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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회관 수입금 횡령사건 내막

복지단은 참모총장 돈줄?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육군회관 수입금 횡령사건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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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군복지단 소속인 육군회관이 공금인 수입금 일부를 참모총장 개인용도로 편법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육군회관장 성아무개 원사는 상관인 복지단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한 반면 전직 복지단장들은 “횡령을 지시한 적도 보고한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육군회관 수입금 횡령사건 내막
각 군에는 복지단이라는 부대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복지근무지원단인데 육·해·공군에 하나씩 다 있다. 복지단은 말 그대로 장병들의 후생복리를 위한 기구. 복지단장은 준장이 맡고 있다. 지난해 8월 관리소장의 수입금 횡령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육군회관이 바로 육군복지단 소속이다. 육군복지단은 육군회관말고도 각 부대 매점(PX)을 비롯해 콘도, 호텔, 골프장 등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물류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육군복지단이 새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예하 기관인 육군회관 수입금 일부가 역대 육군참모총장들에게 상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탓이다. 지난 2월23일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열린 육군회관 수입금 횡령사건 항소심이 발단이었다.

이날 군검찰관은 육군회관 수입금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전직 육군회관장(관리소장) 성아무개 원사에게 “횡령한 돈으로 전직 육군참모총장 3명의 자녀 결혼식 때 각각 1000만원씩 지원했고 그 중 한 명의 부인에게는 생일에 맞춰 500만원을 제공했다고 수사과정에서 진술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성 원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총장 연회비, 명절 선물값으로

성 원사의 이 같은 진술은 수사기록에는 남아 있지 않다. 다만 500만원 제공 사실은 조서에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라 참모총장 관련 진술이 수사기록에서 누락된 것은 군검찰이 수사과정에 상부의 압력을 받은 탓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관련 기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군검찰 관계자들에게 탐문한 결과 성 원사의 보석신청 심리 공판조서에 이 같은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서에는 참모총장 관련 부분에 대한 군판사의 신문내용과 이를 시인한 성 원사의 답변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성 원사는 참모총장 자녀들의 결혼식 때 식사비 지원 명목으로 1000만원씩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수사결과 밝혀진 성 원사의 횡령액은 2억원. 주로 예식장 대금을 장부에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돈을 빼냈다. 횡령액의 대부분은 참모총장 관사 물품 구입비, 수리비 등 관사 운영비, 참모총장이 여는 연회 등 각종 행사비, 참모총장의 명절 선물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회관 수입금이라는 공금이 사적인 용도로 쓰인 셈이다.

횡령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성 원사가 항소한 것은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비록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실형은 살지 않지만 집행유예도 유죄판결에 해당되므로 강제 전역은 물론 연금도 못 받게 되기 때문이다.

성원사 변호를 맡은 박영만 변호사는 “양형 부담 때문에 항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횡령사실은 인정되지만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이 없고 상부 지시를 따른 것이므로 형량을 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1심 재판의 문제는) 모든 책임이 성 원사에게 돌아간 것”이라며 “하급자가 상급자 지시 없이 임의로 처리할 수 있는 돈이 아니었다”고 성 원사의 상관인 육군복지단장의 책임을 거론했다.

성 원사는 “관련 내용을 상관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한 반면 이 사건으로 기소된 2명의 전직 복지단장은 “횡령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항소심 재판 때 군검찰관이 수사기록에도 없는 전직 참모총장 자녀 결혼식 비용 제공 혐의를 굳이 끄집어낸 것도 이들 2명의 장성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재판이 두 사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데 대한 견제 차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의 장성 중 횡령교사 혐의로 기소된 김아무개 전 복지단장은 1심에서 성 원사와 마찬가지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판결을 받았다. 횡령방조 혐의가 인정된 이아무개 전 복지단장에게는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단장은 성 원사에게 “총장 공관에 최대한 지원해주라”고 지시했다. 다만 그는“(총장 공관에 지원된 돈이) 육군회관 수입금에서 빠져나온 돈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전 단장도 “횡령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원래 이 사건에 연루돼 수사대상에 오른 전직 복지단장은 모두 4명이다. 그중 정아무개, 최아무개 준장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법정에 서는 일은 피했다. 대신 징계위에 회부됐는데, 정 준장은 육군본부 징계위에서 견책이라는 가장 약한 징계를 받았고, 합참 징계위에 회부된 최 준장은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군검찰이 항소심 재판부를 불신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합참 징계위원장으로서 최 준장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던 오아무개 합참차장(해군 중장)이 재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오 합참차장은 이 사건에 연루된 장성들을 감싸는 발언을 해 군검찰과 성 원사측의 반발을 산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군법무관들은 전직 복지단장 2명에게 횡령교사 또는 횡령방조죄가 인정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외압에 의한 축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범관계에 의한 횡령죄가 인정되거나 무죄거나 둘 중 하나여야 법리에 맞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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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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