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1Q84’ 등으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7)가 10월 30일 덴마크의 안데르센 문학상 시상식에서 밝힌 수상 소감이 화제다. 하루키는 주인을 떠난 그림자가 더 강한 존재가 되어 주인을 살해한다는 내용의 안데르센 작품 ‘그림자’를 인용하면서 “개인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는 자신들 내부의 어둠과 마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주변국을 침략한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인식을 비판해왔다.
안데르센 문학상은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새끼’ 등의 명작을 남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려 2007년 제정됐다. 상금은 50만 크로네(약 7000만 원). 하루키는 ‘고전적인 서사문학, 팝 문화, 일본적 전통, 몽상적 리얼리즘, 철학적인 논쟁을 대담하게 혼합하는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 꼽혔다. 문학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하루키는 올해 노벨 문학상 발표 후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참된 작가에게는 문학상 따위보다 더 중요한 게 아주 많다. 자신이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실감, 그 의미를 정당하게 평가해주는 독자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실감….’ 수필집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도 하루키는 “그런 실감만 있다면 작가에게 상이라는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