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가 2년 주기로 등락 반복
주기 원인은 美 대선·중간선거
정치적 불확실성 커지면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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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홀수 또는 짝수 해는 1월 1일이 아니라 그전 해 11월 1일에 시작한다. 신동아 9월호 원고(‘래리 윌리엄스 따르면 2022년이 美증시 저점… 향후 몇 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해 투자를 할 때도 좋은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가 있다. 먼저 그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주가가 낮아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다. 반대로 5~10월은 주식 가격이 높아져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 때문에 투자자들은 통상 11월에 투자를 시작한다.
홀수 해가 주식 구매 적기
1998~2023년까지 총 26년간 홀수 해의 수익률이 짝수 해에 비해 높았다. 홀수 해 수익률은 평균 27.35%, 짝수 해는 평균 –5.70%로 역성장을 기록했다.코스닥은 이 차이가 더 극명하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홀수 해 수익률은 평균 31.46%였고, 짝수 해는 –17.05%였다. 매해 홀수 해에만 투자했으면 자산은 17배 불어났을 수 있다. 반대로 짝수 해에 투자했으면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시장에 통하는 홀짝 공식
미국, 일본, 중국, 독일의 주식시장도 홀수 해가 짝수 해에 비해 수익률이 높을까. 중국은 한국과 동일한 구간(1998년~현재)을 분석했다. 주식시장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긴 미국, 일본, 독일은 1970~1998년 결과도 분석해 봤다.앞서 언급했듯 수익률을 좌우하는 변수 중 하나는 미국의 선거다. 미국은 2년에 한 번, 늘 짝수 해에 선거가 있다.
주식시장은 ‘예측 가능성’을 가장 좋아하고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을 싫어하는데, 선거는 늘 정치적 불확실성을 야기한다. 선거는 한 국가의 권력 판도를 바꾸고, 실행하는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주식시장에는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 홀수 해에 비해 짝수 해의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짝수 해 중에서도 특히 수익률이 저조한 때가 있다. 먼저 대통령의 첫 임기 중 상·하원 중간선거가 있는 해 주식시장 수익률이 저조했다.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 치러지는 대선이 있는 해에도 역시 미국 주식시장은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시점 모두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는 순간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 기간 중 가장 많은 것이 변화하는 해가 1, 2년차다. 이때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대통령의 국정평가 성격이 짙다. 이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면 정국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임 대통령이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도 마찬가지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국이라는 국가의 운영 방향이 바뀌게 된다.
나쁜 짝수의 해는 반드시 투자 피해야
이를 토대로 미국 시장의 짝수 해를 ‘나쁜 짝수 해’(두 후보가 새로운 대선, 첫 임기 중간선거)와 ‘좋은 짝수 해’(그렇지 않은 나머지 해)로 나눠서 수익률을 분석해 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좋은 짝수의 해의 효과는 다른 나라에서도 적용이 될까.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독일 주식시장의 좋은 짝수 해 수익률을 살펴봤다.
백악관의 주인이 바뀔 때 주가는 보통 내림세를 기록한다. 미국 워싱턴 백악관. [동아DB]
간혹 수익이 나는 해도 있었지만, 평균을 내보면 필패에 가까웠다. 나쁜 짝수의 해는 4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월드컵과 일정이 겹친다. 월드컵이 가까워온다면 투자를 미루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강환국
2021년 7월 직장인 투자자에서 ‘30대 파이어족’으로 변신한 인물.
계량화된 원칙대로 투자하는 퀀트 투자를 통해 연 복리 15%대의 수익률을 거둬 입사 12년째인 38세 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나와 파이어족이 됐다. 현재 전업투자자이자 구독자 13만2000명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 온·오프라인 투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