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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産 배달앱 도어대시, 320억$ 플랫폼 되다

  • 황장석 ‘실리콘밸리 스토리’ 작가·전 동아일보 기자 surono@naver.com

스탠퍼드産 배달앱 도어대시, 320억$ 플랫폼 되다

  • ● 스탠퍼드대 수업 프로젝트서 시작… 12월 뉴욕증시 상장
    ● “당신이 좋아하는 레스토랑 배달해 드립니다” 슬로건
    ● 美 음식배달 시장점유율 50%로 1위… 월평균 이용객 1800만 명
    ● “3026억 달러 美 음식 배달·테이크아웃 시장 제패할 것”
    ● 직접 써보니… 버거 세트(11달러36센트) 배달요금 3달러48센트
    ● 배달원 정규직화 주장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은 변수
도어대시는 음식 주문·결제·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DoorDash 제공]

도어대시는 음식 주문·결제·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DoorDash 제공]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성장한 회사. 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가 운용하는 ‘비전펀드’와 세계적 벤처투자사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싱가포르투자청이 투자한 실리콘밸리 회사. 마침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판 배달의민족’ 도어대시(DoorDash) 얘기다. 도어대시는 12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첫 날, 공모가(102달러·11만1669원) 대비 85.97% 오른 189.51달러(20만7475원)로 장을 마쳤다. 2013년 설립한 이 회사는 현재 미국 내 음식배달 시장의 50%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도어대시는 과연 어떤 회사인지, 왜 주목받고 있는지 분석한다. 

도어대시의 슬로건은 ‘당신이 좋아하는 레스토랑, 배달해 드립니다(Your favorite restaurants, delivered)’다. 말 그대로 동네 식당 음식을 방 안에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도어대시가 정식 창업한 건 2013년 6월이지만 실제 사업을 시작한 건 2012년 10월이다. 이 회사는 스탠퍼드대학교 학생 4명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창업자 중 한 명인 스탠리 탱(Stanley Tang)이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 창업 과정이 잘 드러나 있다.

스탠퍼드대생 4명의 공동 프로젝트로 시작

2012년 가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동급생 두 명과 스탠퍼드대 학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던 친구 두 명이 모여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동네 상점의 영업 관리를 돕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대학 근처 상점가를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한 마카롱 전문점의 매니저 앞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했다. 매니저는 전화 배달 주문을 적은 장부를 보여줬다. 배달원이 따로 없어 자신까지 배달에 나서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 후 몇 주 동안 네 사람은 주변 지역 200개가 넘는 상점을 찾아 사장과 점원들을 만났다. 그 결과 상인들이 가장 애타게 원하는 것이 배달 서비스임을 깨달았다. 

그들은 곧바로 코딩(coding)을 시작해 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2013년 1월 이렇게 시작한 게 도어대시의 초기 버전 ‘팰로앨토 딜리버리(Palo Alto Delivery)’다. 스탠퍼드대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지역의 이름을 본떴다. 두 달 뒤 세계적인 스타트업 투자 육성기관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의 투자까지 받은 이들은 그해 6월 도어대시라는 이름의 기업을 공식 설립했다. 

도어대시는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20년 12월 현재 미국 음식배달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1위 업체가 될 만큼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도어대시 측이 12월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등록서류(Form S-1)에 따르면 기업 가치는 320억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34조 원이 넘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도어대시로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고객은 월평균 1800만 명이다. 도어대시 플랫폼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매장은 39만 곳, 음식 배달원은 100만 명이 넘는다. 배달원은 정식 직원은 아니다. 원하는 시간에 자기 차량이나 자전거 같은 이동수단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일종의 프리랜서다. 이런 방식으로 영업을 확장한 도어대시는 미국 음식배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플랫폼 기업이 됐다. 



실적은 어떨까. 2019년 한 해 매출(revenue)은 8억8500만 달러(9615억 원)였다. 2020년 들어서는 9월까지 매출액만 19억 달러(2조643억 원)에 달한다. 9개월 동안의 매출이 지난해 총매출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금까지 도어대시는 음식배달 시장을 확대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했다. 이로 인해 2019년 한 해 동안 6억6700만 달러(7246억 원)의 순손실(net loss)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사람이 늘며 2020년 9월 기준 적자는 1억4900만 달러(1618억 원)로 크게 줄었다. 2분기에는 처음으로 2300만 달러(249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0년 매출 19억 달러, 1년 만에 2배 증가

도어대시 앱으로 직접 햄버거를 주문해 봤다. [황장석 제공]

도어대시 앱으로 직접 햄버거를 주문해 봤다. [황장석 제공]

도어대시 서비스를 이용하면 무슨 명목으로 얼마가 청구되는지 살펴보고자 실제 주문해 봤다. 모바일 앱을 이용해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San Jose)의 집 근처 버거 전문점에서 버거 세트 하나를 주문했다. 버거·감자튀김·콜라 한 잔이 포함된 세트메뉴의 가격은 11달러36센트(1만2313원). 실제 청구 금액은 총 18달러88센트(2만464원)였다. 배달 요금은 2달러99센트(3240원)로 이 중 배달원 팁이 2달러(2168원)였고 도어대시 회사에 지불하는 서비스 요금이 1달러48센트(1604원)였다. 여기에 세금 1달러5센트(1138원)가 붙었다. 버거 전문점에 직접 전화로 음식을 포장 주문하면 얼마나 들까. 세트메뉴 가격 11달러36센트에 세금 1달러5센트를 합쳐 12달러41센트(1만3451원)를 지불했을 것이다. 만일 직원에게 팁으로 1달러(1084원)를 준다면 13달러41센트(1만4535원)다. 다만 포장한 음식을 받기 위해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도어대시가 챙기는 수익은 음식 값의 14% 정도인 서비스 요금 1달러48센트뿐만 아니다. 자사 플랫폼에 가입한 음식점에서 주문 1건마다 커미션을 받기 때문이다. 커미션은 음식 값의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가 주문한 버거 세트를 기준으로 버거 전문점은 2달러27센트(2460원) 정도를 지불했을 것이다. 도어대시는 음식점으로부터 추가 비용을 받고 자사 플랫폼상의 광고 서비스도 제공한다. 

도어대시는 음식배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 크다고 주장한다. 도어대시 측에 따르면, 현재 배달 플랫폼 이용자는 미국 전체 인구(3억3100만 명)의 6%(1986만 명)가 채 안 된다. 2019년 도어대시 플랫폼을 통한 음식 주문 거래는 총 80억 달러(8조6920억 원) 규모였다. 한편 같은 해 온라인 플랫폼뿐 아니라 매장 자체 배달, 테이크아웃 등 방식으로 이뤄진 음식 주문 거래액은 3026억 달러(328조7700억 원)였다. 도어대시를 통한 음식 주문 거래액이 아직 미국 전체 음식배달·테이크아웃 시장의 3%도 안 된다는 것. 도어대시가 앞으로 개척할 시장이 넓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음식배달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가 코로나19 사태 ‘덕’을 본 측면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향후 백신 보급 등 코로나19 극복 추이에 따라 음식배달 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배달원 직고용하면 비용 부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도 변수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어대시 배달원 같은 ‘긱 워커(gig worker·디지털 공간을 매개로 단기간 근로에 종사하는 사람)’를 정규직원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달원을 직고용하면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하고 유급휴가도 제공해야 한다. 여기에 건강보험료를 지원하고 실업보험금도 적립해야 한다. 회사 측에서 보면 막대한 비용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지난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캘리포니아주 주민투표 결과, 캘리포니아에서 긱 워커는 법적 독립사업자로 남았다. 다만 앞으로 연방정부가 플랫폼을 매개로 한 노동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마침내 뉴욕증시에 상장한 미국판 배달의민족, 도어대시. 상장 후 이 회사는 어떤 길을 걸을까.



신동아 2021년 1월호

황장석 ‘실리콘밸리 스토리’ 작가·전 동아일보 기자 sur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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