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호

“MS, 이번엔 임자 만났다”

  • 류현정 / 전자신문 기자 dreamshot@etnews.co.kr

    입력2006-07-21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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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 이번엔 임자 만났다”
    반(反)마이크로소프트(MS) 진영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전세계 운영체제(OS)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PC 프로그램 표준을 주도하는 ‘공룡’ MS의 실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IT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MS 진영의 선봉자는 리눅스로 대표되는 공개 소프트웨어 진영이다. 공개 소프트웨어 주창자들은 소스 코드를 공유해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빨리 해결하고 더 좋은 응용 제품을 내놓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스 코드에 각종 특허 장치를 걸어놓는 것은 오히려 혁신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리눅스 개발자인 리누스 토발즈는 소스 코드를 완전 공개했다.

    특히 리눅스는 다른 소프트웨어 기반인 OS 소스 코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MS처럼 PC 표준 장악을 무기로 워드프로세서, 오피스 프로그램 등 응용 프로그램 시장까지 장악한 것은 불공정하다는 게 이유다. 리눅스의 바람대로 무료 공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MS의 시장 지배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낯익은 업체 중에도 MS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곳이 많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콧 맥닐리 전 CEO는 MS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정도로 앙숙이다. 애플은 세계 최초로 데스크톱 컴퓨터를 출시하고도 윈도 제품과 호환되지 않아 시장점유율이 추락했다. 선은 OS와 관계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자바 언어를 만들면서 MS와 사사건건 부딪쳤다.

    한때 브라우저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린 넷스케이프, 음악 재생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리얼미디어, 메신저 업체인 AOL 모두 MS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회사들이다. MS가 윈도에 각종 프로그램을 끼워 팔아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해서다.



    요즘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포털업체 구글은 MS와 정면충돌을 예고한다. 검색과 온라인 광고로 단숨에 MS와 IBM의 뒤를 잇는 IT업계의 거물(시가총액 기준)이 된 구글은 워드프로세서, 오피스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해 MS의 수익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 디지털 도서관, 구글어스(지도) 등 획기적인 서비스로 방대한 사용자도 끌어모았다. 최근 세계 1위의 PC 제조업체인 델과 제휴, PC에 윈도가 아닌, 구글 툴바를 번들로 설치키로 해 MS를 잔뜩 긴장시켰다.

    MS와 반MS 진영의 대립과 화해, 반목과 회유의 역사는 과거 20년 컴퓨터 역사는 물론 미래 10년의 컴퓨터 역사까지 가늠케 한다. 그만큼 MS의 영향력은 막강했고 MS 천하를 거부하는 몸부림도 치열했다. 전쟁은 대부분 MS의 승리로 끝났거나 거액의 합의금으로 무마됐다.

    그러나 앞으로도 MS의 시대가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MS 역사상 가장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기 때문이다.

    과연 PC 첫 화면 로고는 바뀔 수 있을까. MS와 반 MS 진영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바꿔 나갈 다음 세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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