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호

美 위성이 촬영한 평양 아미산 일대

北 權府 밀집한 특급 보안구역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입력2004-07-28 1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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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의 동북부인 서성구역과 대성구역 사이에 걸쳐 있는 아미산 일대는 북한 권력의 핵심기관들이 밀집해 있어 일반 주민의 출입이 철저히 금지돼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공식거처는 물론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성, 호위사령부 등이 몰려있는 이 지역을 지난 6월5일 촬영된 미국 디지털글로브社의 위성사진을 통해 들여다보자.
    美 위성이 촬영한 평양 아미산 일대

    DigitalGlobe

    美 위성이 촬영한 평양 아미산 일대

    ①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의사당. <br>DigitalGlobe

    아미산(해발 156m) 일대 사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금수산의사당’(사진①)이다. 전체사진(앞 페이지) 하단에 있는 5·1경기장과 맞먹는 규모의 이 건축물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머물던 공식관저이자 현재는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흔히 ‘주석궁’이라 불린다. 유럽식 궁전을 본떠 지은 이 4층짜리 석조건물 지하 200m에는 유사시에 대비한 지하철이 건설돼 있다.

    건물 앞으로 시원스레 뻗은 8차선 도로 ‘금성거리’는 일반 차량의 통행이 금지돼 있어 한산하다. 뒤로 펼쳐져 있는 숲엔 김일성 주석의 개인 산책로와 김 주석의 먹을거리를 재배하던 전용농장이 있다. 신의주특구 초대장관으로 임명됐던 양빈 어우야그룹 회장은 이 전용농장에 꽃을 공급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호의를 산 것으로 전해진다.

    美 위성이 촬영한 평양 아미산 일대

    ② 김정일 위원장의 공식거처인 55호 관저.(작은사진)<br>③ 평양 중구역에 있는 ‘창광산 관저’. <br>DigitalGlobe

    금수산의사당에서 북쪽으로 2km 남짓 떨어져 있는 아미산 자락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공식거처인 ‘55호 관저’(사진②)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신변안전을 위해 평양 시내에만 4~5개의 관저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 비공식 관저는 최고위 간부들에게만 그 위치가 공개된다. 그 가운데 하나가 평양 중심부에 있는 조선노동당 중앙당 청사 인근의 ‘창광산 관저’(사진③)다. 김 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씨의 회고에 따르면 이외에도 중성동 15호 관저, 대동강변의 동평양관저 등이 있지만, 그가 사망해 현재 위성사진에서 그 위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들 관저를 경호하는 임무는 호위사령부(옛 호위총국)가 맡고 있다.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측 대통령경호실의 협의 상대였던 호위사령부는 금수산의사당의 맞은편, 55호 관저의 수백m 남쪽에 위치해 있다. 호위사령부 청사와 금수산의사당 사이에는 호위사령부 요원들의 거주지가 직급별로 조성되어 있어 일종의 ‘호위단지’를 이루고 있다고 전직 북한 관료들은 설명한다.







    한편 아미산 중앙에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건물이 하나 있다. 산밑으로부터 S자형 경사로와 터널로 연결되어 있는 이 건물은 반체제 행위자 및 대간첩수사와 정치범수용소 관리 등의 임무를 맡고 있어 흔히 남측의 국가정보원에 비견되는 국가안전보위부 청사(앞페이지 사진④)다. 밖에서 보기에는 초라하지만 실제 시설물은 산속 깊숙이 지하화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청사 서쪽 산밑에는 보위부 요원들을 위한 식당 등이 있다.

    보위부 청사에서 500m 가량 북쪽에는 남한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인민보안성 청사(앞페이지 사진⑤)가 자리잡고 있다. 1951년 내무성에서 분리되어 ‘사회안전성’으로 출범했지만당 소속에서 정부 소속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지난 1998년 현재의 명칭과 위상으로 확정됐다. 청사 오른쪽 위에 보이는 운동장은 인민보안성 소속 ‘압록강체육단’의 연습장이다.

    금수산의사당에서 뻗어나온 금성거리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노동당 3호 청사’(사진①)는 통일전선부, 대외연락부, 작전부 등 대남사업을 맡은 노동당내 부서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사망한 김용순 대남비서가 이끌어온 통일전선부는 남북회담을 담당하는 부서로 남측의 통일부에 해당하지만, 대외연락부의 간첩파견과 작전부의 공작원 양성 및 교육도 모두 이곳에서 수립·집행되는 등 ‘두 얼굴’을 가진 장소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대남사업부에서 비스듬히 교차로를 가로질러 석봉동 일대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일련의 건물들. 바로 북한 군사력의 핵심집행기관인 인민무력부(사진②)다. 남한의 국방부 및 합참에 해당하는 두 개의 백색 대형 청사와 맞은편에 일렬로 늘어선 검은색 건물들은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른 권력기관들에 비해서 규모가 훨씬 방대해 북한이 군사분야에 얼마만큼 집중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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