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 이응 이응 이응
굶지 않고 잠 잘 자고
입추 아침 바람 입안에 넣고
이응 다음 넘어가면
미음 미음 미음 미음
이응에 못을 네 개 이응 안에 박고
멀어져라 멀어져 미음을 만들 겁니다.
나의 단단한 못
물려받은 뼈를 사용할 겁니다.
길고 하얗고 조금 푸르스름하게 윤기 나는 못을 박아
미음이라고 할 겁니다.
턱 아래와 관자놀이를 지그시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아아- 마아- 하고 길게 소리를 늘여 볼 것이니까
이응을 둘러
미음을 박고
그 안으로 들어갈까 밖에서 볼까
지붕도 없고 바닥도 없이
그런 것을 우리라고 한다지요?
사슴 말 양 가끔 염소
아아- 마아-
모아서 부르고 나면
누군가 반드시 돌아볼 거라는 믿음
선명히 보이는 길 끝
앞서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비로소
● 1986년생
●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 시집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인간’ ‘희망은 사랑을 한다’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