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기자]
“대학 겸임교수를 하면서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진보의 전유물로 인식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특히 ‘최순실 사태’ 이후 보수는 민주주의의 적(敵)이라고 생각하더군요. 진보, 보수 어느 한쪽이 민주주의와 동일시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책을 썼습니다.”
김 본부장은 고대 아테네부터 현대 민주주의까지 관련 논문을 통해 민주주의 역사를 정리했고, 현실 정치 경험에서 모티프를 얻어 합리적 시각으로 민주주의를 들여다봤다. 그 과정에서 갈등과 타협에 기초한 민주주의가 갈등을 양산하는 원인도 찾았다.
“보수는 일종의 민족주의를 민주주의라고 하면서 정권 유지와 안보 강화 논리에 활용했고, 진보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입신양명을 위해 민주주의를 도구로 활용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진영 논리에 따라 민주주의는 그 모습을 바꿨고, 시각도 굴절됐다고 봐요.”
그는 민주주의는 고매한 학자들의 정치이념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어떻게 하면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진행 과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지금은 자유·공화주의 위에서 진보와 보수의 양 날개를 굳건히 펼 ‘민주주의자’들을 길러내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본부장은 1996년 신한국당 사무처 공채 출신으로, 국회 보좌관과 새누리당 부대변인 등을 지내며 20여 년간 현실 정치를 경험했다. 부산대 법대와 대학원(행정학 석사)을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웨스턴 워싱턴 주립대 동아시아연구소에서 3년간 연구교수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