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호

[영상] 국민의힘 “원전은 탈탄소 전력원” 민주당 “풍력·태양광이 대안”

기후 위기 막을 與野 대책은… 정혜림 vs 박지혜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입력2024-03-0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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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여, 야 기후 대표 "기후 정쟁화는 막아야"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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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파국을 막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10년 안팎이 기후 파탄을 막을 마지막 기회다.

    여야도 기후 문제 심각성을 통감하고 있다.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각각 기후 전문가를 영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10일 영입인재 1호로 기후환경 전문가 박지혜 변호사를 선택했다. 국민의힘도 같은 달 19일 에너지·환경 전문가 정혜림 전 SK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 펠로우를 영입했다.

    박 변호사는 녹색법률센터 상근 변호사, 기후 문제 해결 비영리 법인 기후솔루션 이사, 기후싱크탱크 플랜 1.5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18~2020년에는 강원 삼척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취소 행정소송 변호를 담당했다.

    정 전 펠로우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환경공학 및 생물공학을 전공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녹색경영정책 경영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국가 기술 R&D, 산업 전환 연구를 수행한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영입한 두 전문가는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혜안을 갖고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호 박지혜 변호사(오른쪽)와 국민의힘 기후 문제 전문가 정혜림 전 SK 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 펠로우. [홍태식 객원기자]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호 박지혜 변호사(오른쪽)와 국민의힘 기후 문제 전문가 정혜림 전 SK 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 펠로우. [홍태식 객원기자]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못 해도 그만

    기후 문제에서 가장 큰 화두는 탄소 배출량 감축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정치권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박지혜_ “탄소 배출량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법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한국은 2009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워왔으나 이를 지키지 못했다. 2009년 당시 정부가 정한 2020년 탄소 배출량 목표치는 5억4300만tCO₂-e(이산화탄소 환산 톤). 하지만 2020년 집계한 탄소 배출량은 6억5622만tCO₂-e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필요하다.”

    정혜림_ “탄소 배출량 감축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이지만 발전 등 관련 산업 인프라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무탄소 이니셔티브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청정 수소로 에너지를 생산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처럼 다양한 전력원을 동원하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박지혜_ “전력 공급 안정성이나 경제성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정책의 밑그림을 짤 때 기후 정책이 반영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강원 삼척시 석탄화력발전소도 기후 정책이 반영되지 못한 사례다. 2009년 탄소 감축 목표를 정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정부가 전국에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허가했다. 선진국은 탈석탄을 외치며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는 상황인데 한국에선 아직도 새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9월 12일 기후환경단체가 강원 삼척시 삼척블루파워 공사장 진입로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12일 기후환경단체가 강원 삼척시 삼척블루파워 공사장 진입로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정혜림_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견이 없지만 지역 일자리 등을 생각하면 발전소를 일거에 없애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실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없앤다면 그 대신 전력 공급을 할 대안이 있나.

    박지혜_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대표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3년 재생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추가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년 대비 50% 늘었다.”

    정혜림_ “대안이 꼭 하나만은 아니다. 재생에너지만 늘리기엔 경제성 등 우려되는 사항이 많다. 원자력발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양한 대안을 통해 석탄화력발전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환경 관세 피하기 위해서도 녹색성장 이뤄야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기후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해 생긴 사례로 보인다. 기후 정책의 일관성을 담보할 방안이 있다면.

    박지혜_ “기후 정책을 쉽게 바꿀 수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일이 급선무다. 조직 측면에서는 기후 정책 전문기구가 필요하다. 정치와는 동떨어져 기후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면 일관적 기후 정책 실행이 가능하다.”

    정혜림_
    “기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모든 정당이 공유하고 있다. 당연히 기후 정책 수립에도 대부분 긍정적이다. 합의만 제대로 거친다면 기후 정책을 둘러싸고 정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이른바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탄소 배출량 감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녹색성장은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나.

    박지혜_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탄소 배출량과 국내총생산(GDP) 집계를 보면 1990~2016년 GDP는 2.6배 상승한 반면,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 한국도 가능하다. 얼마나 빨리 경제 체질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는지가 관건이다.”

    정혜림_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당장 2026년부터 유럽은 탄소 배출량 초과 기업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 기업과 관련 시장을 육성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은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산업계의 친환경 체질 변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박지혜_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2035년 내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 금지를 공약한 것처럼 기업의 체질 변화를 독려하는 일도 중요하다. 동시에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내연기관차로 예를 들자면 신규 등록 금지 시점을 법제화하는 등 확실한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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