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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號 70돌 <신동아-미래硏 연중기획 / 국가미래전략을 묻는다>

“우린 몽골<대원제국>과도 싸운 나라 동아시아 고슴도치 돼야”

‘선진통일강국論’ 기수 박세일

  • 대담·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장 정리·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우린 몽골<대원제국>과도 싸운 나라 동아시아 고슴도치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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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약소국 의식 버리고 ‘대의명분 외교’ 펼쳐라
  • ● 한반도 통일은 ‘中 평화굴기’ ‘日 재도약’ 필요조건
  • ● 자강(自强) 균세(均勢) 통해 패권국 등장 막아야
  • ● 중국과 선린하면서도 일본과 협력해 견제해야
“우린 몽골과도 싸운 나라 동아시아 고슴도치 돼야”
박세일(67) 서울대 명예교수는 경세가(經世家)다. 1990년대 초반부터 산업화, 민주화 이후의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에 천착해왔다. 현실 정치에도 뛰어들었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에서 정책기획수석, 사회복지수석으로 일하면서 ‘세계화’ 개혁을 주도했다. 17대 국회의원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2005년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면서 의원직을 던졌다.

박 교수는 국민통합, 국가발전의 이념으로서 개인의 존엄·창의·자유를 기본으로 삼되 공동체적 가치와 연대를 중시하는 ‘공동체자유주의’를 주창해왔다. 산업화·민주화·세계화 이후의 지향점으로는 ‘선진화’를 화두로 삼았다. 인기영합주의, 천민자본주의의 해법으로 선공(先公)과 금욕(禁慾)의 ‘선비민주주의’ ‘선비자본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광복 및 분단 70주년인 올해 그가 천착하는 화두는 ‘선진통일강국’.

1월 23일 그를 만나 선진통일강국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남북통일과 평화굴기

▼ 21세기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한 시대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파워가 나날이 확대되는 형국입니다. 한반도가 미국·중국 간 헤게모니 다툼의 전장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일례로 2월 방한한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 겸 국방부장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중국을 염두에 둔 무기”라면서 미국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 듯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시대에 우리가 선진통일강국을 건설하려면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들려주시죠.

“복잡한 사안이지만 압축해 말하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전달하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가 확실해야 합니다.

첫째, 한반도 통일이 중국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백하게 정리해 전달해야 합니다. 중국의 굴기(堀起)를 두고 정치학 논쟁이 잇따릅니다. 평화적으로 굴기할 것이냐, 분쟁이나 전쟁을 수반할 것이냐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옵니다. 최근 500년 인류 역사에서 글로벌 헤게모니가 15차례가량 바뀌었습니다. 그중 11번 전쟁이 있었어요. 한반도의 통일이 전쟁이나 분쟁을 막아 평화적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만주 지역의 경제적 낙후도 한반도 통일을 통해 풀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해야 합니다.

둘째, 비정상 국가인 북한을 지원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이익도 없다는 견해를 중국에 확실히 얘기해야 합니다. 중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통일 외교에 나서야 해요. 한반도가 분단돼 있으면 북한의 중국화 즉 중국의 변방 속국화가 이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동북아시아는 제2의 냉전, 다시 말해 대립과 갈등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역내(域內) 모든 나라에 재앙이에요. 따라서 한반도 통일이 동북아 번영, 평화의 디딤돌이라고 설득해야 합니다.

요컨대 한반도 통일은 대한민국의 문제인 것이 아니라 중국의 미래 사활과 관련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통일 과정과 통일 후 힘을 합쳐 번영의 아시아를 함께 만들자는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策士 왕후닝이 부럽다”

▼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지도로 개혁·개방에 나선 후 성공적 결과물을 만들어왔습니다. 1995년에 개혁·개방의 전환기 국면이 전개됐고, 이후 중국이 국가 대(大)전략을 수립할 때 왕후닝(王?寧) 중국 공산당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책사(策士) 노릇을 했습니다. 장쩌민(江澤民)이 그를 책사로 발탁한 후 ‘3개 대표론’을 입안했고,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에는 ‘과학적 발전관’을 지도이념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에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는 ‘중국몽(中國夢·중국의 꿈)’을 창안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선생은 한국의 경세가로 평가받습니다. 그런 분이 왕후닝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분을 직접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그분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 소감으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장점이 많은 인물인 것 같습니다. 첫째, 대단한 독서인입니다. 공장에서 일하듯 책을 읽는 사람입니다. 푸단대에서 공부할 때도 연구실 불이 꺼지지 않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해요. 독서의 양뿐 아니라 범위도 대단합니다. 동서양 고전은 물론이고 정치 외교 경제 문화 군사를 아우릅니다. 심지어 무협지도 많이 읽는다고 해요. 독서에 대한 관심과 집착은 마오쩌둥(毛澤東)도 비슷했습니다. 마오쩌둥은 장정(長征)을 할 때도 좋은 새 책이 나오면 밤을 새워 읽었다고 해요. 왕후닝은 독서하는 정책가, 정치가입니다. 창조력, 상상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런 면모도 독서에서 비롯한 것이겠지요. 대한민국의 정치가들이 독서를 얼마나 할까요. 학자는 또 어떨까요. 둘째, 왕후닝의 독서 목적은 국가 발전과 연결돼 있습니다. 그의 화두는 중국의 부흥입니다. 국내·해외 전략을 아울러 공부합니다. 나라 발전이라는 화두에 천착하는 한국 학자들은 또 얼마나 될까요.

공동체 대한민국의 발전은 한국의 선비들이 얼마나 또렷한 현실 인식을 갖고 미래를 치열하게 준비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반성이 필요해요. 한국의 학자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생계형과 선비형이 그것이죠. 선비형 학자는 자기보다 나라를 앞세웁니다.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권력을 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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