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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 확실히 심어주겠다”

고강도 개혁 칼 빼든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주인의식 확실히 심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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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 확실히 심어주겠다”

시설을 확충해 훨씬 쾌적해진 강원랜드 카지노.

▼ 공소시효 문제가 없나.

“5년 이내 건은 다 시효가 살아 있다. 모두 6건이다.”

▼ 그야말로 날벼락이었겠다.

“몇 명은 구속될 것 같다. 그걸로 끝난 게 아니다. 법무팀에 변상 조치를 지시했다. 압류할 건 압류하고 소송할 건 소송하라고 했다. 그래서 직원들이 초긴장 상태다.”

그는 “안 그래도 함 사장 부임 후 분위기가 싸늘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기자의 말에 씩 웃었다.



▼ 직원들 사이에서 “피곤하다”는 소리가 나온다는데.

“안 받아먹으면 맘이 편하다. 몇 푼 안 되더라도 받아먹으면 불안하고. 그간 부장급이 감사실 책임자였다. 이번에 그 자리를 (상무급인) 감사본부장으로 격상하고 조직을 확대했다. 본부장 밑에 3개 팀을 뒀다. 수사 전문가들을 공채했다. 앞으로 사후 감사뿐 아니라 사전 감찰을 하고 모든 계약 과정을 점검할 것이다.”

사채업자 수시 단속

감사 기능 강화와 더불어 그가 중점을 두는 두 가지가 홍보와 교육이다. 강원랜드의 개혁과 지역사회 기여 등 사회공헌 활동이 잘 알려지도록 홍보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감사팀과 마찬가지로 홍보 책임자도 공모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교육 강화는 직원들의 경쟁력과 관련된 것이다.

“내국인 카지노가 독점 아닌가. 경쟁이 없다보니 마케팅과 서비스를 어떻게 잘할지, 미래에 뭘 해야 살아남을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하루에 30억~50억 원씩 나오는 수익에 기댈 뿐이다. 지역신문만 보고 중앙일간지를 보지 않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른다. 두 달 된 나도 벌써 감각이 떨어질 판인데 15년씩 여기서 근무한 사람은 오죽하겠나. 화석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이걸 개선할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 기존 6명으로 구성된 교육팀을 인재양성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3개 팀을 뒀다. 여기서 기본 교육을 비롯해 인성 교육, 직업 교육까지 받게 된다. 여기는 병영이나 다름없다. 직원 대부분이 기숙사에서 끼리끼리 지내면서 외부 환경을 접할 기회가 없다. 근처에 도시가 없고 문화생활을 할 만한 공간도 없으니 점점 폐쇄적이 된다. 나중에 대도시에 나가 살아갈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이런 풍토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사람도 조직도 불행해진다.”

▼ 도박문화 이미지 개선에도 역점을 둔다고 들었다.

“외국의 카지노는 사기업이다. 사기업은 돈 벌면 그만이다. 중독자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개인 책임일 뿐이다. 그런데 우린 공기업이니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도박 치유센터를 만들고 상담사를 두는 것이다. 앞으로 전문 상담사를 늘릴 계획이다. 그런데 치유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건전게임 유도 지킴이 제도를 신설했다. 이들은 매일 도박장을 돌며 자주 눈에 띄거나 베팅을 과하게 하거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접근해 자제를 유도한다. 또 사채업자를 강력히 단속할 것이다. 자기 돈만 갖고는 그토록 심하게 파멸하지 않는다. 사채에 말려들면 헤어날 길이 없다. 과거에도 단속은 했지만 실효가 없었다. 그 기간만 잠복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세청과 협력해 상시 단속할 것이다.”

그가 구상하는 카지노는 도박장이 아니라 놀이공간이다. 가족과 함께 소액으로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재일교포 파친코 업자가 최근 매장의 절반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시설로 바꿨다. 기계를 다양화하고 소형화했다. 그랬더니 매출이 3배 늘었다. 거긴 흡연실이 아예 없다.”

▼ 내국인 카지노를 더 늘려 경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강원랜드는 공기업이다. 그런데 사기업에 내국인 카지노를 허가해준다면 모순이 생긴다. 사기업은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돈을 벌려 할 것이다. 그러면 강원랜드는 망한다. 그렇다고 공기업 형태로 허가를 더 내준다면 국가의 도덕성이 문제가 된다. 궁극적으로는 강원랜드도 사기업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건 강원랜드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 폐광지역 경제 회생에 이바지한다는 명분이 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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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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