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호

中國은 100년 전 혁명가들이 발명했다

[책 속으로] 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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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3-11-0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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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헤이턴 지음, 조율리 옮김, 다산북스, 500쪽, 2만8000원

    빌 헤이턴 지음, 조율리 옮김, 다산북스, 500쪽, 2만8000원

    책 ‘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의 저자 빌 헤이턴은 나라 이름으로 통용되는 ‘中國’은 100년 전 중국 개혁가와 혁명가들에 의해 ‘중심 국가’ 곧 ‘세계의 중심’을 표방하기 위해 발명됐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피터 볼 하버드대 중국어과 교수의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피터 볼 교수는 “3000년 동안 간헐적으로 사용된 ‘中國’이란 표현에 일관성 있게 발견되는 원칙은 특정 국가를 지칭하기 위함이 아니라 중국 안팎의 사람, 즉 내부인과 이적이라 불리는 오랑캐 간의 문화적 차이를 구분하기 위한 표현”이라는 것. 내부의 ‘우리’와 외부의 ‘그들’ 사이의 정치적 위계질서를 설명하기 위해 中國이란 표현을 사용했다는 게 피터 볼 교수의 시각이다. 저자는 100년 전 황준헌, 량치차오, 장빙린, 쑨원, 리우스페이 등 중국 개혁가와 혁명가들은 새로운 나라에 어울리는 새 국호를 고민했고, 中國·중화(中華)·화하(華夏)·대하(大夏)·제하(諸夏) 등을 놓고 고민하다 中國과 中華라는 용어가 최종 선택됐다고 설명한다. 중국의 공식 국호가 중화인민공화국이고, 대만의 대외 명칭이 중화민국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욱이 ‘한족’이라는 개념 역시 100년 전에 발명됐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1900년 만주족 중심의 청 조정이 서구 열강 연합군에 저항하는 데 실패하자 ‘황제 헌원’ 자손인 한족 중심 사상이 중국 혁명가들에게 강력한 무기가 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루나의 전세역전
    홍인혜 글·그림, 정민경 감수, 세미콜론, 256쪽, 1만8000원

    ‘근저당’ ‘대항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전세 계약 체결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전세 사기 스토리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며 21세기 대한민국 현실 스릴러가 된 지 오래다. 책 ‘루나의 전세역전’을 읽은 뒤 전세 계약을 체결한다면 최소한 몰라서 안 당해도 될 일을 당하지는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당신의 소중한 전세 보증금을 지켜낼 수 있는 노하우로 무장한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하지현 지음, 은행나무, 284쪽, 1만8000원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면서 학업을 마친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 자녀가 늘고 있다. 책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은 독립하지 않은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 세대가 성인 자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다루고 있다. 우선 자녀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멀리하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한 사람의 어른으로 존중하며 자녀의 마음을 알아가려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야만 ‘가르치는 부모-배우는 자녀’ 관계가 서로를 응원하고 지탱해 주는 동등한 어른의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마흔 살 위로 사전
    박성우 지음, 창비, 212쪽, 1만5000원

    ‘서른’이 성인 준비를 마친 청년들이 사회로 진출해 미래세대 주역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시기라면, ‘마흔’은 인체의 척추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 각 분야에서 주도적 구실을 하는 때다. 그러나 능력과 역할이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져야 할 책임 또한 커졌다는 의미다. 시인 정호승은 ‘마흔’을 책임지는 나이라고 규정했다. 가족과 사회, 나아가 자기 인생을 책임지는 나이라는 것이다. 책 ‘마흔 살 위로 사전’은 각종 책임에 힘겨워할 우리 사회 중추 세대들이 ‘키워드’를 통해 잠시 마음의 위로를 찾도록 돕는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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