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장발장은행 은행장. [조영철 기자]
저서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 장발장은행 은행장(73·전 진보신당 대표)이 19일 공개된 ‘신동아’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홍 은행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홍 은행장의 인터뷰는 주말 내내 지식사회와 언론계에서 일대 파장을 일으켰다.
진중권(57) 전 동양대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에 홍 은행장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홍세화 선생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민주달건이들에게 포문을 열었다”고 썼다. ‘민주달건이들’이라는 표현은 ‘민주건달’의 패러디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인 ‘문’이 영어로 달을 뜻하는 ‘moon’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낸 표현으로 풀이된다.
진 전 교수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 흑서)를 함께 쓴 김경율(51) 경제민주주의21 대표(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같은 기사를 공유하며 “귀 담아 들어라. 건달 XX들아”라고 썼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활동한 바 있는 김대호(57)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홍세화 선배 말씀, 다 옳고 용기 있는 말씀인데, 저들은 건달이 아니라 X아치라고 불러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 전 교수는 21일에도 페이스북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4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술자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추천서 품앗이는 강남에서는 다들 하는 것이고 사모펀드 투자도 원래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사를 공유하며 “민주달건이들의 인생철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면서 “이런 의식을 가진 자가 무려 법무부의 차관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운운하기 전에 너희들의 너절한 인생부터 개혁해라”라고 비판했다. 앞서 홍 은행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계속 검찰개혁,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붙들고 있는데 지금 만들려는 공수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더 큰 권력일 뿐”이라면서 “이것은 민주적 통제가 아니다. 윤석열만 제거하면 된다, 싫으면 내 편에 서라가 검찰개혁이 돼버렸다”고 했다.
진 전 교수와 홍 은행장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진보논객으로 꼽혀왔다. 두 사람은 2000년 진보성향 격월간지 ‘아웃사이더’ 창간을 주도했다. 2008년에는 진보신당 창당 발기인으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후 홍 은행장은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진보신당 대표를 지냈다.
홍 은행장 인터뷰는 언론계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19일부터 그가 언급한 ‘민주건달’이라는 표현을 인용 보도한 기사는 일간지·방송·온라인 매체 등을 포함해 20여 개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