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호

어둠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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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돌조각상, 오래전 보았네

날개를 펼친 채 붙박여 있었네,

푸른빛을 감싸고

날아갈 듯 천년을 붙잡혀 있었네, 돌 속에서

새가 빠져나오기를 기다려



품에 입김을 던졌네

입김을 던지며 나의 것이라도 되는 듯

비켜주지 않았네,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그것은 돌이었으니까

나는 천천히 기억 속으로 사라져갔지

어둠 속에서
박주택(朴柱澤)

1959년 충남 서산 출생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現 경희대학교 국문과 교수

현대시 작품상, 소월문학상 수상

저서 : 저서: 시집 ‘꿈의 이동건축’‘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사막의 별 아래에서’‘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시론집 ‘낙원 회복의 꿈과 민족 정서의 복원’ 평론집 ‘반성과 성찰’ ‘붉은 시간의 영혼’ 등


누군가는 묻곤 하지, 정말 귀신이 있어요?

창밖으로 울음이 마려운 나무가 오도카니 서서

대신 울어주는 빗방울에 왜 사는가

묻고 싶었는지 눈을 오므리는…,



어둠이 제집을 지키느라 팽팽하고

고적이 긴 그림자를 드리울 때

기억을 뚫고 돌을 찢은 새

푸른빛을 뿌리며

어둠을 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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