 80%를 공제해 주기 때문에 실제 세금으로 내는 돈은 많지 않다. 매우 큰 혜택이다.

    주식투자로 종잣돈 불리고 1주택 마련에 속도 내라

    2020년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자치구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부동산값 상승 폭이 컸다.

    2020년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자치구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보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부동산값 상승 폭이 컸다.

    게다가 한국에서 주택은 매우 안전한 자산이다. 2000년대 이후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8년과 2010년 가격 하락을 기록한 때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언제나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현재 무주택자라면 집값이 예전 수준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매수 타이밍을 늦추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돈 모으는 속도가 주택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내 집 마련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서다. 주택은 주식과 다르다. 한 번 사면 최단 10년은 보유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향후 몇 년간의 집값 변동을 신경 쓸 이유가 없다. 망설이지 말고 장기적 안목에서 1주택 매수 타이밍을 앞당길 것을 권한다. 

    현재 주택시장에는 두 가지 트렌드가 존재한다. 각각 신축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 선호 현상이다. 전자부터 보자. 오랜 재건축 규제로 신축 아파트 매물이 귀해진 것이 근본 원인이지만 추가적인 이유가 더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많아지고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증가하는 등 업무 트렌드가 변화하면 사람들은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최첨단 인텔리전트 시스템과 좋은 구조를 갖춘 신축 아파트를 더욱 선호하게 될 것이다. 9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는 대출규제가 적은데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인기가 높아진 경우다. 

    아직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구매할 만한 종잣돈이 없는 미혼 가구나 신혼부부 또는 무주택 기혼자라면, 지금은 도심이 아니어도 일단 청약을 해서 신규 분양 아파트 매수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요즘 나오는 신규 분양 아파트는 입지 면에서 기존 주택에 못 미칠 수 있다. 그래도 주택값의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입지를 고르느라 시간을 끌기보다는 ‘9억 원 미만, 신축 아파트’에 집중해 일단 기회를 잡는 것이 좋다.


    신축 9억 이하 아파트에 주목하라

    반드시 서울 아파트를 사겠다는 생각에 무주택 기간을 늘이는 것도 바람직한 생각은 아닐 수 있다. 목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때까지 저축만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기에는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너무 가파르다. 일단 1주택자가 된 뒤 이를 디딤돌 삼아 자신이 목표로 하는 곳으로 옮겨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게 청약이다. 신규 분양 정보는 한국감정원 청약홈(https://www.applyhome.c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청약에 당첨돼도 돈이 없어 입주를 못 한다고 말하는데, 보통 사업 시행공고가 나온 뒤 입주까지 최단 3년이 걸린다. 그사이에 대출 등을 받아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고, 입주 시기까지 도저히 잔금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단 전세를 줬다가 나중에 입주하는 것도 방법이다. 청약을 통한 신규 분양은 대부분 가점제 위주지만 분양 공고를 잘 찾아보면 추첨제 물량도 적잖다. 세대 구성원이 적고 무주택 기간이 짧은 사람도 추첨 물량을 찾고 집중적으로 청약 신청을 넣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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