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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핵심 인사 양시경 “이광재 의원에게 이력서 내자 공기업 감사 시켜줬다”

공기업 인사 주무른 실력자는?

노사모 핵심 인사 양시경 “이광재 의원에게 이력서 내자 공기업 감사 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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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정부의 공기업 감사들에 대한 시선은 따갑다. “감사들은 기관장 못지않은 억대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정치권 인사들의 ‘낙하산 천지’가 됐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그러나 여권 실세 중 누가 감사 임명에 실제로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이런 가운데 노사모 출신의 한 공기업 전직 감사가 자신을 감사 자리에 앉혀줬다는 여권 실세의 실명을 밝혀 주목을 끈다.
노사모 핵심 인사 양시경 “이광재 의원에게 이력서 내자 공기업 감사 시켜줬다”

‘신동아’와 인터뷰하는 양시경씨.

“남미 ‘이과수 폭포 세미나’로 물의를 빚은 ‘감사포럼’ 소속 공공기관 상임감사 61명 중 정치권 관련자는 70%에 이르렀다.”(‘국민일보’ 2007년 5월18일자) 이 보도에 따르면 ‘정치권 관련자’는 대통령 인수위, 청와대, 열린우리당 출신이거나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도운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으며 취업한 53개 공기업 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홍문표 한나라당 의원 자료, 2007년 10월1일).

“노무현 정부 들어 공기업 임원진에 대한 무원칙한 낙하산 인사와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고쳐지기는커녕 아예 면역이라도 된 듯이 최근에는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감사 기능도 당연히 마비될 수밖에 없다. 기획예산처 평가 보고서에 평가단으로 참여한 한 대학교수는 ‘공기업 감사-이사를 청와대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로 채우는 바람에 방만·부실 경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문화일보 2007년 10월2일자)

‘노무현 정치’에 실망한 노사모

‘공기업 감사 자리 중 상당수가 여권 실세의 입김에 의해 결정된다’는 논란은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줄기차게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밀어준 쪽이나 받은 쪽이나 대개는 실질적 인선과정에 대해 함구한다.



지난해 12월1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온 양시경(梁時景·42) 당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제주개발센터) 감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조직 내부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제주개발센터가 제주시 서귀포시에서 3150억원대 헬스케어타운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정인 소유 부지(495.900m2, 15만평)를 시세(평당 8만원)에 비해 과다하게 비싸게(평당 15만원) 매입하려 해 수백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청와대, 건설교통부, 감사원도 이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라고 주장했다.

노사모 출신의 공기업 감사가 노무현 정부와 자신이 소속된 공기업을 정면 공격하는 모양새여서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기자회견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3월9일 해임됐다. 양 전 감사는 자신에 대한 해임이 부당하다며 최근 건교부를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양 전 감사는 최근 ‘신동아’와 한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대통합민주신당 이광재 의원이 자신을 감사 자리에 앉혀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때 자신이 열렬히 지지했던 ‘노무현식 정치’에 대한 실망과 좌절 때문에 지난해 12월 폭로 기자회견을 한 것이며, 같은 이유로 자신의 감사 임명 과정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고 했다.

▼ 노무현 대통령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19년 전 나는 제주대 학생이었는데, 국회로 노무현 의원을 무작정 찾아간 적이 있다. 당시 나는 모 기업의 제주시 탑동 매립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시민운동에도 몸담고 있었다. ‘5공 청문회 스타’인 노무현 의원이라면 내가 하는 시민운동을 성심껏 도와줄 것 같았다. 이때부터 노 의원의 보좌관이던 이광재 현 의원과도 친하게 지내게 됐다.”

▼ 서울과 제주는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노 대통령측과의 인연은 그 후에도 계속됐나.

“탑동 특혜 의혹은 단발성 사안이 아니었다. 8년을 끌었다. 그래서 노 대통령 측과의 접촉이 이어졌다. 대학 졸업 후에도 제주 경실련 등에서 시민운동을 했는데 노 대통령측이 강연 등의 일정으로 제주를 찾을 때면 만나곤 했다. 내가 고리가 되어 제주 기초의원을 지낸 L씨도 노 대통령, 이광재 의원과 잘 알게 됐다. L씨는 지방자치를 연구하는 모임을 만든 적이 있는데 지방자치에 관심이 많던 노 대통령이 그에게 강연을 맡기기도 했다. L씨는 2002년 대선 때 제주도 노사모의 핵심으로 노 후보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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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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