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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권 下 한미동맹 험로 예고탄?

美 국방부, 한국 만류에도 MB 방미 중 ‘아파치 헬기 철수’ 발표 강행했다

오바마 정권 下 한미동맹 험로 예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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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주한미8군사령관 등 주한미군 측은 ‘A-10기가 얼마나 오래 한국에 남아 있을 것인지 확정되지 않았다. 1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모른다’고 표현했다. ‘일시적(temporarily) 배치’라고 했다. A-10기가 한국에서 ‘전개’된다는 표현도 썼다. 즉, 아파치헬기를 대신해 A-10기가 한국에 상시 주둔하는 것이 아니라 괌이나 일본, 태평양의 항공모함에 있다가 필요할 때 한국으로 가서 전개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것이다. 아파치헬기의 철수는 별일 아닌 것이 아닌 셈이다.”

그런데 아파치헬기 철수 발표가 왜 11월16일에 이뤄졌을까? 이날은 일요일이었다. 아파치헬기는 2009년 3월 철수하기로 한 것이므로 철수 발표를 굳이 휴일인 이날 처리해야 할 긴급성은 없었다. 이와 관련, 이 소식통은 “아파치헬기 철수 발표 과정에서 한·미 정부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불협화음이 있었다. 11월16일 발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가 직접 터뜨려버려”

이명박 대통령은 11월14일부터 25일까지 11박12일 일정으로 G20 금융정상회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등 해외순방을 다녀왔다. 이 중 이 대통령은 11월14일부터 16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 등에 참석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 대표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과 회동했다.

오바마 정권 下 한미동맹 험로 예고탄?
소식통에 따르면, 이 무렵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은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1개 대대를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유력한 정보를 접해 이를 보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 정부 측은 미 국방부가 언론에 정보를 흘린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정부 고위 인사는 11월13일경 미 국방부 고위 인사를 만나 “연합뉴스의 ‘아파치헬기 철수’ 보도를 ‘홀드’시켜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쪽에서 흘렸으니 그쪽에서 막아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취지였다. 정부 인사는 “한국 대통령의 방미 도중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보도가 나가는 것은 동맹국 정상에 대한 예우에 맞지 않다.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 측은 이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식통은 “한국 정부 측의 비공식 요청을 접한 미 국방부 측은 아예 자신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터뜨리는 강수를 택했다. 한국 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에 발표해버린 것이다. 미 국방부 측은 서울의 주한미군사령부에 지시를 내렸고, 이 대통령의 미국 체류 마지막 날인 11월16일 주한미군은 한국 국방부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형식으로 ‘아파치헬기 철수’를 발표했다. 이것이 일요일임에도 이날 발표하게 된 이유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아’가 소식통의 이 같은 주장의 진위를 국방부 측에 확인한 결과, 소식통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었다. 국방부 측은 “11월 13~14일경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이 미 국방부를 상대로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철수’를 취재한 사실이 우리 정부에 의해 확인됐다. 국민이 불안해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 특정언론의 단독보도 형식으로 전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이에 우리 정부와 미국 국방부 측은 상호 협의를 거쳐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11월16일 기자회견을 한다는 점은 그 전날인 11월15일에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통지됐다”고 답했다.

국방부 측은 아파치헬기 철수 발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등 해외순방 이후인 11월27일쯤으로 잡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의 미국 체류 기간 중으로 갑자기 앞당겨져 발표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발표를 이 대통령의 방미 이후로 미뤄달라고 미 국방부 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11월16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상희냐”

이 조치 내용과 발표 시점에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미 국방부 측의 모종의 ‘불만’ ‘불신’이 내포돼 있는 것으로 읽힌다. 또한 이는 미 국방부 측의 일시적 독자적 결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명박-오바마 정권에서의 ‘한미군사동맹 균열’을 시사하는 예고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부시 정권에서 임명된 게이츠 현 국방장관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유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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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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