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노인과 바다’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아바나 외곽의 코히말 해변과 옛 성.

쿠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바라데로 지역.
영화 도입부에 어부 산티아고(스펜서 트레이시)와 그를 따르는 소년 마놀린(펠리페 파조스)이 어구(漁具)를 메고 판잣집으로 귀가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은 마을 앞 해변이다. 필름 속의 아름다운 바닷가와 석조건물, 편안한 느낌의 어촌 풍광은 지금도 그대로다. 어찌 보면 코히말 해변이 곧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해변 곳곳에는 영화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영화를 보고 이곳을 찾은 방문객이 느끼게 될 ‘기시감(旣視感)’은 푸른 바다를 향해 우뚝 솟은 고즈넉한 성에서 시작된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이 자그마한 고성은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아 폐쇄된 상태. 영화를 촬영할 당시만 해도 군사목적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페인트 색이 바랜 벽면을 드러낸 채 마을과 바다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들어가볼 수는 없지만 주변을 둘러보거나 입구 계단까지의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나지막한 방파제에 서서 멕시코 만으로 자취를 감추는 석양을 감상하는 기분은 매혹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