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부의 전쟁 in Asia _ 최윤식·배동철 지음, 지식노마드, 408쪽, 1만5000원
미래학을 공부한 필자에게 많은 사람이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왜 갑자기 미래학입니까?” 혹은 “세상이 혼란스러운 시기니까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것 아닌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래학 혹은 미래예측이라는 말이 주목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가 놀랄 만한 압축 성장을 했다. 이런 성과를 낸 데는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의 근면성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선택한 전략이 주효했다. 바로 ‘벤치마킹’ 전략의 승리였다. 벤치마킹이란 어떤 특정한 사업을 시작할 때 1등이 누구냐를 파악하고 1등의 노하우를 완벽하게 복제해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것이다. 이머징 국가들이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아주 효과적이고 우수한 전략이다. 이런 전략적 선택과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과 재능이 융합되면서 대한민국은 2010년 기준으로 500여 개가 넘는 상품이 글로벌 톱5 수준에 올라서는 기적을 이뤄냈다.
그런데 바로 현 시점에서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다. 1등이 되거나 혹은 글로벌 톱 수준에 올라간 기업이나 국가에 더 이상 벤치마킹 전략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1등이 되었는데 누구를 또 ‘따라잡기’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부터는 ‘새로운 길을 여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남이 만들지 않는 상품을 만들고, 없는 시장을 앞장서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를 남보다 먼저 읽고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미래 예측과 미래전략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진국의 글로벌 최고 기업들은 웬만한 이머징 국가의 정부보다 훨씬 더 탁월한 미래전략팀을 가지고 있다.
미래예측이 중요해졌지만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들의 미래예측과 미래 전략경영 능력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많은 부분을 외국 미래학자들에게 기대고 있다. 우리가 미래 연구에 집중하고 그 성과를 모아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가올 10년은 우리에게 국난에 준하는 위기의 파도가 안팎에서 밀려오는 시기다. 안으로는 대한민국을 장기 침체에 빠뜨릴 수 있는 시스템적 문제를 풀어내야 하고, 밖으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 열강의 패권 전쟁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이 책은 일방적으로 결론만 제시하기보다 충분한 자료와 근거, 추론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차례 검증하며 보완해 온 이 책이 다가오는 위협과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기회를 잡기 위한 생산적 논의와 혁신을 촉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윤식│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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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본질 _ 아서 코터렐·로저 로우·이안 쇼 지음, 나중길 옮김
‘리더의 본질’은 미래에 겪을 도전과 역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리더가 되기 위해 과거의 위대한 지도자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전제로 시작하고 있다. 로마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고대 세계 전체의 지도자 가운데 가장 큰 업적과 강한 발자취를 남긴 18인을 뽑아 그들의 행동사례를 관찰함으로써 리더의 본질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지도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색을 발하는 개성이 뚜렷한 지도자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명확한 미래라는 목표를 세우고, 시의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해 위기를 탈출하면서 국가와 조직을 성장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지도자’라는 예술가가 ‘목표’라는 밑그림에 ‘리더십’이라는 자기 색을 채워나가고, 그것이 한데 어우러져 ‘조직’이라는 예술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비즈니스맵, 416쪽, 1만8000원
수성경영, 지키려면 공격하라 _ 안도 고키 지음, 신정길 옮김
많은 경영자가 ‘창업은 위대하지만, 수성은 창업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수성은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수성경영, 지키려면 공격하라’는 닛신식품 2대 경영자 안도 고키의 성공 비결과 경영 노하우를 담은 경영 에세이다. 저자는 창업 회사를 이어받은 경영자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을 수성하는 비결을 제시한다. 혁신을 내세우는 2대 경영자와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을 고집하는 창업자 사이의 갈등은 어느 기업에서든 흔하게 나타난다. 닛신식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2대 경영자 안도 고키는 회사를 세운 창업자와 2대 경영자는 전혀 다르며, 창업자의 뜻을 받들되 창업자가 이루지 못한 새로운 시장을 일구는 것이 2대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서돌, 272쪽, 1만3000원
아빠는 경제학자 _ 조슈아 갠즈 지음, 이양원 옮김
조슈아 갠즈는 2007년 호주 젊은 경제학자상을 받은 주목받는 경제학자다. 대중에게 경제학 원리를 소개하는 블로그인 ‘핵심 경제학’과 ‘게임이론가’를 운영하는 인기 블로거이기도 하다. 저자는 경제학자답게 항상 모든 일에 경제학적인 사고를 적용한다고 말한다. 물론 육아에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아이라고 ‘명령’을 해야만 말을 듣는 것은 아니라며, 아이도 어른의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협상’의 대상이라고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말 못하는 갓난아이라도 괜찮다. 제시 조건이야 많이 다르지만 놀랍게도 많은 경제 경영서에서 보여주는 협상 사례와 비슷한 결과가 아이들과의 협상에서도 나타난다는 것.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를 통해 수요와 공급, 희소성, 정보 비대칭, 인센티브, 평판 등 핵심적인 경제이론들을 가장 쉽게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게 전해준다. 이음, 272쪽, 1만6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그리고 그들은 무대에 올랐다 _ 김해영 지음, 한국방송출판, 272쪽, 1만2000원
3년 전 중국 베이징 시의 대극장에서 중국장애인예술단의 공연 ‘마이 드림’을 처음 본 날, 나는 감동도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모든 충돌이 그렇듯이 감동의 충돌 역시 사람을 마구 흔들어놓는다. 얼마 후 그들의 삶과 예술을 취재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 또한 충돌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러나 카메라를 들고 무대 뒤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미지의 행성에 떨어진 것처럼 막막해졌다. 그들은 중국인이며 장애인들이었고 나는 중국말도, 수화도 할 줄 모르는 이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은 나를 볼 수 없었고 나는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청각장애인들은 나를 볼 수 있었지만 나는 그들의 수화를 해석할 수 없었다. ‘소통’이 원천적으로 막혀버린 상황에 중국장애인예술단의 틈바구니에서 정작 장애를 겪게 된 사람은 나였다. 그때부터 나는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소통의 방법’이란 주제를 놓고 그토록 진지하게 생각해보긴 처음이었다. 말이 통하지 않고 서로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방법, 내 생각과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 방법….
그런 어느 날 장애인예술단의 경극 장면을 목격했다. 춤추고 연기하는 배우들은 모두 청각장애인이었고, 그들의 동작에 맞춰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은 모두 시각장애인이었다. 믿을 수 없는 조합이었다. 배우들은 음악을 들을 수 없고, 반주자들은 배우의 연기를 볼 수 없는데도 기막힐 정도로 딱딱 맞아떨어지게 극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의 소통 수단은 약속이었다. 내가 너의 동작에 맞춰 연주하겠다는 약속, 내가 너의 반주에 맞춰 움직이겠다는 약속, 그리고 너의 실수를 같이 아파하고 너의 기쁨을 공감하겠다는 약속, 수많은 약속이 단원과 단원들 사이를 혈관처럼 잇고 있었다.
그 놀라운 소통 수단으로 153인의 중국장애인예술단 단원들은 ‘마이 드림’이라는 불가사의한 공연을 완성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완성하고 그 뒷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뒤에도 나는 아직 그들을 완전히 만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배운 만남의 방법, 소통의 방법은 가끔씩 흉내내보곤 한다.
때로는 눈을 감아도 상대방이 보일 때가 있다. 말이 오가지 않아도 마음이 통할 때가 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한 마디가 상대방의 가슴을 울리고, 다시 메아리로 돌아와 나를 울릴 때, 비로소 뭔가 제대로 통한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너를 진짜로 만날 거야’라고 약속하는 순간, 만남의 풍경은 이렇게 달라지는 모양이다.
김해영│다큐멘터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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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포인트 _ 우치다 카즈나리 지음, 고정아 옮김
사람들 대부분은 눈앞에 닥친 문제 해결에 급급하다. 그러나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전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일쑤다. 이렇듯 분주히 문제 해결에 나서지만 변화가 없는 이유는 해결책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든 직장에서든 우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에 맞닥뜨린다. 그런데 그 많은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시간도 없거니와 수단도 부족하다. 결국 풀어야 할 문제 가운데 핵심 문제를 정하고 그 일에 뛰어들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즉 정말 중요한 ‘결정적’ 문제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결정적 문제를 ‘골드포인트’라고 한다. 골드포인트를 찾아내 생각해야 할 일의 범위를 좁히면 문제 해결의 속도가 향상되고, 해결책을 실행했을 때 효과도 커진다. 비즈니스맵, 252쪽, 1만2000원
왜 도덕인가 _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사회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이번에는 보다 근본적이고 중요한 가치인 ‘도덕’을 말한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칸트의 철학 전통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종교라는 사회를 구성하는 각 분야가 도덕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경제가 정치를 밀어냈고, 사람들은 정치가 다루지 못하는 도덕이나 윤리와 같은 가치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 그는 ‘윤리적·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사회,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 단계’라며 도덕성이 살아야 정의도 살 수 있고, 무너진 원칙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의’를 목말라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왜 ‘도덕’이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352쪽, 1만6000원
브레인 퓨처 _ 잭 런치 지음, 김유미 옮김
신경과학은 삶의 다양한 분야와 관계를 맺고 그 영향력을 차츰 넓혀가고 있다. 이미 대학의 학과들은 신경법, 신경신학, 신경마케팅, 신경경제학, 신경미학, 신경재정학 등과 같이 새로운 이름으로 결합되고 해체되고 있다. 이 책은 신경기술의 발달이 기업과 정부, 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을 예견해온 저자가 신경과학이 인류의 일상적인 삶에 파고들어 끼칠 영향력과 그 전망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인류가 밟아온 역사를 돌이켜보면, 농업-산업-정보화 혁명 등 세 번의 혁명을 거쳐왔고,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엄청난 기술적 도약으로 인해 인류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주변 세계를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제 네 번째 혁명인 ‘신경 혁명의 시대’를 맞아 스스로 뇌(마음)를 통제할 수 있는 시대를 이해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해나무, 368쪽, 1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글 속 풍경 풍경 속 사람들 _ 정규웅 지음, 이가서, 284쪽, 1만3000원
친구이며 대학 동기인 소설가 김승옥이 1960년대에서 70년대로 넘어가던 무렵 ‘1960년대에 20대의 10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쓴 일이 있다. 자신의 소설가적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었던 데 대한 행복감과 만족감의 표현이 아닐까 짐작된다.
누구에게나 일생에 한 번쯤 황금기가 있게 마련이라면 나에게 있어 그 황금기는 1970년대였다. 그것은 신문사에 입사한 후 5년 만인 1970년 초 문화부에 배속되어 문학기자의 일을 시작하면서 열리게 되었다.
글을 깨우치면서부터 품기 시작한 문학에 대한 향수가 나이 서른을 넘기고서 새삼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인이 된 대학 시절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을 자주 만날 수 있어 좋았고, 특히 글로만 접하던 수많은 문인을 직접 만나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여러 가지 정황이 문학기자로서의 입지를 마음껏 펼 수 있는 형편은 못 되었다.
신문 지면은 8면에 불과했고, 차츰 늘어나기는 했지만 문화면은 만들어놓고도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른 기사에 밀려 날아가버리기 예사였다. 문학 관련 기사를 상세하게 쓸 정도의 지면도 없었으나 유신 치하의 경색된 정치 상황 탓도 컸다. 가령 김지하의 담시 ‘오적’ 사건이나 이호철 등 5명의 중견문인이 구속된 이른바 ‘문인간첩단 사건’ 같은 것은 관계기관이 발표하는 내용 외에는 어떤 것도 쓰려야 쓸 수 없었다.
그 무렵 나는 기사야 쓰든 않든 취재한 내용들을 그때그때 취재 노트에 메모해두었다. 이렇다 할 목적 없이 그저 습관적이었으나 차츰 ‘문단사’에 대한 관심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문단사’라고 이름 붙여 내세울 만한 글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나보다 두어 해 전부터 동아일보 문학기자로 일하던 김병익이 동아일보에 연재했다가 후에 단행본으로 낸 ‘한국문단사’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의 ‘한국문단사’도 1960년대로 끝을 맺고 있어 언젠가는 1970년대 이후의 문단사를 써보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퇴직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내가 일하던 중앙일보의 일요판에 연재를 시작했으나 막상 시작하고 보니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메모해둔 것들이 있다고는 하나 기억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30~40년 지난 일들이어서 정확한 기억을 되살려내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사실에 지나치게 충실하다보니 글이 건조해진 것도 불만스러웠고 무엇보다 문인들의 사생활 부분은 이런저런 이유로 손도 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어렵게 끝내고 책으로 내고 나니 무거운 짐을 벗어낸 것 같아 홀가분한 기분도 없지 않다.
정규웅│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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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노상에서 1, 2 _ 신문수 지음
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대학에서 미국문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미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자 친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사회로 남아 있다’고 진단한다. 이 책은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저자가 미국사의 이정표가 된 사건이나 중요한 문화유산의 현장을 직접 찾아보고 그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본 노력의 산물이다. 역사의 자취를 더듬어가는 여정은 그동안 책 속에 묻혀 있던 사건이나 상황을 생생한 현실로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책 제목에 등장하는 ‘노상에서’란 말은 지극히 미국적인 삶의 방식을 가리키고 있다. 이민자의 나라이자 서부 개척의 중요한 역사적 체험을 간직한 미국 사회에서 공간적 이동이나 사회적 변천은 삶의 자연스러운 리듬이었기 때문이다. 솔출판사, 1권 344쪽, 2권 360쪽, 각 2만5000원
긴가민가할 때 펼쳐 보는 바른 말 사전 _ 여규병 엮음
어떤 말이 맞을까? 분위기에 걸맞은 옷차림 / 분위기에 걸맞는 옷차림. 주스 한 잔 주세요 / 쥬스 한 잔 주세요. 평소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이지만 정색하고 어떤 것이 맞는지 따져보면 긴가민가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 요긴하게 참고할 수 있는 책이 바로 ‘긴가민가할 때 펼쳐 보는 바른 말 사전’이다. 잘못 쓰이거나 헷갈리는 낱말 1만3000여 개를 올렸다니, 우리가 잘못 쓰는 말을 모두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잘못 쓰이는 표제어를 찾기 위해 3년 가까이 원 없이 인터넷을 뒤졌고, 수없이 많은 낱말을 검색창에 쳐 넣으면서 확인 작업을 거쳤다. 그렇게 ‘잘못’을 확인하는 과정에 국어 교양서에 나오는 ‘잘못’과 국어 문제집에 출제된 실제 쓰이지 않는 ‘만들어진 잘못’도 제법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정답 : 걸맞은, 주스) 한울, 480쪽, 1만8000원
탁신 _ 파숙 퐁파이칫·크리스 베이커 지음, 정호재 옮김
역사에서 비난과 찬사 양극단의 평가를 받는 인물은 흔치 않다. 맨체스터시티FC의 구단주를 지낼 만큼 엄청난 재벌로 더 유명한 탁신은 과거 태국의 총리들과는 달랐다. 태국 민주주의 역사상 네 번의 선거에서 어떤 지도자보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국가를 분열시킬 만큼 감성적인 선거운동을 통해 집권에 성공했으며, 태국 민중을 부추겨 혁명 시위대를 일으킴으로써 군부의 공권력 행사를 불러오기도 했다. 이 책에는 경찰 출신의 탁신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각종 사업에서 경찰계 인맥을 활용해 거대한 부를 축적하게 된 배경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저자들은 탁신이 비즈니스와 국가를, 혹은 태국이라는 나라와 자신의 사업적 이해득실을 혼동하는 오류를 저질렀다고 말한다. 앞으로 탁신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질 것인가? 동아시아, 524쪽, 1만8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 _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 엮음, 교보문고, 184쪽, 1만원
군복무를 마치고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던 젊은이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술자리를 끝내고 늦은 밤 광화문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그의 눈에 문득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란 글귀가 들어왔다. 한동안 이 글귀의 감동에 사로잡혔던 그는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게 되었다.
평소 좋아하던 여직원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직장인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라는 글귀를 보고 그동안 숨겨왔던 사랑을 고백했다. 소심했던 자신이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는지 스스로 대견스러웠다고 한다.
이 이야기들은 시민들이 광화문글판 운영자에게 보내온 수많은 사연 중 일부다. 처음에는 다른 기업들처럼 연말연시 고객들에게 ‘하정(賀正)’ 등의 의례적 인사말을 내거는 정도로 출발했지만 교보생명과 교보문고를 창업한 고 신용호 전 회장이 ‘광화문글판에 시심(詩心)을 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광화문 사거리에 ‘우리 국민이 지구상에서 출판되는 모든 책을 볼 수 있게 하자’는 뜻이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대형 서점 교보문고를 설립한 그다운 발상이었다. 그런 작은 아이디어가 세월이 흐르며 오늘에 이르렀다.
광화문글판은 처음에는 회사 내부에서 아이디어를 짜다가 고은 시인과 신해욱 시인에게 창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모여서 숲이 된다/ 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 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는 1998년 IMF 구제금융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 고은 시인이 광화문글판을 위해 창작한 글이다.
2000년부터는 시의성과 보편성을 갖추고 한결 격조 높은 글귀를 찾기 위해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 언론인, 광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6~7명의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20년간 광화문 사거리를 오가는 시민들과 감동을 나누며 공감을 자아내온 광화문글판이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나왔다. 계절마다 바뀌는 광화문글판을 사랑하는 시민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짤막한 글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한다. 어떤 시인은 광화문글판을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화행위’라고 정의했고, 시민단체에서는 사람이 아님에도 광화문글판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올해의 우리말 사랑꾼’으로 뽑기도 했다. 광화문글판이 언제까지나 시민들 곁에서 시름에 잠긴 마음을 어루만지고 때로는 가슴을 환히 밝혀주는 따스한 노래가 되기를 기대한다.
임공택│교보생명 홍보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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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삼대 교류사 _ 박유상 지음
“우리 사회는 일제강점기와 혼란스러운 해방 정국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일거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었다. 이후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급격한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전통적 가치와 사상, 문화와 단절을 겪었고, 그에 따른 폐해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 가정과 학교, 사회의 교육에서 심각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가치 전수자인 아버지의 역할이 사라지고, 경제 전선에서 전사로서 가족에 대한 부양 의무만 남았다. 아버지를 보고 아버지 역할을 배워야 할 아들에게도 그 빈자리는 크다. 윤석오 선생이 아들 윤여준에게 남긴 정신적 유산과 윤여준이 두 아들을 가르친 이야기에서 400년 세월을 거슬러 명재 윤증 선생과 그 집안의 조상이 오랜 세월 고민하고 실천하며 자손에게 전하고자 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메디치미디어, 200쪽, 1만2000원
개발 시대의 경제학자 _ 김덕중 지음
이 책은 경제학자로, 교육자로 한평생을 살아온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의 회고록이다. 1970년 미국 미주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같은 해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된 김 전 장관은 1976년부터 약 2년간 서강대를 휴직하고 동생인 김우중 회장을 도와 ㈜대우의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다시 서강대에 복직, 1987년 서강대 경상대 학장을 거쳐 비교경제학회 회장,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김 전 장관은 한국 경제가 고속 성장한 데 관심을 갖는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세계 60여 개국을 다니며 특강을 했고, 여러 나라 경제협력위원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고 교육 개혁에 진력했다. 1995년 아주대 총장에 취임했고, 1999년 교육부 장관이 되어 BK21사업을 마무리했다. 김·정, 280쪽, 1만원
리더만들기 200년, 미국 사립사관학교로 가라! _ 정륜 지음
세계적인 부동산 투자의 귀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 샐린저, 미국 최초 우주인 알란 셰퍼드, 힐튼호텔 체인 창립자인 콘라드 힐튼, 월마트의 공동창립자 제임스 버드 월튼, 뉴욕 양키즈의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 등.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미국 사립사관학교 졸업생이라는 것이다. 2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사립사관학교는 이렇듯 각계각층에서 수많은 세계적 리더를 배출해왔다. 미국 사립사관학교는 미국 최고 명문대들이 선호하는 리더십과 인성을 길러주는 최상의 교육환경을 갖춘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철저한 생활감독과 학사관리를 통해 기러기 아빠를 만들지 않고도 안심하고 자녀들을 맡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에는 한국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져 한국인 입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인간희극, 264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