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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량살상무기 개발 우려해 러시아 로켓기술 한국 이전 막았다”

‘내년 우주 로켓 발사 무산’ 과기부 대외비 보고서

“미국, 대량살상무기 개발 우려해 러시아 로켓기술 한국 이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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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로켓기술 한국 이전 우려’ 서한 러에 전달
  • 美, 한국에도 로켓 보유 부정적 의견 통보
  • 美 국무부 “한국 로켓, 대량살상무기 개발 가능성 높여”
  • 러시아, 발사체 설계도·발사대 시스템 한국 이전 중단
  • 우주센터에선 토목공사만…
  • 러시아 기술 안 들어오면 사업 좌초 위기
  • 전문가, “미국은 우방의 상업용 로켓 개발 가로막지 말라”
“미국, 대량살상무기 개발 우려해  러시아 로켓기술 한국 이전 막았다”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우주센터 조감도

올해 2월19일,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방문했다. 부총리 취임 9일 뒤의 일이었다. 김 부총리는 이 연구원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한국우주발사체(KSLV-Ⅰ·Korea Space Launch Vehicle) 사업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 부총리는 “말로만 듣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와보니 우주개발 사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중요한 사업이니만큼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우주발사체 사업이란 2007년 10월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소재 나로우주센터(현재 건설 중)에서 인공위성(과학기술위성 2호)을 실은 발사체(KSLV-Ⅰ)를 우주로 발사하는 사업이다. ‘한국 땅에서 한국이 개발한 로켓을 우주로 날려 보낸다’는 것으로,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상징성이 큰 일이다. 이 때문에 여러 언론매체가 나로우주센터 현지 취재에 나서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다.

숨겨진 내막, ‘미국의 개입’

정부는 2005년을 우주개발의 원년으로 삼아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2005년 12월 ‘우주개발진흥법’도 발효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까지 13기의 인공위성(기존 위성 포함)을 로켓에 실어 발사하며 최초 우주비행사도 배출할 예정이다. KSLV-Ⅰ로켓 발사를 한국 우주산업 및 과학기술 분야의 역사적 전기로 평가하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한국은 세계에서 자력으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린 9번째 국가가 된다.

김우식 부총리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방문할 당시 이 연구원 전광판엔 ‘발사 593일 남음’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우주발사체 발사 시점은 정부 중장기 계획에 의해 여러 차례 공표된 사안이다. 따라서 2007년 10월 예정대로 우주발사체를 성공리에 발사하는 것은 연구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의 최대 과제였다.



정부는 한국우주발사체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언론에 홍보해왔다. 그래서 2006년 10월 초순까지 여러 언론에선 “내년에 예정대로 발사체가 발사될 것”이라는 낙관적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신동아’ 취재 결과 2007년 발사 계획은 실현되기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아’는 최근 과학기술부가 작성한 ‘자력발사(自力發射) 사업’ 관련 보고서를 정부 관계자로부터 단독 입수했다. 과기부는 한국우주발사체 사업을 ‘자력발사 사업’으로 표현했다. 이 보고서는 표지에 ‘대외 주의’라는 표현이 있으며 내용 곳곳에서도 “보고서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은 ‘러시아로부터 로켓 발사 기술을 이전받아 2007년 10월 이내에 외나로도에서 우주발사체를 발사한다’는 내용으로 러시아와 기술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이 이전되지 않아 2007년 중 발사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우식 부총리도 10월12일, 한국우주발사체의 발사 시기가 2008년 이후로 연기될 것임을 시사해 보고서 내용을 뒷받침했다.

이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이 한국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원치 않고 있다는 내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의 발사체 기술이 한국에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우주발사체 발사 사업에 미국이 개입한 사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의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사태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한국의 우주발사체 개발을 저지했다는 점은 대단히 민감한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보고서가 밝히고 있는 KSLV-Ⅰ사업의 실체와 숨겨진 내막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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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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