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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용 목사의 체험 한국 현대사 ⑤

YS, 노태우에 “대통령 하야운동 하겠다” 위협해 후계자 낙점

  • 대담: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한국학 tgpark@snu.ac.kr

YS, 노태우에 “대통령 하야운동 하겠다” 위협해 후계자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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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노태우에 “대통령 하야운동 하겠다” 위협해 후계자 낙점
폰 바이츠제커가 DJ에게 들려준 독일 통일의 비결은 이러했다. “동·서독 접촉은 여야가 함께 추진해야 한다, 對동독 원조는 철저히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DJ는 이 충고를 따르지 않았다.

대담·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한국학 tgpark@snu.ac.kr

박태균 : 지난호에서 전두환 시대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이번호에서도 계속 이어가기로 하죠. 어쨌든 역사적으로 본다면 1979년 말에 득세한 신군부는 우리 사회를 후퇴시킨 것 아니겠습니까. 그랬기에 세월이 지나 결국 법정에 설 수밖에 없었고요.

강원용 : 최근 재산을 빼돌린 문제도 불거졌지만 전두환이라는 사람의 부정적인 면은 많이 드러났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사람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 사람을 두둔하는 건 아니에요. 박정희씨가 죽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전두환이란 사람의 얼굴도 몰랐어요. 김재규가 박정희를 살해한 뒤 텔레비전에 보안사령관이라는 사람이 나왔는데, 해병대 군복 비슷한 것을 입고 나왔습디다. 인상이 무시무시하더군요.

그런데 1979년 12월31일 집으로 전화가 한 통 왔어요. 받아보니 “황 대령입니다” 하더군요. 보안사령부라는 겁니다. 까닭없이 가슴이 뜨끔하더라고. 무슨 일로 전화를 했냐고 했더니 “저희 사령관님께서 내일 목사님 댁으로 세배를 가시겠다고 하는데 몇 시에 가면 좋겠냐”고 물어요. 그래서 제가 “세배를 시간 약속하고 오는 사람이 어디 있냐, 그리고 보안사령관이 왜 내게 세배를 하러 오겠다는 거냐”고 되물으니 “15시 정각에 가겠다” 그래요.

다음날인 1월1일엔 눈이 어마어마하게 왔어요. 제가 세검정에 살 땐데, 오후 3시가 되니까 전두환씨가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그 사람이 오고 나서는 아침부터 찾아오던 세배꾼들이 딱 끊어졌어요. 밖에 나가보니 집 앞에 군인들이 쭉 서 있더군요. 세배하러 왔던 사람들이 군인들을 보고는 제가 잡혀가는 줄 알고 다 돌아간 겁니다. 그날 전두환씨는 “나는 절대로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자꾸만 했어요. “나는 어려서 아이들하고 놀 때도 군대 놀이를 하던 사람이라 일찌감치 군인이 되려 했다. 군인이 된 후에는 별 몇 개 달고 싶은 생각, 대장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하지만 정치는 아니다. 내가 정치에 뜻이 있었으면 건강한 박정희 대통령을 평생 모시려고 그 밑에서 충성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 평생의 꿈은 참모총장이었다. 다른 생각은 없다…”고.

박 : 왜 목사님을 찾아가서 그런 얘기를 했을까요.

강 : 그 사람은 “한양대 김연준 총장이 꼭 목사님을 찾아뵙고 말씀을 드리라고 해서 왔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1시간을 앉아 있다가 갔어요. 하지만 제가 나중에 김연준씨를 만나서 물으니 그런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럴 사람도 아니고. 그러니까 그때 전두환씨가 저를 찾은 것은 당시 미국이 자꾸 자신을 주목하니 자기에게 전혀 다른 뜻이 없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제가 미국 사람들과 가깝다는 걸 알고 저를 통해서 미국에 그런 얘기를 전하려 했던 거겠죠.

사형집행 하루 전 감형

박 : 그렇게 된 것이군요. 그후 전두환씨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다시 만나신 적이 있습니까.

강 : 그 사람이 대통령 되기 전에 기독교방송의 광고방송을 다 취소시킨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이라 광고를 계속하게 해달라고 하려고 만났지요. 또 제가 잘 아는 목사가 구속돼 있어 그 문제도 해결해야 됐고. 그래서 면담신청을 하고 만났더니 “그때(설날) 저를 만나주신 대가로 이렇게 뵙자고 했다”는 거예요. 대가로 만나준 거지, 아무나 만나주지 않는다는 거지요. 제가 이러이러한 일로 왔다고 하니까 구속된 목사 문제는 이학봉씨에게 얘기해 석방하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나서 기독교방송 얘기를 꺼냈더니 “우리나라에 기독교인이 몇 명이나 되냐”고 물어요. 제가 “1000만명은 넘을 것”이라고 하니까 “아니, 1000만명이 돈을 모아 방송국 하나 못 꾸린다는 거냐” 하더군요. “할 수야 있겠지만, 갑자기 이렇게 광고를 막으니 도리가 없다. 시간을 좀 달라”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라고 했습니다. 전두환씨는 그런 스타일입니다. 제가 접해본 역대 대통령 가운데 얘기가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후 김대중씨나 광주 시민들 구명 부탁을 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박 : 목사님 책에서도 김대중씨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셨던데,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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