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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기자의 풍수와 권력

국회를 옮겨야 통일을 앞당긴다

여의도의 천기(天氣)와 지기(地氣)

  • 안영배 │동아일보 출판국 전략기획팀 기획위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국회를 옮겨야 통일을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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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의 중심축 중 하나인 국회가 들어선 곳이자 한국의 대표적 금융기관이 즐비한 여의도는 흔히 권력과 돈의 핵심 지역이라고 한다.
  • 여의도가 사방을 물로 감싼 행주형(行舟形) 명당이기 때문이라는데….
  • 과연 여의도는 풍수적으로 길한 곳일까.
국회를 옮겨야 통일을 앞당긴다

여의도 서쪽 끝자락에 있는 국회의사당 전경.

#사례 하나

2011년 말, 이듬해 19대 총선과 연말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었다.

그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의 상징색도 10년 이상 유지했던 파란색에서 과감하게 흰색 바탕의 빨간색으로 바꿔버렸다. 새누리당의 이미지 변신 작업을 주도했던 당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태극기를 모티프로 삼아 흰색과 빨간색을 도입했다고 밝혔지만, 전통적으로 진보 이미지인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도입한 이후 당 내외 인사들의 정서적 반발과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당시 새누리당의 홍보 작업에 깊숙이 간여한 중진급 K의원은 기문둔갑으로 국운을 진단하는 여성 역학자의 자문을 통해 남방(南方)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2012년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는 물론 여성 대통령의 당선을 보장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은 물론 역학자의 표현처럼 ‘요염하게 핀 한 떨기 붉은 꽃송이’ 같은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다.

#사례 둘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의 대하(大河)빌딩. 왕기(王氣)가 서려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선거철만 되면 인기가 높은 10층짜리 빌딩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 역시 이곳 2층과 7층에 둥지를 틀었다.

대하빌딩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곳에 선거 캠프를 차리고 최초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면서 명당으로 소문났다. 조순 전 부총리와 고건 전 총리도 이곳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된 바 있고, 2007년 대선 당시엔 이명박 후보의 외곽조직도 여기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도 이곳에 캠프를 차린 이후 권력을 쥐었으므로 그 터 기운을 본 셈이다.

이 두 사례는 동양 역학의 시각에서 보자면 철저히 개운법(開運法)의 논리가 개입된 사안이다. 그것도 박 대통령 개인의 운명 흐름에 철저히 맞춰졌다. 1952년생인 박 대통령은 운명 구조상 남방의 빨간색과 빨간색의 상징 수인 2와 7이 행운을 주는 코드다.

우연의 일치인지, 역술적 자문에 의한 의도적 행위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은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내세우고 대하빌딩 2층과 7층을 캠프로 사용하면서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의 당선 이후 대하빌딩은 여야 정치인들 사이에 선거용 캠프 명당으로 더욱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권력 기운 잠시 빌려 쓰는 곳

한 개인의 호운(好運)을 주관하는 상징 코드는 사실 풍수의 개운법에 적극적으로 채택돼 적용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주로 산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이나 건물 터를 대상으로 삼아 방위를 중시하는 이기파 풍수에서 사용된다. 예컨대 자신의 나이 숫자나 태어난 띠를 기준으로 삼아 행운의 기(氣)가 모이는 건물 방향이나 건물 층에 부여돼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그곳을 찾아가면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명당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잘 누릴 수 있는 경우와 잘 누릴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나란히 출마한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이 각각 이곳에 캠프를 차려두고 당 대표 경선을 치렀는데, 결국 김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입주한 캠프만 놓고 두 사람 운의 득실(得失)을 따진다는 건 상당한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 이 터의 기운과 궁합이 상대적으로 나았던 김 의원이 혜택을 누린 셈이다.

명당이라고 해서 누구나 똑같은 기운을 받고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논리는 풍수학에선 상당히 폭발력 있는 논란거리다. 게다가 명당의 시효성까지 덧붙히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명당 무용론 혹은 명당 허구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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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동아일보 출판국 전략기획팀 기획위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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