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 건 지음, 마이디어북스, 336쪽, 1만8500원
정보 과잉은 쓸데없는 걱정을 낳고, 걱정은 근심을 낳으며, 다시 근심은 짜증과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걱정과 근심, 짜증이 무익한 까닭은 그 자체로 우리 삶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의 내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유한한 인생을 가치 있게 살고자 노력하는 이들은 걱정하지 않고 근심하지 않으며 짜증도 내지 않는다. 공자는 일찍이 네 가지를 끊었다. ‘무의’ ‘무필’ ‘무고’ ‘무아’ 했다. 무의란 ‘사사로운 의견이 없음’을 뜻하고, 무필이란 ‘반드시 해야 함이 없음’을 뜻한다. 무고란 ‘지나치게 고집함이 없음’을 의미하고, 무아란 ‘내가 아니면 안 됨이 없음’을 뜻한다. 세상을 즐겁게 살고 싶은가. 먼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부터 내려놓아라. 나를 믿고 다른 사람을 믿는 용감하고 근본 있는 사람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고집 피우며 불안하게 살 것인가. 선택은 자유다.
매일, 더, 많은 숫자의 지배
미카엘 달렌·헬게 토르비에른센 지음, 이영래 옮김, 김영사, 232쪽, 1만5800원
SNS에 올린 사진의 조회수는 얼마나 되나. 오늘 방문한 식당 후기는 몇 점일까. 우리는 매일 숫자에 빠져 산다. 모든 것을 계량화하고 ‘좋아요’ 수로 평가하는 동시에 스스로 수에 의해 평가받고 싶어 한다. 숫자로 표현하면 무엇이든 구체적이고,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처럼 여겨진다. 정말 그럴까. 경제학자인 두 저자는 숫자를 통한 측정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량화는 결국 측정 가능한 항목에 행동을 맞추게 하는 부작용을 낳아 ‘질보다 양’에 집착하게 된다며 숫자화된 사회를 비판한다.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
강우근 시집, 창비, 176쪽, 1만1000원
거리의 조약돌처럼 우리를 넘어뜨릴 수 있는 위험이 도처에 가득한 세계에서 밝은 미래를 꿈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을 쌓아 올리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몇 년 동안 ‘함께 걸어가야 할 미래’를 꿈꾸는 것은 아득하고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그럼에도 시인은 “멀리 있는 빛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믿음”과 “내가 지나온 모든 것이 아직 살아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시인은 혼란하고 어두운 지금을 명확히 인지하면서도 공허와 불안을 견뎌내며 담담하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다.
히든 포텐셜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한국경제신문, 392쪽, 2만2000원
모차르트 같은 신동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대기만성형 바흐 같은 이가 더 많다. 재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대체로 성장 환경과 양육의 산물로 길러지는 경우가 더 많다. 어릴 때 보인 재능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면 많은 이들의 잠재력은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히게 된다. 책 ‘히든 포텐셜’ 저자는 “적절한 기회와 배우고자 하는 동기가 부여되면 누구든 대단한 성취를 이룰 기량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잠재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도달한 봉우리의 높이가 아니라,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먼 거리를 전진했느냐이기 때문이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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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국제포럼, 오늘은 유등축제
“조_전혁은 / 전_교조 시대 끝내고 / 혁_신의 씨앗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