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다양성·포용성이 하나금융 ESG 경영 강점”

[K사회적가치·ESG 경제를 살리다] ‘진정성’ 있는 ESG 활동으로 빠른 성장 이끈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3-10-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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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속 가능 금융 위한 탄소중립·생물다양성 추구

    •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어린이집’ 프로그램

    • 국내 금융권 최초 ‘ESG 금융 심사 시스템’ 구축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1층 로비에 전시된 '하나 로봇' 앞에서 하나금융그룹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는 ESG기획팀 직원들. 왼쪽부터 김영주 부장, 주현정 대리, 하유나 차장, 이민정 과장, 민경은 차장, 마지황 팀장. [조영철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1층 로비에 전시된 '하나 로봇' 앞에서 하나금융그룹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는 ESG기획팀 직원들. 왼쪽부터 김영주 부장, 주현정 대리, 하유나 차장, 이민정 과장, 민경은 차장, 마지황 팀장. [조영철 기자]

    하나금융그룹은 8월 1일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엔 2022년과 2023년 상반기 하나금융그룹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 및 성과가 담겼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TNFD(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와 ‘PBAF(생물다양성 회계금융연합)’에 각각 가입했다는 내용이다. TNFD는 자연 손실 방지 및 생태계 회복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 환경 협의체다. 기업에 자연 관련 재무 정보 공개의 기준을 제공한다. PBAF는 금융기관의 대출과 투자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2019년 설립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물다양성 손실 위험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10년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10대 위험’ 가운데 3대 위험 요소로 ‘생물다양성’을 꼽았다. 세계은행(WB)은 자연이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가 붕괴하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2조7000억 달러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생물다양성 공시는 점차 의무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시행 예정인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과 그 하위 규정인 ‘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ESRS)’에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를 의무 공시 항목에 포함한 상태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에 발맞춰 TNFD 참여를 통해 금융산업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위험 요인을 저감시킬 수 있는 전략과 목표를 수립해 공개할 예정이다. PBAF 참여 관련해선 자연 자본으로 인한 재무적 영향을 정략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수많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탄소중립 대응만으로도 허덕인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생물다양성 이슈를 ESG 경영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5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아시아·태평양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탄소중립 실현뿐 아니라 아태 지역의 지속 가능한 금융을 위한 생물다양성 분야 투자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ESG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ESG 경영과 관련해 하나금융그룹은 경제계, ESG평가단체,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수많은 상과 호평을 받아왔다. 최근 사례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22년 12월 10일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의 ‘2022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은행산업부문 평가에서 세계 1위,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2022년 ESG 평가’에서 직전 평가(A등급)보다 1단계 상향된 ‘AA등급’을 획득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이 같은 평가를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사가 가진 진정한 ESG 가치는 무엇일까. 궁금증을 안고 10월 중순 하나은행 본점으로 향했다. 하나은행 본점은 서울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을지로입구 사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하나은행 본점 건물은 3중 곡유리를 활용해 한국적인 곡선과 곡면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외관을 하고 있다. 내부는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현대식 시설로 채워져 있다. 중앙 로비는 천장 높이까지 시원하게 트여 있고, 출입구의 오른쪽에선 23개 모니터와 고장 난 현금자동인출기(ATM)로 하나은행 로고를 형상화한 백남준의 ‘하나 로봇’이 한눈에 들어왔다. 고급 아트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24층의 카페는 직원들의 쉼터다.

    이곳에서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ESG기획팀의 김영주 부장, 마지황 팀장, 하유나 차장, 민경은 차장, 이민정 과장, 주현정 대리를 만났다. 하나금융그룹은 지주사와 은행이 겸직 체제로 운영돼 지주 사업과 은행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에게 ESG 중장기 전략과 ESG 경영이 빠른 성장을 거듭하는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하나금융그룹이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2021년 ESG기획팀을 출범시켰다. 당시 부서를 개편한 이유가 있나.

    김영주 부장_ “금융사는 금융상품 개발 및 영업으로 국민 생활 증진에 기여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본질적으로 사회 공헌에 관심이 많다. 그동안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금융사에 비해 다소 늦게 ESG 경영을 본격화한 면이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당시 그룹 ESG TFT를 신설한 뒤 이를 모태로 2021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ESG기획팀을 출범시킨 건 달라진 세계 흐름을 연구하고 그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왼쪽부터 김영주 부장, 민경은 차장, 하유나 차장, 주현정 대리, 이민정 과장, 마지황 팀장. [조영철 기자]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 왼쪽부터 김영주 부장, 민경은 차장, 하유나 차장, 주현정 대리, 이민정 과장, 마지황 팀장. [조영철 기자]

    ESG 경영 신호탄 ‘ESG기획팀 출범’

    2021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르던 시기에 하나금융그룹은 ESG 비전과 2개의 중장기 추진 목표를 발표했다. 구체적 내용이 궁금하다.

    하유나_ “6개월쯤 준비 기간을 거쳐 ‘내일을 위한 큰 발걸음(Big Step for Tomorrow)’이라는 그룹의 ESG 비전을 발표했다. 중장기 추진 목표는 크게 ‘2030&60’과 ‘제로 앤드 제로(ZERO&ZERO)’로 나뉜다. 2030&60은 향후 10년간 환경, 지속 가능 부문에 대해 총 60조 원의 ESG 금융 조달·공급을, 제로 앤드 제로는 2050년까지 사업장 탄소 배출량 제로와 석탄 프로젝트 파이낸싱 잔액을 제로로 감소시키겠다는 걸 각각 목표로 내걸었다. 이러한 목표하에 설정한 핵심 과제가 9개에 이른다. 아울러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확립 차원에서 하나금융그룹 이사회 내 위원회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ESG기획팀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업무는 뭔가.

    이민정_ “매년 그룹의 ESG 활동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TNFD 보고서를 내고 있다. 국내외 ESG평가기관이 시행하는 평가 대응은 물론 ESG 금융 실적을 관리한다. 일자리 창출, 디지털 인재 양성, 취약계층 지원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서도 하나금융그룹의 특색을 살려 풀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HANA 인생 여정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해 결혼식장 무료 대관, 그룹 임직원 난임 치료 지원, 다자녀 우대 금융 등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18년부터 추진해 온 100개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10월 기준으로 총 78개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고, 2024년 상반기까지 100개가 모두 건립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주말, 공휴일에도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필요하다는 지역사회의 요구에 맞추려고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 어린이집’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축구단 ‘대전하나시티즌’과 여자 농구단 ‘하나원큐’를 운영하고 있으며, 남자 및 여자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은행 유휴 공간 활용한 ‘하나 맘케어 센터’

    하나금융그룹은 포용성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ESG 계획도 세우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및 여성 관리자 비율 확대, 장애인·보훈가정·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계층의 신규 사원 채용이 그것이다. 마지황 팀장은 “목표치는 각각 25%, 30%, 15%”라며 “하나금융그룹은 여성 관리자 및 다양한 계층 사원 양성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 위기 같은 사안은 정부에도 사실 큰 도전 과제다. 그런데 정부 혼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민경은_ “맞다. 그래서 하나금융그룹이 저출산 고령화 위기 극복을 위해 ‘하나 맘케어 센터’를 개원해 총 4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야탑역금융센터, 수유역금융센터, 남가좌동 지점, 검단신도시 지점의 남는 유휴 공간을 임산부 휴게실, 수유실, 이유식 존, 기저귀갈이 존 등 부모와 아이를 배려한 돌봄 공간으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향후 센터 추가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9월 하나금융그룹이 구축한 ‘ESG 금융 심사 시스템’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프로그램이다. 이 시스템 구축의 의미는 뭔가.

    주현정_ “근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K-택소노미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등 친환경 경제활동을 분류한 환경부의 지침이다. 녹색금융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 체제 달성을 위해 마련됐다. 녹색 부문 64개, 전환 부문 5개로 나뉘며 총 69개 경제활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 지침은 하나금융그룹에도 중요한 사안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이 지침을 국내 금융권 최초로 구축한 ESG 금융 심사 시스템을 통해 선도해 나가고 있다. 가령 어떤 기업에 대해 투자할 때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K-택소노미 적합성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출 목표, 모니터링 결과 등이 금융지원 의사결정에 반영된다. 이전엔 관련 서류를 검토하느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됐다. 그런데 ESG 금융 시스템 구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내부 관리 기준이 명확해진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도화된 ESG 금융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녹색경제 활동에 대한 체계적 금융지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ESG 경영 실천하는 기업에 적극 금융지원

    9월 19일 발간된 ‘2022 ESG 임팩트 보고서’에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ESG 활동의 결과로 총 3조8656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성과 대비 약 47% 증가했으며 측정 사업 개수 역시 2021년 57개에서 2022년 187개로 약 228%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그룹이 ESG 경영 부문에서 빠른 성장을 거듭하는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마지황 팀장_ “다른 금융사와 달리 하나금융그룹 ESG기획팀은 지주사와 은행 업무를 겸직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팀원마다 지주사와 은행 또는 지주사와 증권 업무를 겸한다. 이것이 ESG 경영을 비즈니스에 빠르게 내재화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련 부서가 열심히 뛴다고 회사 성장이 저절로 따라오는 건 아니다. 강화되는 ESG 기준에 양적·질적으로 대응하고자 수많은 임직원이 최선을 다했다. 진정성을 갖고 ESG 경영 발전을 위해 교육하고 연구했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하나금융그룹의 ESG 경영 전략에 관한 ESG기획팀의 신념과 방향은 확고하다. 김영주 부장의 말이다.

    “자금 공급자와 자금 수요자 간 중개자 역할은 우리 회사의 지속 가능한 ESG 활동에서 근본적인 부분이다.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는 금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을 게을리하는 기업에는 자금 지원 축소 또는 중단을 고려하는 것이 기업이나 산업계, 환경의 장기적 이득을 창출하는 데 핵심 요소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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