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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디폴트 5년 만에 거뜬히 회복, 고급주택지역 겨냥하라

아르헨티나-디폴트 5년 만에 거뜬히 회복, 고급주택지역 겨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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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디폴트 5년 만에 거뜬히 회복, 고급주택지역 겨냥하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옛 항구에서 탱고를 추는 시민들.

공급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고급 아파트 단지 재개발에 한창이다. ‘좋은 공기’라는 뜻을 지닌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파리를 본떠 만든 도시로 단독 주택보다는 고급 아파트 단지가 많은 것이 특징. 과거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부유한 가문들이 시내 곳곳에 고급 주택 단지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 경제위기가 시작된 1980년대 이후로는 도심에 신규 아파트 단지가 거의 들어서지 않았다. 기존 고급 아파트들은 대부분 30년이 훌쩍 넘은 노후 단지다.

최근 경기가 좋아지면서 고소득층을 겨냥해 강변 지역을 중심으로 고급 아파트 단지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푸에르토마데로 지역도 예전에는 공장과 창고들이 밀집해 있던 곳이다. 하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뛰어난 조망까지 확보하고 있어 부동산 개발자들이 몰려들었고, 순식간에 고급 주택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타워팰리스처럼 고층으로 지어진 아파트에 올라가면 앞으로는 라플라타 강줄기를, 뒤로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당시 미국의 소로스 펀드가 이곳의 토지를 싼 값에 사들였다가 최근 개발업자에게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급 주택 개발 열풍은 푸에르토마데로에서 라플라타 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위치한 벨그라노 지역과 시 외곽에 위치한 필라시로 확산되고 있다. 필라시는 대형 고급 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 개발이 더욱 활발해졌다. 강변 지역과는 달리 단독 주택을 선호하는 부유층을 겨냥해 개발되고 있는 것이 특징. 필라시는 특히 외국 기업인을 중심으로 하는 신흥 고급 주택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 일대 단독 주택은 평당 5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개발이 가속화될수록 가격도 그에 발맞춰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포퓰리즘으로 경제 희생



푸에르토마데로에서 차를 타고 10여 분 가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7월9일 대로(Avenida 9 de Julio)’가 나온다. 땅 위로는 세계에서 가장 넓다는 140m 폭의 18차선 도로가 나 있고, 땅 밑으로는 1913년 남미 최초로 지어진 지하철이 다닌다. 도로 한복판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시 건립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36년 세워진 오벨리스크가 있고, 도로 양 옆으로는 ‘남미의 파리’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고풍스러운 건축양식의 건물이 즐비하다.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중반만 해도 넘쳐나는 자원으로 세계 5대 강국의 자리에 오르며 ‘남미의 진주’라고 불렸다.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가 젊은 시절 보트 수리공으로 이민 와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기회의 나라였다. 남북 4000km, 동서 1000km로 면적으로 따지면 세계에서 여덟 번째, 한반도의 14배에 달한다. 왼쪽에는 안데스 산맥과 오른쪽에는 대서양을 끼고 있고, 중앙에는 넓고 비옥한 곡창지대인 팜파스 평원이 펼쳐져 있다. 전 관장은 “아르헨티나는 밀·대두·옥수수 등의 생산량이 세계 10위권에 들 정도로 농산물 대국”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양질의 쇠고기를 생산할 정도로 목축업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런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0년 동안 불황에 허덕였다. 우리가 50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1420억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외채로 국가위험도 세계 1위, 물가 상승률 40%를 넘나들며 ‘국제사회의 문제아’로 추락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이렇게 지난 반세기 동안 ‘죽을 쑨’ 이유로 50여년 전 페론 대통령과 그의 부인 에비타가 펼친 복지 정책과, 지나친 개방주의 정책을 든다.

‘아르헨티나여, 이젠 울지 말아요’를 외치며 아르헨티노들의 심금을 울린 에비타는 페론의 집권으로 한순간에 퍼스트레이디로 변신했다. 문제는 에비타가 아르헨티나를 노동자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남편인 페론을 쥐고 흔들며 부통령 자리까지 꿰찬 그는 일부 부유층의 재산을 빈민노동자들에게 무상 분배했다. 국가재정을 무작정 끌어다 무주택 빈민에게 아파트와 병원을 지어주며 서민을 감동시켰지만 이로 인해 정부 공공지출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는 결국 33세의 나이에 암으로 요절했다. 그러나 오늘날 페로니즘이라고도 하는 그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은 아르헨티나를 외채에 허덕이는 불량 국가로 전락시켰다.

한국인에게 기회의 땅?

올초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95억달러의 차관을 전액 상환하고 사실상 IMF 관리체제 조기 졸업을 선언했다. ‘IMF 모범생’이던 아르헨티나가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와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이렇듯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반미 감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지에서 만난 아르헨티나 사람 대부분은 미국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욕부터 시작하고, 나라가 디폴트를 선언하게 된 것도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시아를 ‘기회의 파트너’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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