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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수사권조정 “檢警 떠넘기기에 억울한 일 많을 것”

“檢 1000쪽 새 지침 12월 7일 하달… 숙지할 시간 부족”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1월 1일 수사권조정 “檢警 떠넘기기에 억울한 일 많을 것”

  • ● A 검사 “檢警 충돌 시 ‘양 기관장 협의’ 규정 애매”
    ● B 검사 “檢警 사건 떠넘기기 우려…억울한 국민 많아질 것”
    ● C 검사 “檢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성범죄 재판 난항”
    ● 경찰 관계자 “불송치결정서 작성 등 실무교육…큰 문제없어”
    ● 대검 “일선 의견 반영해 혼란 최소화할 것”
    ● 경찰청 “1년간 내부 수사지휘 시스템 정비 마쳐…‘공룡경찰’은 기우”
2021년 1월 1일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된다. 2020년 1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1년간의 법령(대통령령 제정 등) 정비 끝에 본격 발효된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검찰 직접수사 대상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축소하는 게 핵심이다(표 참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최혁중 동아일보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최혁중 동아일보 기자]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검·경 현장은 어떨까. 일선 검사들은 “수사 절차는 복잡해지고 경찰에 대한 견제 장치는 느슨해졌다. 실제 수사권 조정을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경찰 관계자들은 “경찰이 검찰의 과도한 간섭에서 벗어났다. 1년간 수사권 조정을 준비해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형사사법제도의 일대 변혁을 앞둔 검찰·경찰의 대비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봤다.

“수사권 조정 준비 시간 절대 부족”

검찰 관계자들은 수사권 조정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형사부에서 주로 근무한 A 부장검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개정된 대통령령과 법무부령, 대검 예규를 2020년 12월 7일 전달받았다. 새 매뉴얼을 살펴보니 한글파일(한글과컴퓨터 문서) 1000페이지나 된다. 1월 1일부터 새 규정에 따라 수사해야 하는데 한 달 만에 숙지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7일 대검찰청은 일선 검찰청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실행 후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침을 내려보냈다. 해당 지침은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각 검사에게 전달됐다. 이른바 ‘검찰개혁’ 입법에 따라 검사가 숙지해야 하는 법률 개정안과 하위 법령 제·개정안 22개 항목이다.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위상·권한 변화다. 검·경 관계는 기존의 ‘지휘-복종’(대통령령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 및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폐지)에서 ‘상호협력’(대통령령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신설)으로 바뀐다. 



과거 경찰은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기소·불기소 여부는 사건 담당 검사의 결정을 따랐다. 경찰은 형사소송법 개정(제245조의5 제2호 신설)으로 1차 수사종결권, 즉 ‘불송치 결정권’을 확보했다. 경찰이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검찰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는 그 이유를 문서로 명시해 사법경찰관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일선 검사들은 경찰 수사 과정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질 것을 우려했다. A 부장검사는 “기소·불기소 결정을 경찰에 사실상 일임한 것은 잘못이다. 인신 구속이라는 중대 사항은 법률가인 검사의 철저한 법리적 검토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에 경찰이 작성하던 수사의견서와 검사의 결정문(공소장·불기소장 등)은 성격이 다르다. 의견서는 기소·불기소 의견을 내기는 하나, 별도의 법적 논증 없이 수사 결과를 나열하는 식으로 서술된다”며 “법률가로서 훈련받은 검사가 이를 바탕으로 사건을 보완 수사했다. 법리 검토에 대해 훈련받지 않은 경찰 인력이 이를 하루아침에 해낸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힘들다”고 덧붙였다. 

사건 처리를 두고 검찰과 경찰의 의견이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신설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은 별도의 장(제2장 협력)을 할애해 수사 과정에서 검·경 협력의 중요성을 명시했다. 이에 대해 A 부장검사는 “수사준칙에 검사·경찰 간 협의를 규정해 놓았다. 실제 매뉴얼을 보면 검·경 충돌 시 ‘양 기관장 협의로 해결한다’는 애매한 표현이 보인다. 원활한 수사가 가능할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형사부 소속 B 검사는 “검찰과 경찰 사이의 책임 떠넘기기로 일반 시민만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대부분 사건 수사의 1차 책임은 경찰에 넘어갔다. 원래 경찰관은 현장에서 사건을 먼저 접한다는 점에서, 검사는 수사를 법리적으로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내 사건’이라는 애정이 있었다. 앞으로 검·경 모두 자기 사건이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억울한 국민이 많아질 것이다.”


“수사권 조정 준비 시간 절대 부족”

수사권 조정으로 법정 풍경도 바뀔 전망이다. 형사소송법(제312조) 개정으로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법적 증거능력이 제한된다. 경찰의 신문조서와 달리 검찰이 피의자를 신문해 작성한 조서는 법정에서 증거로서 법적 효력을 가졌다. 형소법 개정 후에는 법정에서 피고인·변호인이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다. ‘공판 중심주의’(재판부가 공판에 제출된 증거자료를 통해 얻은 심증으로 판결하는 원칙)를 강화하는 취지다. 

이를 두고 C 부장검사는 “검찰 신문조서가 피의자의 법정 진술과 동일하게 여겨지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강력사건의 경우 자칫 실체적 진실이 매장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C 부장검사는 성폭력 사건 재판 과정의 난항을 예상했다. 그는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당수 사건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신문 과정에서는 피의자가 피해자를 성추행·성폭행했다고 자백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피의자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면 긴 공방이 이어질 것이다. 피해자의 고통만 가중된다”고 우려했다.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경찰 측 반응은 어떨까. 수사과에서 오래 근무한 현직 D 경찰관은 “공직자로서 제도가 바뀌면 응당 따라야 한다. 아직 제도 시행 전이라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는 어렵다. 본청부터 지방청, 각 서에 이르기까지 수사권 조정을 1년 동안 대비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직 E 경찰관은 “내부적으로 불송치 결정서 작성 등 필요한 실무교육으로 대비하고 있다. OB(Old Boy)들이 좀 고생하기는 해도 큰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형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은 “2021년 1월 1일 이후에도 경찰의 독단적 수사는 불가능하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은 이에 따라야 한다”며 “민간 전문가로 이뤄진 수사심의위원회를 2021년 초 발족할 예정이다. 경찰이 맡은 사건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문제가 없는지 심의하는 조직이다. 직간접적 견제 장치가 있으니 ‘공룡경찰’이라는 우려는 기우”라고 말했다. 


“법리 적용, 법률가 전유물 아냐”

일선 경찰관의 법리 해석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부분 사건에서 법리 해석은 별것 없다. 폭행·사기 등 범죄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규명해 알맞은 법리를 적용하면 된다”며 “사실관계 파악이 수사의 핵심이자 법리 해석의 단초다. 법리 적용이 법률가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검 관계자는 “일선의 의견을 반영해 수사권 조정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가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공정한 수사 과정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아 202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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